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넘 재밌게 읽어서... 이곳에 올립니다...
진짜 재밌서여...
불유체님의 한 여름밤의 꿈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세요..
불유체님의 이메일 주소는 davi00n@hanmail.net 입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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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서 엄마에게 미용실 값 4천원을 받아냈다.
정말 싸다... 엄마의 표정은 그렇지 않지만...
물론... 이 돈은 내가 반장후보에 거론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후.... 나온 조건부 돈이었다...
" 세상.. 오래 살고 볼일이야....."
엄마의 .. 저 말소리...
내가 .. 지금까지.. 어떤 생활을 해왔길래... 모녀사이에도 저런 삭막한 말들이 오갈수 있는걸까..
" 정말... 그렇게 자르고 싶어... 학생..?.. "
미용실언니의 눈이 쟁반만하다..
" 네 .. "
2001년에 꼭 해보고 싶었던 머리였지만.. 나이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숏커트 !!
뒷머리를 모두 밀어야한다는 부담감때문에.. 여자아이들은 감히 엄두도 못내는 헤어스타일이다...
난.. 그게 꼭 해보고 싶었다.
어차피.. 지금의 촌스런 머리에서 변화를 줄수 있는건 오직 길이뿐인데...
그마저 어정쩡하게 잘랐다간... 몽실이가 될듯해서... 과감히 밀어버리기로 한것이다..
"...뒷머리가.......뒷머리가... 무지 시원하겠어..학생.....호호홋....."
미용실언니...........!!!!!!!!
집에 들어와서.... 2시간을 벌섰다.
언제나 나의 편이던 아버지마저... 노기를 띄우신체 안방으로 들어가버리신다.
" 미쳤구나..미쳤어... 어디 할짓이 없어... 그런 꼴을 하고 집에 들어와..?..."
엄마~~..... 이게 뭐가 어떻길래....
" 가뜩이나.. 키만 뻘쭘히 커서.... 휘청거리는게... 머리까지 그러고 다니면... 아주 자~알 어울리겠다...이구...속터져...."
팔이 떨어져 나갈것 같다는 생각이 들쯤해서야....
난 내방으로 귀양올수 있었다.
" 실연 당했어..?.."
" 무슨~~? 오빤 내가 어디가서 실연이나 당했으면 좋겠어...?"
" 어.."
우리 오빠........실연은 앞으로...자신이 무수히 당할거면서.... 저런말을 잘도 한다.
" 그나마.. 실연이라도 당하는 건 남자라도 있다는 거지만... 넌... 앞으로도 없을거잖아..."
잠시.....이 오빠라는 인간도.... 미래에서 온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향후 10년간 남자가 없을거라는걸... 어떻게 미리 알수 있었을까...
" 실연이 아니면.... 반장 후보에 오른 충격의 여파인가..?.. 그럴만도 하지... 네가 지금까지 언감생심.. 반장이란 자리를 꿈이라도 꿔봤겠어...?..."
국민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 꾸준히 반장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오빠는... 이해심 깊게도 저런말을 들려주었다.
"..그 학교 ..그렇게 안봤는데.. 좀..상태가 안좋은가 보군. 전학 가야하는거 아니냐..? "
내 눈이....찢어지는게 느껴졌다... 오빠도.. 이런 상태를 알아차렸는지.... 내 방문을 열고 나간다...
여전히 중얼거리면서...
" 특별반을 설치했나...?..."
침대밑에 두었던 아빠의 빈 맥주병을 꺼내들었다.
다리를 문지르고 있자니... 나오는건 한숨뿐이다.
지난.. 몇년간....난 왜 이런 상태를 빤히 보면서도.... 유지하는데 급급했던 걸까...?...
다음날.....학교는 나로인해.....시끄러웠다....
내가... 약간의 불량끼라도 있었던 학생이었다면... 분명 학주 선생님은... 반항하는 거라 판단했을거다.
"...세령아...어머어머.....이게 왠일이니..?... 너...꼭 남자같어...."
수정아.....난 세련되지고 싶었던것 뿐이야.....
유성이도 내 머릴 보고 놀랐는지 빤히 쳐다본다.
내 머리가 그렇게 이상한가...?... 보통 남자애들 머리보단...적어도...앞머리는 좀더 긴데.....
공부시간에 쪽지가 왔다..
" Look so good!!! - 유성 - "
잠시.....가슴이 두근거려.....
선생님의 말이 귀로 들어오질 않았다... 너 또한 ...그렇단다.....유성아......
" 이젠....깝을 싸는구나....."
나의.... 평가를 .... 오늘도 충실히 해주는 석원이....
눈물 나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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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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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10일간....반장 후보에 거론된 아이들은 하루씩 돌아가며 일일 반장을 했다.
나까지....
나를 알고 있던 아이들을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내가 무척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라 생각하는듯 하다.
석원이 또한...그렇게 생각했는지... 더더욱 날 재수없어 하는것 같다.
" 세령아.. "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유성이가 날 불렀다.
" 어.. "
" 선생님이... 너 찾으셔..."
저건....저건 .. 예전에 내가 유성에게 붙여봤던... 유일한 말이었는데...
"... 저.. 유성아..?.. "
" 응..? "
".. 왜.. 날 추천한거야..? 난.. 지금까지 반장같은거 해본적도 없는데..."
유성이....그 멋진 미소를 만면에 띄우며 날 보았다.. 가슴이 설레이는게 느껴진다...
" 전에..반에서 문제 있을때.. 네가 나서서 수습했었다며... 내가 한게 아니고.. 다른 친구들이 널 추천하자고 한거였어. 난.. 그냥 대표로 말한것 뿐이야..."
그랬었니.....
음... 그건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갑자기...내가 정의의...쾌걸 조로가 된 느낌이군..
".. 자.. 이제.. 반장을 정해야지..?..."
선생님은 미리 준비해둔 쪽지를 나눠주었다.
" 내가 너 이름 써서 낼테니까...너두 니 이름 써서 내... 적어도 ..한표도 안나오거나...아님 달랑 한표만 나오는거 보단.. 덜 창피하잖아.."
아무에게도 표를 못받을것이 걱정스러웠던지... 수정인.. 내게 특별 지시를 내렸다.
그래....그렇게 라도 해야지 뭐...
" 신유성 "
" 신유성 "
" 이성우 "
" 신유성 "
역시..유성이...
초반부터 .. 반아이들의 표를 휩쓸고 있다.
" 오세령 "
나의 이름이 나오자 수정이 자신의 표라는듯 ... 날 보며 뿌듯하게 웃었다.
" 오세령 "
음... 내표도 나왔군....
" 신유성 "
" 오세령 "
????................
누구지..? 나의 이름을 써낸 애가...?....
" 오세령 "
" 오세령 "
" 신유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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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놀랍다는 얼굴이... 연신 나와 칠판을 오갔다.
선생님의.... 말의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나 또한 정신이 없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사태인거야...?....
" 자..이제부터 우리 반 반장은 .. 신유성이다...."
유성이 반장이 되었다.
" 그리고.. 부반장은... 오세령이다..."
그런데.. 왜..... 내가 .... 부반장이 된거지....?.....
선생님도 마뜩치 않아 하는 얼굴이었지만 .. 투표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어쩔수 없이 체념하는듯 했다.
반아이들의 .. 박수를 받으며 자리로 돌아와 앉았지만...앞으로의 일들이 걱정이다..
당장 .. 닥쳐올 모의고사때문에... 토요일인데도... 기분이 쳐졌다..
" 세령아....!! 사랑하는 나의 친구 세령아~~~!!! 어쩜 좋니..?.. 나 너무 자랑스러운거 있지..."
수정인....정말 좋은 친구다... 이렇게 기뻐해주다니...
단지 내가 그 기쁨에 .. 동반하지 못하는게...아쉬울 뿐이다.
" 별게...다 ... 자랑스러운 일이군.... 대통령 됐냐...? "
평소의 지나친 짧음에서 .... 놀라울 정도의.. 길이로 향상한 말을 들려주며.... 석원이 일어선다.
" 재수없어.. 꼴아보지마..."
놀란 수정의 얼굴에 정확히...가격하여 내뱉은 후... 뒷문으로 유유히 사라져 갔다.
석원에게 뛰어가... 팔을 붙들고... 도대체 너에게 재수있는 인간은 누구냐고 묻고싶어 졌다.
수정일 밖에 세워두고 교무실로 들어갔다.
" 유성이야.. 많이 해봤으니까... 잘 할테고.........음.... 세령인........."
담임의 말이...날 보며 흐려진다.
" 세령이도 잘 할겁니다.. 선생님..."
"..그래...잘해야지... 그럼.. 월요일에 보자..."
자신있게 말하는 유성일 보며... 그게 아닌데 하는 표정을 짓는 선생님이 .. 안쓰러웠다.
그런 선생님에게..... 위안의 미소를 지었다....
더.......... 불안해 지셨는지...... 다리를 떠신다..........흠..........
그래도 난.. 선생님의 심정을 ..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 배고픈데.. 뭐 먹고 가자..."
교문을 지나치기가 무섭게 .. 수정이 말했다..
글쎄....뭘 먹고 갈까...?...
" 그럴까..? "
뒤에 있던 유성이가 앞으로 나온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끼어들어서.. 천상 같이 가야할것 같다.
조..... 좋다......헤헤;;;;.....
수정이의 얼굴이.. 빨개지는걸 보니.. 조금.. 의심스러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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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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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할아버지가 유난히 반겨주는 햄버거집에 들어갔다.
돈을 모으려고 하는데... 유성이 먼저 일어서서... 카운터로 간다.
"... 너 좋겠다.. 유성이랑 이런데도 오고...음.. 나 가야하는거 아닌가..?.."
내가 보기엔... 수정이가 더 좋아하는것 같아서.. 가란말은 차마 하지 못하겠다.
햄버거와 감자와 치킨이 수북히 든... 쟁반을 들고 돌아온 유성일 보니... 혹시 이 애가 나와 수정일 알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리도... 식성이나.. 양을.. 정확히 지켜서 사올수 있었는지...
"..세령아..너 .. 더 안먹어..?.."
" 응... 그만 먹을래.. 배불러..."
꼭 살을 빼야 겠다는 생각만으로 거절한건 아니다..
유성에게... 잘 보이고자..... 애쓰는 것도 아니다...
단지..... 속이 느끼해졌을....뿐....
이 순간에....... 김치찌개가 .. 떠오르다니..... 우울해................
또다시 엄마에게 조건부 돈을 받아냈다.
이번엔 부 반장이 되었다는... 어마어마한 조건인 탓에... 난 엄마의 신용카드를 받을수 있었다.
목표는 물론... 콘택트 렌즈다.
" 동서야..? 아니.. 별일은...그냥 전화한거지... 그런데 우리 세령이가 이번에 부 반장이 되서 왔네...응..걔가 원래 얌전해서 그랬지.... 공부는 잘 했어.....세헌이처럼....."
딸의 걱정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마냥 신난 우리 엄마는 저런 엄청난 거짓말까지 보태가면서 벌써 전화만 열통이 넘게 거시고 있다.
하긴....나만 처음이지... 이집에서 처음인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반장 어머니로써의 빛나는 경력이 우리엄마에겐....12년이나 있지 않은가...
렌즈를 맞추고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가.. 무척 일찍 퇴근해 계셨다.
너무나 기뻐하시는 모습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효녀되는거....한순간이구나....
3만원을 받아쥐고 방안에 돌아오니 ... 오빠가 따라들어온다.
책상에 기대어 쳐다보는 눈이 심상치 않다.
또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니.. 짜증부터 앞서서... 만원을 쥐어주고 돌려보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들고 나가는 우리오빠....
이제 대학 신입생인 우리오빠는 잦은 미팅으로 인해.... 돈에 굶주린게 틀림없어 보인다.
방안에... 앉아있자니.... 답답하고.. 잠은 안온다...
시간은... 이미.... 12시가 넘어서고 있는데...
11시쯤부터... 온 집안에 불이 꺼져 있어..... 괴괴하기 까지 하다...
조심조심~~~~~
집 밖으로 나왔다...
슬슬 걸어다니며... 90년대 초창기를.... 함.. 구경해보까나.....
학교와.... 집 사이엔... 오붓한... 유흥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곳엔.. 절대로 가지말라고 ... 엄마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잔소리를 했지만...
가보고 싶은곳은... 오직 그곳 한곳뿐이다...
개도 잠들어..... 시커멓기만 한 동네보다야...... 볼게 많지.....암....
인간들이.... 정말 많다...
잠들도 없는지......... 모두 술에 쩔어서... 흐느적 거리며 돌아다닌다....... 마치... 좀비처럼....
".....야!!......"
시끄러운 것들.... 이 시간에... 소리는.......
".....야!!!....."
에씨.... 누굴 부르는 거야...?...
헉..!!!!.....
편의점 옆에서.... 담배를.. 신중히 들고... 서있는...... 석원이가 보였다.....
"....나.......나....?....."
석원은 .. 대답대신... 성큼성큼... 걸어왔다...
".....돈좀 내놔...."
이.....이것이....... 날 불러놓고... 삥을 깔라고.....?...
내가 .. 지짝이란걸.... 눈치 못챘나....?....
"....도... 돈 .. 없는데... 요....."
석원의 ..... 어이없는 듯한 표정이 보였다....
".....장난 하냐....?... 왜.... 쌩까는데......?..."
날.........날...... 알아보았나보다........근데... 돈은 왜 뺏는데......?.....
"......................"
".....아..씹... 없으면... 꺼져....."
그러더니.... 다시 편의점 옆으로.... 느리적...느리적... 걸어갔다..
자세히 보니.... 옆에..... 얼굴이 하얗게... 탈색된..... 강시같은 애가... 거꾸러져 있다....
아픈가보네...... 택시비가 모잘랐던 건가.......
"....이거.... 받어......"
"....................."
"....야...여기........"
".....이 시간에.... 왜.. 싸돌아 다니는건데...?.."
지....지는.......
"....잠이 안와서......."
석원은... 재수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내돈..... 피같은... 내돈...2만원을 받아들고... 옆에 있는 아이를 부축했다....
".....야..이 씹새꺄.......다리에 힘 안줘...?..."
돈을..... 돈을 잘못 준게 아닐까...?....
말하는 걸로 보니..... 아픈 친구를 돌보는게 아니라.... 어딘가로 끌고가서.... 죽이려는것 같다....
".....빨리...들어가....."
나에게... 한마디 하고는... 택시를 잡아... 친구를 집어던져놓고......... 자신도 탄다....
내가.....내가.. 왜 이 동네로.... 나왔을까.....
그냥 .. 고이..... 잠이나 잘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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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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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렌즈했니.."
3일뒤 렌즈를 찾아 착용하고 학교를 가니.......수정이가 호들갑 스럽게 묻는다..
잠을 자려 했는지 책상에 몸을 엎드리고 있던 석원이가... 짜증스레 쳐다봤다.
수정일 끌고 복도로 나가야겠다.
" 어떻게 된거야....어머..너무 좋겠다.. 그거 비싼데..."
이때만 해도....렌즈가 매우 비쌌던 때였기 때문에... 또한 손질하는게 지금처럼 간편하지 않은 관계로..
렌즈를 착용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 근데... 안경끼던 부분이....너무 티난다....어쩌니..?..."
근심스럽게 걱정해주는 수정의 말이 가슴에 와 박혔다.
나도 오늘 아침에 보고...매우 걱정스러워 하던 터다.
며칠만 참으면......원상복귀 될테지......
화장을 하면 감출수 있는데......
학주선생님의 까만 비닐테입으로 감고 다니는 몽둥이가 떠올라.....생각도 하지 말기로 했다.
부반장이라는게.... 이렇게 귀찮은 일이었는지.....세상에 태어나서 첨 알았다.
이걸....12년이나 해내었다니....
우리 오빠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납득할수 없는 일이다.
유성이도.....그러고 보면....대단하군.....
어제....전교 학생회장으로 뽑힌 유성이가... 존경스러워 졌다..
나는..... 전교 총학생회 서기가 되었다...
단지.. 유성이와 같은 반 부반장이라는 이유로...
다시.....모의고사에 대한...부담감이 허리를 찔러온다...
툭~~!!
석원이가... 뭔가를 내게 던지길래 보니.......
만원짜리 둘을... 돌돌 말아........ 고무밴드로 말아 놓은 거다....
계산은.... 정확하군.......흠...........
잃어버린 돈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만나니... 이렇게 반가울때가......
근데.... 꼭... 이모양을 만들어서 줘야 하는건지...
지폐가... 자꾸 말려서.. 지갑에 넣는게... 쉽지가 않다... 우이쒸.......
학교가 파하자마자 시내로 향했다.
어제 밤 조심스레 작업을 마친.. 모대학 1학년의 신분증이 나에겐 있었고...
그걸 구하기 위해... 오빠방에 손님이 왔을때.... 무척 열심히 심부름을 해줘야했다..
절대로.. 평소에 손버릇이 나빴던건 아니다.
호프집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4시부터 12시까지 하는 써빙 일이다.
한시간에 2천 3백원을 준다는 말에 .... 두말 않고 한다고 했다.
패스트푸드점이... 1000원도 안주던 시절이니... 아주 파격적인 돈이라 할수 있었다..
참고로...
그 당시.. 햄버거나... 치킨을 팔던...패스트 푸드점의 시급이...가장 적은 곳은.. 850원에서 많으면 950원이었고....
모 피자집들은... 1050원부터였으며......
이들중 대부분이... 삼개월에 한번...50원씩의 인상을 해주었다...
난 매우 만족스러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음을 확신할수 있었다...
집에 와 앉으니...또 공부 걱정이 눈앞을 가린다...
모든 교과서를 펼쳐놓고... 자가진단을 해보았다.
암기과목이야.... 그야말로 암기인데.. 문제는 수학과 영어로군.
사회생활할때.. 학원엔 많이 다녔지만.. 생활 회화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런지는 닥치기전에....알수없는 일이다.
교과서들과 씨름하다가...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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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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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석원!!!....이새끼.....앞으로 나와...."
어째 요즘 좀 조용하다 했는데
3학년 선배 둘을 조용히 보내버렸다는 소문이.. 아침부터 흉흉히 들려오던 참이었다.
반 친구들 앞에서 매를 맞고 있는 석원을 보니...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도....
왠지.. 안되어 보인다...
얼굴 하나 안찡그리다니...... 독하긴.......
석원은....아주 많은 매를 맞고....
들어오다가... 선생님에게 띠꺼운 표정을 지어보였다는 이유로....다시 맞았다..
가만히 보니.....쓸데없이 매를 벌고 있다.
".. 뭐야..?.. 안치워..?.. "
아까 맨 처음 출석부로 얼굴을 맞았을때.... 긁혔는지.... 볼에 피가 나고 있었다..
그래서...자는 틈을 이용해 밴드를 붙혀주는데.... 깨버렸다...
보기보다.... 매우 민감한듯 하다.
".. 아 씹... 아침부터..... 재수없게......"
또다시...재수타령을 하며.. 밴드를 휴지통에 버리고... 날 한참을 노려본다...
한숨을 한번 쉬어주고... 책을 들여다 봤다..
점심시간이 지나... 석원의 처결 사항이.... 결정되었다.....
근신.
학교에는 나오되... 혼자.. 다른 곳으로 끌려가 생활하는 것.
석원인 묵묵히 가방을 들고... 교무실로 내려갔다.
앞으로 1주일간은... 마주치지 않을수도 있겠군.
종례땐........모의고사 일정이 발표되었다..
나에겐... 근신 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정이다....
3월 28일.
이제.. 2주도 채 안남았는데...
새학기라 3월 모의고사는 안보려고 하다가....
교장선생님의 강권으로 보게 되었다는 선생님의 설명이....
반 아이들을 분노케 했다.
저 분노가...그대로 유지되어.. 제발 .. 3월에 보는 모의는 취소되길 바랄 뿐이다....
집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자리에 앉기도 전에... 급정거를 한다.
아저씨를 한껏 째려보고 있는데....
앞문이 열리며..... 석원이 탄다......
".... 학생 미쳤어..?.. 차앞으로 뛰어들면 어떡해..? "
"......................"
"... 다음 차를 .......!!!!!..........헛..험...."
아저씨가.... 말을 하다말고.... 헛기침을 하는걸 보니....
안봐도... 알겠다......
석원의... 그... 사마귀 같은.. 인상을......
어슬렁 어슬렁.... 뒷쪽으로 걸어오던.. 석원이... 하필이면 내 옆에 앉으려 한다....
"... 씨바.... .. 또... 너냐...? "
이봐이봐~~~..... 나도.... 과히 원하던 바가 아니라고....
쳇 하는 소리를 한번 더 내뱉고....
다른 자리를 찾아 다시 뒤쪽으로 향하는 석원일 보니...
아까 교무실에 갔을때.... 더 맞은것 같다....
이마에까지... 멍이 든걸 보니....
뒷자리가..... 흉흉한 기운을.... 띤다....
밤에... 오빠가 방으로 들어왔다.
자신의 친구 학생증을 혹시 보지 못했냐고 묻는다.
" 못봤는데..... 어떻게 그 언니 학생증이.. 우리집에 있어.."
" 그러게~~~ 근데.. 여기 오기전엔 분명히 있는걸 봤는데... 나가서보니 없었대...."
그렇겠지....
그 학생증은 .. 이미 나의 지갑 깊은 곳에... 들어와 있으니...
난.. 왠지 오빠에게 미안해 졌는데.. 오빠의 표정은 .. 오히려 들떠보인다.
잃어버린 학생증을 핑계로... 그 언니와의 일을 추진하려는 것이리라.
이렇게 해서... 나의 절도 사건이 .. 오빠의 첫 애인을 바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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