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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최다함 |2009.06.16 03:21
조회 978 |추천 0

France & Hong Kong / 2000 / 97min / 35mm / Romance
Director 왕가위

 

 

Synopsis                                                                                        
 1962년 홍콩. 지역 매일 신문에 편집장인 차우(양조위 분)와 그의 부인은 상하이 지역의 주요 거주 지역의 새로운 집에 이사를 온다. 그는 곧 남편과 함께 이웃에 새로 이사온 매우 아름다운 젊은 여인인 리춘(장만옥 분)을 만난다.

 

Review                                                                                         
  는 안타까움의 미학을 잘 살린 영화가 아닐까 한다.   영화의 시작과 엔딩에서의 자막 삽입은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준   다.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 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버렸다”, “흐린 창에 끼인 먼지처럼 과거는 만질    수 없는 것, 그에겐 모든 것이 희미해진다.”자막에서도 알 수 있   듯이 안타까움의 장치는 영화 전체에 배치되어 있다. 홍콩 특유   의 느린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여타 로맨스와는 다른 엔딩, 그로 인한 해소감이 아닌 답답함의 감정. 이것이 만이 지닌 아이덴티티(identity)이다.
 영화가 서술하는 것과 다르게 그들의 사랑이 안타까운 이유는 남자의 소심함도 아니었고, 여자의 실망감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는 너무나도 사랑하는 두 남녀의 감정과 여타 환경으로 인한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통해 삶에서의 시간의 의미를 묻고 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객관적인 시간은 인간의 주관적 시간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들뢰즈식의 시간에서 현재란, 즉시 과거가 되기 때문에 현재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가 현재가 아니고 과거가 과거가 아닌, 과거가 현재일 수 있고, 현재가 곧 과거가 되어버림을 간파한 왕가웨이식 영화풀이법은 사랑에 있어서의 중요한 것은 순간의 감정임을 말하고 있다. 순간의 중요성, 현재가 길어지기를 바라는 감독은 두 기혼 남녀가 스치는 일시적인 현재의 순간을 슬로우 모션 기법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늘린다. 순간의 미학, 그리움, 스침, 일상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영화의 소재가 열렬한 사랑이 아닌 그리움인 것은 감독의 통찰력의 우수성을 말해준다. 그는 우리가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리움의 감정이 상당부분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 실제로 만난 시간은 일순간에 불과할지라도 만나지 않은 시간 동안의 그리움으로 인해 사랑의 감정이 커질 수 있다는 것. 그 감정은 영원할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이 왕가웨이의 사랑해석법이자 그가 말하는 사랑의 본질이다.
 시간이 흐른 후, 그들은 만날 수 있는, 열렬할 수 있는 만남적 사랑에 있어 너무 늦어버림을 깨닫게 된다. 차우를 찾기 위해 싱가폴로 찾아간 리첸, 그러나 둘은 스스로 알아차린다. 과거의 사랑을 현재에 하기엔 이미 너무 긴 시간이 흘렀고, 과거의 사랑은 어쩌면 기억 속의 사랑, 상상 속에 불과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에서의 사랑이란 객관적 시간을 주관적 시간으로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관념이다. 그 연장된 시간 속에서의 그리움, 추억은 사랑이라는 관념을 크게 만들어 남녀의 사랑을 더욱 진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사랑에 있어서, 객관적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개인의 주관적 감정에 따라 사랑은 확대될 수도, 축소될 수도 있는 것일 뿐. 어차피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사랑을 잴 수 있는 척도 또한 될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시간은 금방 과거가 되어 버리고, 사랑은 이미지와 감정으로 생기는 것이기에 미래의 어떤 시점이 되면, 그 모든 것들은 흔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흔적을 명시화하기 위해 유적에 글귀를 새기는 것이다. 사랑이 명확해질 수 있도록.

 


작성자: 최다함

저작권자 ⓒ 최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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