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친구 녀석과 문자를 보내는 동안
영어 수업이 끝났다. 다음 수업도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돈을 받아서 나온 다는 걸 깜박한 걸 곧 깨달았다.
어쩔 수 없지.. 집에가서 밥을 먹는 수 밖에..
동네학원이라 집이 10분 거리 였기 때문에 그리 먼 것이 아니었다.
집까지 가는 것 보다 근처 음식집에서 사먹는 게 편했지만
돈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에 가야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학원을 나섰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야~!"라고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하영이였다.
"왜?"
"니 내랑 한 약속 기억 안나나?"
"무슨 약...아~"
맞다...
맨날 같이 점심 먹기로 했었지..
"야.. 미안한대 아까 집에서 나올 때 돈을 안 받고 나와서 돈이 없다..
난 그냥 오늘 집에 가서 밥 먹을게"
"됐다 그냥 니네 집 가서 같이 무면 되지"
"어떻게 같이 가서 먹냐?"
"니 그카면 이런 이쁜 여자를 혼자 점심 먹게 할 생각이가?"
"넌 학원에 친구 많은 꺼 아냐?"
"..................... 어차피 니네 어머니도 내 다 아는데 니네집에서 밥 먹어도 상관 없잖아"
듣고 보니 또 맞는 말이다.
하영이 어머니랑 우리 엄마랑 친구니까
데리고 가서 밥 먹는 다고 해서 별 상관 없을 것이다.
"그럼 너도 우리집 가서 밥 먹든가"
"그래 니네집 가자"
나와 하영이는 우리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
"야 니 내일 머하는데?"
"내일? 학원가야지"
"내일 학원 쉬는 날이다. 몰랐나?"
"내일 학원 쉬어? 왜?"
"내일 애들도 휴가 갔다 오고 선생님들도 휴가 간다고 하루 방학이란다"
"하루 방학 가지고 어딜 갔다 오라고 하루만 방학이냐"
"야 하루 방학이라도 내일이 금요일이니까 토요일 일요일 까지 치면 3일 동안 놀 수 있잖아"
학원에 예비 고3 들도 있어서 인지 하루 방학 밖에 없는가보다.
"니 내일 머할 건데?"
"모르겠는데.. 딱히 할 건 없는데"
"그럼 내일 영화 보러 갈래?"
"영화?"
"어 영화. 요새 보니까 재미있어 보이는 거 많더라"
"그래 그럼"
그렇게 말을 나누는 동안 우리집에 다왔다.
"다녀 왔습니다"
"왜 벌써 오노? 어. 하영이도 왔네?"
"예 아줌마~ 점심 시간이라서 밥 먹으러 왔어요.
저도 아줌마가 차려 주시는 밥 먹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하영이 녀석.
나랑 대화 할 때와는 달리
싹싹한 말투로 우리 엄마한테 말한다.
"그래~ 앉아라 엄마가 밥 차려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네~"
곧 엄마가 밥상을 차려 줬다.
특별한 반찬은 업었지만,
하영이는 밥을 먹으며
계속 맛있다고 엄마한테 말했고
엄마는 뿌듯한 듯 자기의 요리 실력을 말해주었다.
우리 엄마.. 역시 단순해..
립서비스를 진담으로 받아 들이다니..
밥을 먹고 나는 잠깐 컴퓨터를 켰다.
언제나 처럼 제일 먼저 메신져를 켰다.
키자 마자 쪽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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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바람둥이 그놈
너 내일 서울 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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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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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바람둥이 그놈
상훈이 녀석.. 모레 유학간대.
그래서 내일 송별회할려구.
상훈이가 너 많이 보구 싶다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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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이.
중학교 때 나랑 진한이랑
삼총사를 이루었던 녀석이었다.
활발하고 조금은 주접스러웠던 진한이
내성적이고 생각이 깊은 상훈이
그 중간 쯤의 성격인 나 김한영.
그렇게 셋은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남 부럽지 않은 우정을 과시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가면서
나랑 진한이는 같은 곳으로 갔고
상훈이만 다른 고등학교를 배정 받았었다.
그 후로는 점점 연락이 뜸해지더니
요새는 거의 연락을 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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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이가 유학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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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바람둥이 그놈
어. 유한간대 미국으로
이새끼 이제까지 꼭꼭 숨기더니
어제 서야 나한테 말해주더라.
내일 올라 올 수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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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이 녀석이 유학간다고?
나도 상훈이가 유학가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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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엄마한테
한번 말해볼께
내일 학원 방학이라니까 우리 엄마도
상훈이 얘기하면 들어줄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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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바람둥이 그놈
그래 왠만하면 올라와.
상훈이 유학가기 전에 우리 삼총사가
한번은 모여야 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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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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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한이와 얘기를 나누고 컴퓨터를 껐다.
그리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는 우리 엄마와 하영이가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엄마"
"왜?"
"나 내일 서울 가면 안 돼?"
"서울은 왜?"
"상훈이가 유학간대"
"상훈이가?"
우리 엄마도 진한이와 상훈이를 잘 알고 있었다.
"어. 모레 유학간대"
"맞나? 니 그럼 내일 학원은 어쩌고?"
"내일 학원 방학이란다"
"알았다. 그럼 갔다가 언제 돌아올라고?"
"늦어도 일요일 쯤은 돌아올게"
"그래 알았다. 학원 수업 곧 시작하겠다 얼른 가라"
나랑 하영이는 집을 나섰다.
학원으로 가는 내내 하영이는 말이 없었다.
"야 너 왜 말을 안해?"
"내가 뭐?"
왜 이렇게 말투가 까칠하지..
"말투가 왜 그래? 우리 엄마가 너한테 머라고 했어?"
"바보자식"
"왜! 내가 뭘 잘못했다구.."
"니 내일 서울 갈끼가?"
"응. 나랑 젤 친했던 놈이 유학 간대서 내일 서울 가볼라구"
"내랑 했던 약속은?"
하영이랑 했던 약속?
아 맞다... 영화 보러 가기로 했었지..
"아.. 미안.. 근데 하루만 봐주라"
"니 내일 내랑 점심도 같이 먹어줘야 되는 거 알재?"
맞다 점심도 있었군...
"미안.. 근데 진짜 친했던 녀석이라서 꼭 가봐야돼. 이해해 줄꺼지?"
"....... 그럼 소원 2가지다?"
"응?"
"내 소원 2가지 들어 줘야 한다고"
하영이 사전엔 공짜란 없는가보다.
"알았어=_="
"그래 내가 특별히 용서해주지"
"고..고마워"
그러고 보니 내가 왜 이 녀석 한테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되는거지?
나랑 하영이랑 무슨 관계라고.
난 이런 생각을 했지만
입 밖으로 내면 맞을 것이 눈 앞에 훤했으므로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그렇게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선 다음 날 서울로 갈 짐을 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