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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귄지 9년, 같이산지 3년 이제 헤어지렵니다.

사랑은없다 |2006.09.01 04:13
조회 1,181 |추천 0

욕하는 사람 많을 거 압니다.

저 생각 없고 철딱서니없는 사람 맞습니다.

그냥 욕이나 실컷 먹어보자고 올리는 겁니다.

제가 생각해도 욕먹을 짓이라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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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 20대 후반..

남친 나이 나랑 딱 4살 차이인 30대 초반

같은학교 CC였던 우리는 다들 석달 안 넘을꺼라고 호언장담했건만..장장 9년을 만났습니다.

남친이 워낙 선수분위기고,

전 완전 갓졸업한 고딩의 순진무구한 분위기라서..(둘다 분위기만..ㅡ,.ㅡ:;)

위기 비스무리한거 몇번 있었습니다.

현명한 남친 덕에 잘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만 이 사람 안 보고 싶습니다.

너무 지치게 하네요.

저 노는거 좋아합니다.

술 마시고 노는거, 노래방가서 노는거, 여행다니면서 노는거, 공연 보러다니면서 노는거..

정말 노는거 환장하게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분 노는거 대학 1학년때 질렸답니다.

술빨 안돼 술 마시는거 싫어하시고, 노래빨 안돼 노래방 가시는거 싫어하시고, 체력빨 안돼 여행다니시는거 싫어하시고..

저 한번 삘 받으면 새벽이고 모고 없습니다. 무조건 놀아야 됩니다.

하지만 12시 넘으면 그때부터 오대기입니다. (오대기=오분대기조) 완전 들들들들 볶습니다.

빨리 오라고.. 제목에서도 말했다 시피 같이 산지 3년쯤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같이 산지는 1년정도 됐지만.. 암튼.. 거의 3년이라고 봐야 합니다.

농담아니라 집들어갈때까지 5분간격으로 전화합니다. 협박에 애원에 완전 불륜영화 한편 찍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남자만나서 MT가는 것도 아니고,

혹여 딴 맘에 노는 것 아니라는거 본인도 다 압니다.

노는거 좋아하는거 알지만 12시 넘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들어간다고 전화하면 골목 어귀에서 기다립니다.

몇시건 상관 없습니다. 무조건 도착했다고 하면 나와서 기다립니다.

하도 전화하는 통에 요즘은 거의 몇달에 한번 칭구들 만나는데 그나마도

남친이 하도 전화하는 바람에 칭구들과의 모음도 일년에 한번쯤으로 뜸해졌습니다.

이제는 술 약속 잡을 칭구도 없습니다.

 

제가 노래방을 참 좋아하는데 노래를 썩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아무하고나 노래방 가는게 그래서(가끔 내 노래 듣고 웃는 사람이 있어서..ㅜㅠ)

남친에게 가자고 하면 석달열흘 피곤하답니다.

어떻게 매번 피곤 할수가 있습니까?

저 요즘 집에서 살림만 합니다. 남친 돈 벌어옵니다.

살림만 해도 인형 눈붙이고, 구슬꿰고, 노가리 뜯고.. 그 정도는 합니다.

실제로 ↑저 일을 한다는게 아니고 최소한 제 용돈을 벌어쓴다는 소립니다. 

'툭하면 넌 집에만 있으니까 그렇지.. 사람들한테 시달리는게 얼마나 피곤한지 알아?'라고 합니다. 

저도 직장생활 몇년 해봤습니다. 예~! 직장생활 고달프죠.. 

그래도 최소한 노래방도 같이 못갈 정도 아닙니다. 집와서 꼼짝도 안 할 정도 아니고요..

저도 회사 다니면서 남친 밥챙겨줘가면서 청소, 빨래 해가면서, 야근 많은 직장 생활 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심하지 않나요?

 

위에도 말했다시피 저 요즘 집에서 살림만 합니다. 남친 돈 벌어옵니다.

그런데 집에만 있어도 힘들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밥 차리는거 정도는 도와줘도 괜찮지 않습니까?

내가 밥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반찬을 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서서 어정어정 거리기라도 하면, 제가 어련히 알아서

"오빠, 일하느라고 고생했으니까 그냥 앉아있어. 조금만 기다려 ♡. 금방 밥 차려줄게."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제 남친 암것도 안 합니다. 심지어 다 차려진 밥상위에 찌게 냄비 뚜껑조차 열지 않습니다.

제가 열때까지 먹지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제가 다 차려서 '식으니까 어여 먹어'라고 할때까지 누워서 티비 볼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몇분후에 밥상앞에 앉을때도 부지기수입니다.

속으로 부글부글거리지만 참습니다.

밥상앞에서 잔소리하면 밥 안 먹을꺼 뻔하니까 그냥 참고 먹습니다.

 

밥 다먹고 나면 어떠냐.. 그때부터 조금 기력이 붙나봅니다.

잔소리 하기 시작합니다.

머리카락 다 주으면 가발을 만들수 있겠네.. 쓰레기가 넘쳐나네..물건이 제자리를 못 찾았네..

맨날 티비보면 바보되니까 자기개발을 하라는둥..

집에 혼자 있으면 위험한데 왜 문을 열어놨냐..등등등..

완전 시어머니입니다.

그렇다고 본인이 치우거나 조심성이 있냐하면 절대 아닙니다.

요즘 약속한바가 있지만 청소한번 제대로 한적이 없고

여름엔 툭하면 덥다고 팬티 한장입고 창문 활짝열고 잡니다.

저는 나름 한다고 하는데 남친 눈에는 차지 않나봅니다.

 

그리고 남친 좋고 싫은게 분명한 사람입니다.

노래방이 싫으니까 노래방 안 가는 거고,

술 마시면 속 아프니까 술 안 마시는 거고,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음식 가리는거 없이 다 좋아합니다.

남친 날음식 안 먹습니다. 회, 육회 아주 질색인 사람입니다.

저도 저 음식들 비싼거 알지만 가끔 땡길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친 절대 안 먹습니다.

기생충이 많아서 위험하답니다.

그렇다고 저 비싼 음식을 혼자 청승 맞게 먹기도 그렇고..

못먹은지 몇년 됩니다.

매운음식도 못먹고, 비호감음식도 그렇고..

남친 취향이 아닌 음식은 저도 못 먹습니다.

칭구랑 먹음 되지 라고 하실분들..

저 칭구 없습니다. 남친 9년동안 사귀니까 칭구들도 하나둘 정리되더군요...

이제 남은 칭구들은 다 지방사는 칭구들입니다. 그 칭구들은 일년에 한두번 보니까

그나마 유지가 되네요..

 

그리고 또 한가지..

현남친과 과거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관계를 기피합니다.

같이 살긴 하지만 아직 결혼을 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가 생긴다고  바로 결혼할 수 있는 사정도 아니고 해서 

웬만하면 하기가 싫습니다.

하지만 남친 ... 30대 초 한창때의 나이입니다.

거의 매일 전쟁입니다.

유혹하는 남친과 뿌리치는 저.

그러다가 3~4번에 한번은 받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그 자괴감은 모를 겁니다.

후회와 과거에 대한 미안함.

물론 지금은 피임을 합니다. 제가 꼭 요구하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를 없앨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3번의 후회.

그중의 한번은 그 일이 있고나서 죽겠다고 일주일 넘게 단식을 했을 정도로

큰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또다시 죽음보다 심한 상처를 새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축복 받을수 있는 기쁨이길 바랍니다.

하지만 남친은 지금 당장이 급한 모양입니다.

끝나고 난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합니다.

아마도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남친도 더 심하게 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있으면 헤어질수 없다는 생각에..

 

하지만 전 이제 남친에게 지쳤습니다.

남친, 남들 보기엔 자상하고 저만 생각해주는 사람 일지도 모릅니다.

바람 한번 핀 적이 없고, 돈 한번 허투르게 쓴적 없고,

퇴근길에 간식도 잘 사가지고 오는 남친입니다.

자기통장계좌번호와 비밀번호까지 가르쳐주면서 돈 찾아쓰라는 남친입니다.

어떻게든 나 30대 중반까지는 사모님 소리 듣게 해주겠다고 재테크도 하고,

옷살돈, 신발 살돈 아껴가면서 구두쇠짓까지 해가며 돈 모으고,

그래도 여자는 이런거 입어야 된다며 몇십만원짜리 코트도 사주면서,

자기 십년된 낡은 점퍼 입고 다니는 그런 남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남친의 소유물이 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친의 감시하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인형이 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친과 만난지 9년 제가 산 물건에 제 취향의 것들은 아무것도 없네요.

무엇을 하든 뭘 사든 남친의 취향이 어떨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집에 있는 가구들, 밥먹는거, 옷 입는거, 노는거, 쉬는거 모든지 남친이 싫어하진 않을까라는

생각부터 하는 제가 싫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만 관두려고요.

 

긴 글 읽느라고 고생 많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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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플들 감사합니다. 악플과 선플 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냥 연락을 끊을수는 없네요.

집이 제 명의로 한 제 집이라서..

제가 직장생활 하면서 모은게 이 집 밖에 없어서 그냥 포기할수는 없네요..

남친에게 나가라고 해도 그냥 헤어져 줄것 같지도 않고...

결혼 할 생각이어서 제 돈도 일이백 정도는 남친 재테크비용에 포함되어있고..

그 돈이야 포기할수 있지만...

확실하게 말하고 헤어지는 수 밖에 없네요.

그리고 걸레라고 하신 분들..

저 제 남친이 첫 남자입니다.

이제껏 이십몇년 살아오면서 다른 남자 손 잡아본적도 없고,

입 맞춰본적도 없습니다.

행여나 다른 남자와 스킨쉽 하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나이트 가서 헌팅 해보기는 커녕 나이트문턱조차 가본적도 없습니다.

한 남자만 알고, 한 남자만을 위했던 제가 정말 걸레인가요?

걸레라고 느끼신다면 걸레겠죠.

9년동안 사귄 남친과 헤어지겠다니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욕 먹을 짓 했으니까 욕하는 거겠죠.

하지만 다른 건 이해해도 그런 말 들으니 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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