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자만이 진미를 맛볼 수 있다.
" 메뉴의 이름만으로 혐오식품으로 낙인 찍혀 맛의 대중화를 경험하지 못한 음식은 의외로 많다.
사물 자체에는 정도 부정도 없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음에도 편견과 선입관의 틀을 깨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편견의 음지 속에서 신음(?)하는 음식들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 굿데이 맛집팀이 용감한 "味적 호기심 탐구"에 나섰다.
"우설"의 숨겨진 맛을 찾아서. 우설(牛舌)은 글자 그대로 "소의 혀"를 말한다.
쇠고기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 중 하나로, 부위별 조리법만도 무려 120여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 쇠고기를 부위별로 가장 많이 세분해 먹는다는 영국사람들이 기껏 35부위를 먹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가히 못 먹는 부위가 없을 정도다.
쇠고기는 갈비·등심구이 등 육질은 물론 족, 꼬리, 심지어 내장까지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우설은 선입견 때문에 어지간한 비위가 아니고서는 감히 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별식 중 하나. 우설하면 우선 연상되는 것이 까끌까끌한 혓바닥. 그러나 막상 요리로 서빙돼 나올 때면 우설에 대한 이같은 편견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굿데이 맛집팀이 우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찾은 곳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고급 실내포장마차 "아지사이(대표 신충식)". 신세대, 특히 여성 직장인들의 입맛에 맞춘 우설요리를 개발, 적지 않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식(不如一食)"이라고 메인메뉴인 우설 숯불구이와 불고기 시식에 도전했다.
"우설"이라는 단어 자체에 손사래를 쳤던 선배기자와 임무수행 차원에서 인상 구겨가며 따라나섰던 2명의 여기자들. 그들이 식당에 들어선 지 불과 몇분 만에 굶주린 야수처럼 돌변할 줄 그 누가 알았으랴!. 노릇하게 구워진 우설구이와 불고기가 세팅돼 나오자 최후의 한점까지 젓가락질은 멈출 줄을 몰랐다.
우설 특유의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맛에 징그럽다는 선입견은 녹아 없어진 지 오래인 듯싶다.
간장·레몬소스에 찍어 먹는 우설구이의 깔끔한 맛은 말로 형용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사실 우설은 일본 여성들에게 피부미용식으로 최고의 인기 요리다.
칼로리는 다른 고기의 50%, 지방은 30% 수준인 데다 성인병 최대의 적인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어 건강식에도 그만이다.
일본이 수년 전부터 장기불황에 시달리면서 숱한 요식업소들이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우설구이집과 회전초밥집만은 여전히 성업 중이란다.
"아지사이" 신사장은 "일단 우설요리를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을 쉽게 잊지 못한다"며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찾았다가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민배 minbe58@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