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3일(금) 오후 1:49 [문화일보]
북한이 지난해 초부터 해안포 전력을 30% 이상 지속적으로 증강해온 사실은 앞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해상에서 국지전이 발발할 경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양상으로 교전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군이 지난해 꽃게철에 북한군의 해안포 위협에 대비해 위기대응 매뉴얼을 대폭 보강한 사실은 NLL 지역을 전담하는 황해도 사곶 서해함대사령부 소속 제8전대의 주력부대가 배치된 기린도·순위도·대수압도 등에 각각 8~10문씩 배치된 해안포가 극히 위협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들 북한 섬에는 백령도와 대연평도 사이 제1·2연평해전이 발발한 해상 인근과는 수㎞ 이내 거리로, 날씨가 좋으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북한군은 지난해 증강배치된 해안포로 지난해와 올해 동계훈련시 훈련 강도를 강화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안포 위협에 대비해 한층 보강된 위기대응 매뉴얼은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할 경우 지휘관들이 군사적으로 즉각 대응조치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해안포 증강배치 등을 통해 서해함대사령부의 전력을 확충한 것은 서해상에서의 교전시 기존의 함정 충돌 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된 우리 첨단 고속정에 비해 북한의 구형 경비정은 함포 성능 등에서 전력 격차가 벌어졌다. 더구나 우리 군은 2차연평해전 당시 적의 기습 선제사격에 대응할 수 없도록 우리 해군의 손발을 묶어놓았던 ‘경고방송 및 밀어내기 차단기동’을 없애는 등 교전규칙도 변경했다.
북한군이 NLL에서 또다시 도발을 감행할 경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대북감청부대장을 맡았던 한철용 예비역 소장은 “언론에서는 북한군의 발표를 ‘엄포’나 ‘벼랑 끝 전술’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해안포와 미사일 위협을 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서해상에서 우리 함정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중단거리 미사일이지만 전면전으로 확전될 수도 있는 최후의 카드를 쉽게 쓰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군 서해 실크웜미사일· 스틱스미사일기지 등에서 지난해 3, 5월 시험발사를 했으며 10월에는 항공기를 통해 함대함 미사일인 스틱스(Styx) 미사일을 개조한 공대함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적이 있다. 결국 서해 교전시 미사일보다는 덜 위협적인 해안포를 사용하기 위해 전력을 증강배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서해 교전시 지리상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해안포를 사용하려는 유혹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충신·신보영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