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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건설(주) 고삼상 회장님께.. 나한테 이럴수 있습니까?

김경수 |2007.01.16 00:42
조회 1,294 |추천 2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육체 노동자입니다.

네이트에 들르는 분들 중 상당수가 살아가고 있는 아파트를 짓는 목수입니다.

목수라는 직업은 고대로부터 대접받는 축에 들어가던 노동자였죠.

인간의 생활중에 가장 중요한 의.식.주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오래된 직업이기도 하구요.

"내 머리속의 지우개" 라는 영화에서 정우성의 직업이 저와 같습니다.

 

원래 제 직업은 컴퓨터 기술자였습니다.

IMF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무렵 맨손으로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한푼 빚이라도 덜어보겠다고 서울로 상경해서 아파트 목수일을 하게 됐습니다.

 

벌써 오년이 흘렀군요.

 

아파트 목수란 직업은 하고 많은 노동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고단한 직종입니다.

육체노동에 안 힘든게 어디 있겠습니까만, 아파트 목수(형틀목수라고도 합니다)는 낮은 하청단가, 긴 노동시간, 그리고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공정요구에 의해 하루 10시간(식사시간 제외하고)의 작업 동안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잠깐의 휴식조차 못 가져가며 미친듯 일을 해야합니다.

아마도 주변에 현장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제가 하고 있는 노동의 강도를 이해하실수 있을 겁니다.

한 여름에는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땡볕 아래에서 살갖이 익는듯한 더위에 고통받고, 한 겨울에는 살을 에이는 고통에도 연장을 잡고 이를 악물고 일합니다.

 

작년 8월..한 낮에 수은주는 32도라고 하지만 제가 체감하는 땡볕속의 온도는 오십도가 넘습니다.

당시 일하고 있던 성북구 보문동의 DW건설 아파트 현장의 실제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나라컨스트럭션이란 회사가 부도가 났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임금은 우선 보장이 되는 상황이어서 십이만원이던 일당을 십만원으로 깎아서 받을수 있었습니다.

십이만원이라는 일당은 이 직종 기술자의 최종임금입니다.

십오년전에도 목수의 일당은 십이만원이었습니다.

십오년동안 물가상승률이나 다른 직종의 임금상승률과는 전혀 상관없이 꿈쩍도 않고 동결된 임금은 건설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정부의 방조.방관 때문이지만, 지루한 이야기이니 하지 않겠습니다.

 

구리시 외곽의 남양주 가은지구라는 곳으로 현장을 옮겼습니다.

제가 간 곳의 시공업체는 맨 위가 주택공사입니다.

주공이라고 하죠.

주공에서 1단지와 2단지의 하청을 받은 시공업체가 양우건설(주)이란 업체입니다.

나름대로 탄탄한 기업이고, TV광고까지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양우건설은 서원건설이란 단종 건설업체에 1단지의 골조공사(형틀.철근)를 하청주었고, 서원건설은 최모 이사에게 가은지구 주공아파트 1단지 골조공사를 재하청 줍니다.

최모 이사가 비로소 제가 소속된 시공팀에게 석동의 아파트 형틀부문의 하청을 주게 되는 것으로 기나긴 하청 구조가 끝납니다.

 

마지막은 말이 하청이지 뼈빠지게 일해서 11만원 가져오기도 벅찬 수준입니다.

즉, 십이만원을 가져오려면 다른 팀보다 한시간 더 일해야 가능하다는 것이죠.

한시간 더 일했습니다.

 

여섯시에 연장 내려놓고 퇴근하는 옆팀 보면서 저희 팀은 망치질 했습니다.

망치가 안보이는 일곱시경이 되서야 작업을 마치고 내려옵니다.

창고에서 옷 갈아입고 승합차에 타고 구리시에서 서울로 들어오려면 교통체증이 심하죠.

집에 오면 빠르면 여덟시 반, 늦으면 아홉시 반쯤 됩니다.

밥을 먹고 나면 그대로 곯아떨어지죠!

주말도 없습니다.

일요일에도 회사의 공정상 방침이라면서 일할것을 종용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건물이 올라가는 것이 건설회사들의 이익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파트 건설현장은 일요일이 없습니다.

 

11월 말.

동계 공사가 중지된다는 통보가 있었습니다.

겨울동안 놀수는 없으니 다른 현장을 찾아서 이동해야 합니다.

10월 25일까지 일한 임금이 지급되었습니다.

일당 9만5천원입니다.

해가 짧아지니 작업시간이 줄고 생산성이 나빠진 결과입니다.

 

12월 28일.

11월 말까지 일한 임금이 지급되는 기일이 25일이어서 26일이나 27일 나오겠다고 기다렸지만 28일에도 나오지 않더군요.

보통의 상식이라면 25일이 휴일이면 24일에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지만 5년의 현장 생활중 그런 상식을 가진 회사는 딱 1곳 뿐이었습니다.

서원건설 현장사무실에 가서 임금을 얘기하니 "양우건설에서 부족하게 주어서 임금을 못 풀었다.

자기네 일 도와주는 셈치고 양우건설에 가서 따져라" 고 하더군요.

저와 동료들, 팀장과 같이  양우건설 사무실로 갔습니다.

"임금 지급됐다. 일부 부족한 금액은 오늘 내일안에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란 양우건설의 해명을 듣고 집으로 왔습니다.

 

12월 30일

서원건설 사장 김한규(61년생)가 네곳의 현장에서 수금한 20억여원을 들고 잠적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현장사무실에 도착하니 기정사실이더군요.

양우건설에 가서 임금보전 대책이 있느냐고 따졌더니 없답니다.

아직 서원건설 사장인 김한규의 잠적이 확정된것도 아니니 기다려보라는 말뿐이었습니다.

20억원을 들고 사라져서 전화통화도 안되고 위치도 파악이 안되는 사람을 잠적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날까지만 해도 희망이 있었습니다.

서원건설 사장이 끝내 안 나타나면 양우건설에서 임금을 지급해주겠다는 약속은 끝내 하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뉘앙스는 풍겼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희망은 절망으로 변했고, 눈앞이 깜깜합니다.

양우건설은 이미 서원건설에 11월분 기성금을 지급한 상태이므로 서원건설 산하의 노동자 임금은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으로 일관했습니다.

저희들은 주택공사에 하소연 하는것이 빠르겠다는 판단을 하고 분당의 주택공사에 가서 사정설명을 했고, 임금을 받을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만약 양우건설에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면 주택공사에서라도 지급할수 있다고 합니다만, 양우건설은 현재 입장을 바꿔 절반을 지급할테니 받으려면 받고 말려면 말아라라고 합니다.

이경우에는 지급을 완전히 거절한 것이 아니어서 주택공사는 개입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오늘도 양우건설 현장사무실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다가 마지막 희망을 노동부의 중재에 맡겨보자고 해서 의견을 모아 노동부 의정부지청까지 다녀왔습니다만, 절망만 더 깊어졌습니다.

 

서원건설에 이미 임금이 지급된 상태여서 노동부에서도 개입할수 없다라는 입장만을 듣고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공사대금 지급중지 가처분도, 가압류도 실행할수 없다고 합니다.

 

법에 대해 잘알진 못합니다.

내가 일한 곳은 서원건설의 현장이기도 합니다만, 양우건설의 현장이기도 하며, 주택공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내가 피땀흘려 세운 건물은 그 자리에 있는데, 그 건물을 세운 내 임금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15년전의 임금수준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서러운 건설 노동자 열두명이 어디에 하소연해봐도 전부 할수 없다는 대답만 들려옵니다.

건설현장은 흔히 하루벌어 하루 먹는다는 말을 합니다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일을한 임금은 최소 45일후, 혹은 60일 후에 받을수 있습니다.  

10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의 임금을 12월 25일에 지급받는 것이죠.

 

정상적으로 임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다른 현장으로 옮겼을때는 45~60일 동안은 수입이 없게 됩니다.

제 날짜에 꼬박 꼬박 받아도 중간에 수입이 없어 하늘만 보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마저 도둑맞고,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상식에는 임금이 최우선 지급대상이라고 알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만, 법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못배우고 못 먹는 것이 습관화된 노동자들입니다만, 이제는 그나마 먹는 작은 밥그릇까지 죽일 놈이 채뜨려 가버렸습니다.

저희 팀 12명, 옆의 두팀과 철근, 전기, 설비, 직영, 갱폼 등 백여명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양우건설에서는 공사대금을 100% 서원건설에 지급한 상태가 아니고, 유보금이라 해서 상당비율의 대금을 잠정적인 하자발생에 대비해서 묶어 두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느 건설현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이 유보금이 저희 임금을 양우건설에서 지급할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현재 서원건설은 부도가 난 상태이고 사장은 범죄자가 되어 도피중입니다.

유보금은 어디로 갈까요??

 

양우건설은 당분간 공사를 재개할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언제라도 다른 업체가 들어와 공사를 재개할지도 모릅니다.

동계공사 중지라는 소문은 있었으나, 실제로 중지되지는 않은 까닭입니다.

서원건설의 김한규라는 작자는 백명의 목숨을 빨아서 잘 먹고 잘 살겁니다.

양우건설도 별다른 피해가 없이 역시 잘 먹고 잘 살겠죠.

서럽고 서러운 노동자 백명은 양우건설 현장사무실에서 주택공사로, 노동부에서 경찰서로 이리 저리 희망을 안고 찾아가 봅니다만, 앞날은 전혀 기약할수가 없습니다.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널뛰기를 하고, 건설사들은 몇조를 벌었네 하는 판국에 그 아파트를 지은 노동자는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연말연시에 그 잘난 임금마져 못 받고 떨고 있습니다.

죽지 않을만큼 던져주는 몇푼마저 없으면 저희들 백명과 그 가족들 이번 겨울 참으로 고통스럽게 살아 남아야 합니다.

 

양우건설 회장님!

제 울음소리가 동정을 얻기위한 가식으로 보입니까?

한푼이라도 더 찾아먹기 위한 악착으로 보입니까?

내 손이 구걸하는 거지의 손으로 보입니까?

내 손의 피와 땀으로 먹고사는 당신들이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 있습니까?

더 바라지 않습니다.

딱 내가 일한만큼 주십시요.

왜 내가 일한 공사대금의 잔액이 남아 있는데 못 준다는 겁니까??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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