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룹의 故 정주영 회장의 일화이다 그가 청년시
절, 인천 부두에서
막노동을 할 때의 일이다. 당시 그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방을 얻지 않고 노동자 합숙소에서 잠을 잤다. 합숙
소의 낡은 벽 틈에는 빈대가 들끓었는데, 고된 노동으로
몹시 피곤했던 그는 빈대가 계속 무는 바람에 잠을 설치
기 일쑤였다. 밤새도록 잡고 또 잡는 전쟁을 치뤘지만 그
많은 빈대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는 합숙소 한쪽에 밀쳐 놓은 길다란 상을 가져
와 신문지를 깐 뒤 그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하지만 빈
대들은 상다리를 타고 올라와 그를 괴롭혔다. 그때 그의
머리에 기발한 생각이 한가지 떠올랐다.
그는 얼른 수돗가에 가서 대야 네 개를 가져와 상다리에
하나씩 받치고 거기에 물을 부어 두었다. 아무리 악착같
은 빈대라 해도 대야를 타고 오르다가 물에 빠져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
심이다.물에 빠져 죽으려거든 기어올라라." 그는 안심
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다시 빈대의 공격을 받아야 했
다. '빈대들이 어떻게 탁자위로 올라왔을까?'
불을 켜고 자세히 살펴보니 빈대들은 아예 벽을 타고 천
장으로 올라가 그를 향해 공중낙하를 시도한 것이었다.
그순간 그는 무릎을 탁 쳤다.
"빈대도 저렇게 전심전력으로 연구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제 뜻을 이루려고 하는구나. 하물며 인간인
내가 빈대만도 못한 인간이 될 수는 없다. 나도 열심
히 노력해서 내 꿈을 꼭 이루고 말리라."
그날 빈대에게서 얻은 교훈은 그 뒤 그가 어려운 일에 부
딪힐 때마다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