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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종태 열사가 남긴 숙제 풀지 못했다…5.9 대전 결의대회

김주형 |2009.05.11 12:45
조회 1,583 |추천 0
故 박종태 열사 투쟁승리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






1편




5월 9일 오후 2시로 예정된 '故 박종태 열사 투쟁승리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는 오후 2시 30분을 넘겨서야 시작되었다. 대전 대덕구 읍내동 대한통운 화물터미널 앞 읍내삼거리를 1만5천여명의 노동자·민중이 완전히 매웠다.

대한통운 광주지사에서 지난 3월 16일 문자 하나로 78명을 해고시키고, 지난 1월 운송료 1건당 920원에서 950원으로 '30원' 올리기로 합의안을 사측에서는 전국적으로 운송료가 인하 '40원'이 인하됐다며 합의 파기를 통보했다.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휴대전화 하나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금호그룹과 대한통운 자본에 맞서 싸워오던 故 박종태(39세) 열사가 "끝까지 싸워 이깁시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심상정 진보신당 전 공동대표 등 진보인사(왼쪽) 및 정영신씨 용산참사대책위,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진보진영 주요 참석자들.

총력투쟁 결의대회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심상정 전 진보신당 공동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이수호 민조노총 최고위원 외에도 진보진영 주요 인사, 지역별 민주노총 간부 등과 민주노총 조합원 및 정당 사회단체 참가자 1만5천여명이 전국에서 몰려왔다.

민중의례로 고인에 대한 묵념과 민중들의 애국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은 대회사, 문예공연, 추모사, 유족인사, 투쟁사, 상징의식, 거리행진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회사.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우리와 뒤로 돌리려는 이명박과의 싸움이다"며 대정부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故 박종태 열사는 자결한 것이 아니고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가 뒷걸음질 치면서 깔려 죽은 것"이라며 "16일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투쟁의 장소를 서울로 옮겨 가겠다"고 선포했다.


           민족춤패 출이 열사의 혼을 불러일으키려는 부활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민족춤패 출에서는 열사의 혼을 일깨우는 문예공연으로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색적인 복장에 전통춤과 현대춤이 어우러지는가 하면 깃발을 힘차게 나부끼는 모습에서는 열사를 되살려 투쟁으로 불러일으키려는 감정을 나나태는 공연이었다.


                                    정영신씨(용산참사대책위, 고 이상림씨 며느리)의 추모사.

용산참사대책위의 정영신씨(고 이상림씨 며느리)는 검은 치마저고리(상복)를 입은 채 무대에 올랐다. 정씨는 "이명박 정권은 힘없는 서민만, 노동자만 탄압한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용산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하여 지적하며 "이명박은 사죄하고 수사기록 공개하라"며 "용산참사 110일 지났지만 유가족은 지치지 않았다. 더럽고 개같은 세상 끝까지 싸워보겠다"며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하수진씨(故 박종태 열사의 미망인)가 '고인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한편 미망인 하수진씨가 무대에 올라 떨리는 목소리고 "고인의 유언대로 악작같이 싸워달라"고 쓴 '고인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자 대회장 전체가 눈물바다가 연출 됬으며, 어느 노동자의 눈물이 아스팔트를 적시기도 하였고, 이정희 의원은 시종일관 눈물만 흐르다 눈이 퉁퉁 부어 올랐다.



미망인 하수진씨가 쓴 '고인에게 쓴 편지' 전문




여보! 오랜만에 불러보네. 나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나. 당신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병원에 걸린 사진 속에서 당신이 튀어 나올 것만 같고, 다른 화물연대 조합원들처럼 바쁜 듯이 걸어 들어올 것만 같고, 큰 아이 말처럼 당신이 장난을 치고 있는 것만 같아.

아이들에겐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게 된다, 다만 언제 죽게 될지 모를 뿐인데, 아빠가 조금 빨리 가신 것 같다고 말했으면서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받아들여지지가 않네.

체포영장이 떨어진 날, 입을 옷가지들을 챙겨서 보냈는데, 속옷이 마음에 걸려서 싸구려가 아닌 좀 좋은 것으로 줄려고 사다 놓은 속옷이 아직 서랍장에 그대로 있을 텐데...

여보 생각나? 작년 12월 마지막 날 눈이 너무도 이쁘게 와서 정말 모처럼 만에 팔짱도 끼고 손도 잡고 걸으면서 '나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지?'하고 했던 말, 나 그때 그냥 웃기만 했는데 말해 줄걸 그랬어. '그래 당신 괜찮은 사람이다'.

당신이 사랑했던 동지들도,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지금 보게 되면서 늦었지만 알게 돼. 당신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여보. 아직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지만, 걱정하지마. 나 아직 잘 견디고 있고, 당신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당신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세상을 이루기 위해 작은 힘이지만 보태려고 노력하고 있어.

당신이 정말 마음 놓고 웃으며 편안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간직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당신이 가는 마지막 길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당신의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살아갈게.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한 가정의 가장을 궁지로 몰아서 죽인 놈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밥줄을 끊겠다'는 둥, '질서를 지키라'는 둥 헛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인간입니까? 사람을 죽여 놓고 협상은커녕 사죄도 그 어떤 것도 하고 있지 않는 대한통운과 금호는 누구를 위해서 아름다운 기업입니까? 고인은 아직 깜깜한 어둠속에서 차디찬 얼음장 속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편이 사랑했던 대한통운 택배 조합원 여러분, 그리고 화물연대 조합원 여러분,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지 마십시오, 죄인은 여러분들이 아니라 저 뒤에 숨어있는 자들입니다. 더 이상 슬러하는 대신에 일어나서 싸워주십시오.

고인의 유언대로 악착같이 싸워서 사람대접 받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싸움을 이어가야 합니다. 남아있는 저희 가족이 살 수 있는 것도 여러분들에게 달려있습니다.



故 박종태 열사와 투쟁을 같이해온 오만근씨(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 대한통운택배분회)는 "가정이 없는 줄 알았다. 모든 시간을 투쟁으로 보냈다"며 "동지들이 발고린내가 난다. 제발 양말 좀 갈아 신고 해라고 해서 양말 두 켤레 사준 게 전부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이어 "아직 추모할 때가 아니다. 투쟁할 때이다. 투쟁 승리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혀 추모제가 아닌 투쟁선포를 하면서 추모사를 갈무리했다.


                                    오만근씨(택배분회 조합원)는 열사를 회고하면서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강기갑 대표는 "박종태 동지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민주노동당 전 당원이 투쟁하자"며 "MB정권은 사람이 되지 않은 정권이다. 돈만 보이고 사람이 보이지 않은 정권이다"고 해 노동자 민중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한 "이 나라는 노동자 농민인 국민이 주인이다"며 추모사를 마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왼쪽)와 심상정 진보신당 전 공동대표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또한 심상정 진보신당 전 공동대표는 "800만 비정규직의 문제,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의 한계를 죽음으로써 대변했다"고 열사의 죽음에 대해 평가했다. 또한 "공권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노동자 국민탄압, 참으로 엽기적인 대응"이라며 공권력을 맹비난했다.


                                    민중가요 노래패 '꽃다지' 출신의 민중가수 류금신씨가 공연 도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가요 노래패 '희망의 노래 꽃다지' 출신의 민중가수 류금신씨는 노래공연 도중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부르기 전에 "노동자의 산소는 생존권이다.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참가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의 힘찬 투쟁사를 끝으로 결의대회를 마쳤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은 "아무리 울음을 참으려고 해도 울고 말았다"며 16일 긴급총회를 이 자리에서 할 것을 제안했으며, 그 안건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관한 건이었다. "총파업 결의할 각오가 없으면 참여하지 말라"며 강한 의지를 밝히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대한민국을 멈춰버리자. 죽을 각오로 싸우자"며 투쟁사를 마무리했다.

사회자는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에 이어 故 박종태 열사가 산화한 계족산 언덕 위에서 상징의식(리본달기)이 진행된다고 안내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마쳤다.



1편 끝.

2편에서는 상징의식인 리본달기부터 거리행진으로 대전중앙병원에 도착해 정리하기까지입니다.
3편에서는 결의대회 전반의 사진스케치가 이어집니다.
이 글은 OlOF7l님과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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