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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s Of Love, #6

김동선 |2008.11.25 11:53
조회 31 |추천 0

반팔 아래 드러난 살결에 닿는 바람이

제법이나 쌀쌀한걸 보니 이 여름도 다 갔나보다

이제 가을이 오면 어느새 우린

네가지 계절 모두를 함께한 것

추억 또한 똑같이 네가지 모습일테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는 학교의 벤치

그래서 이렇게 아무 눈치도 보지 않은 채로

너에게 무릎을 빌려주고있다

 

볼 수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아무 말 없이 그저 같이 있는 이 순간 또한,

그 어느 시간보다 분명하고 또렷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손을 만지작거리던 니 손이 멈췄다.

이런 순간엔 니가 참 고마운거지

정말 잠이 들어버릴만큼 날 편안하게 생각해주니까.

이렇게 여러가지 행복들이 교차하는 이런 순간엔

나도 모르게 가만히 눈을 감게 된다

눈에 보이는건 오히려 이 순간을 온전히 담아내는걸 방해하니까

 

지금처럼 너에게 뭔가 줄 수 있는 시간이,

무릎이라도 내줄 수 있는 이런 시간이 난 좋다

 

겨울철 커다란 코트 주머니에 니 손과 내 손이 함께할 때

비오는 날 한 우산 아래 끝없이 젖어가는 내 한쪽 어깨를 볼 때

알람 자명종 소리가 아니라 내 목소리로 널 깨우면서

약간은 잠에 취한 너를 상상하면서 피식 웃을 때

 

그리고 오늘같이 완벽한 순간,

널 사랑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서로가 진심이었던 이 소중한 시간을 되돌아본다면

아마도 난 사랑받았던 순간보다

아낌없이 주기만 했던 순간들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사랑이 주는 즐거움을 조각 조각으로 나눈다면

그 중 가장 큰 조각은 '주는 즐거움' 일 테니까

 

어김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이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서

고개를 들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모든 것들을

아주 천천히 마음속에 담는다

나뭇잎 하나하나,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

그리고 이 벤치, 너 그리고 나

 

언제라도 이 순간을 그려낼 수 있도록

 

넌 곧 잠을 깨고

정말 잠들어버린게 무안해서 웃어보일테지

난 그런 널 놀려대며 같이 웃어보이면 되는거야

 

넌 잠들었고 난 깨어있었지만

우린 아주 짧은 순간동안

아주 행복한 꿈을 꾼 것이다

 

 

Colors Of Love #6

Music by. 윤하

2008.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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