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쯤 일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지난 1월9일(*4114번)에 이어 이번 달에도 톡의 반열에 올라왔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리플들 감사하구요..그런데 몇몇 분들은 자꾸 '소설' 운운 하시는데,(살짝 기분나쁠뻔 했다는 ~)
택시에서는 정말 소설 같은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글의 장소는 강남 한신포차 앞이었고, 그 청년의 이름은 권모군이라고만 밝혀둘게요.
그때(문자왔을때) 혹시 이 청년이 안오면 어떡하나 싶어 그 아가씨 핸펀으로 온 문자에 찍힌 이름과 번호를 잘 적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전화번호와 실명도 함께 알고 있지만 그건 절대 적을 수가 없는 거니까 밝힐순 없는 거구요.
그리고 그 아가씨가 가자고 했던 목적지는 청담동 박대감 건너편이었습니다.
이제 의혹제기에 대한 해소가 좀 되셨으리라...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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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새벽 5시 무렵, 한신포차
앞에서 청춘남녀가 제 차를 세웠습니다.
청년은 아가씨를 배웅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착하는대로 전화해~ 바이~바이~"![]()
손님에게 행선지를 물으며 뒤를 돌아보는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 미모를 갖춘 이 아가씨, 행선지를 말하는데 상태가 장난이 아닌거였습니다.
얼마나 마셔 댔는지 술이 이 손님을 70~80%는 삼켰다고나 할까?
하여간 그랬습니다.
목적지가 그리 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5분도 안돼 목적지에 도착한 저는 손님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님, 다 왔는데 골목 있으면 얘기하세요. 골목안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없는 겁니다.
"어라~"하며 뒤를 돌아다보는 순간, 그 손님은 뒷좌석에 완전히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저는 차에서 내려 아가씨를 여러차례 흔들어 깨웠습니다.
그런데 이 아가씨 어찌나 심하게 끊겼던지...전혀 반응이 없습니다.
남자 손님들도 이런 취객을 태워본 적이 없던터라..정말 난감했습니다.![]()
그 상황에 화가 날 법도 한데, 이상하게 화도 안나고..도리어 안심이 되는 겁니다.
"불량기사 안 만나서 다행이란 생각...만 들더라구요.."![]()
그 아가씨 옆에는 명품으로 보이는 손가방과 최신형 핸드폰이 놓여져 있었으니..아무래도 더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대략난감(?)에만 빠져 있을수 없었던 저는 근처 파출소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날따라 파출소안에는 웬 취객들이 그리도 많던지...저는 명함도 못 내밀어 보고 밀려 나와야 했습니다.![]()
파출소 앞에서는 두 개 팀이나 내 택시를 향해 손짓을 하는데도...손님을 태울수가 없었습니다.
돈 몇 푼 더 벌어보겠다고, 매정하게 그 아가씨를 파출소 앞에다 버리고 갈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난감할때쯤 어디선가 문자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조금전 아가씨를 태워보낸 그 청년이 보낸 문자였고, 저는 그 청년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좀전에 태워보낸 아가씨, 지금 기절해 있어요. 빨리 와서 안데려가면 파출소에다 버리고 갈거예요..."
안 온다고 할까봐 괜스레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청년은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잠깐만요~, 금방 갈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 청년은 늑달같이 달려와 제 택시에 타고는 처음 아가씨가 가자했던 곳으로 가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가씨 옆에서 계속 흔들어대며 깨웠습니다.
그런데 이아가씨 내가 그렇게 흔들어 깨울땐 꿈쩍도 안하더니만, 오빠가 몇 번 흔들지도 않은것 같은데 금세 깨어났습니다.
그러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이러는 겁니다.
"오빠가 여기 왜 있어? 어, 나 태워줬잖아, 그런데 여기 왜 타고 있어?"![]()
필름이 끊겼으니 그 사연을 알리가 없잖겠습니까?
가만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 참에 장난좀 쳐 볼까 하는 생각까지...
그래서 저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빠가 여기 왜 있긴? 아가씨가 아까 오빠 보고 싶다고 울고불고 했잖아요. 그러면서 오빠를 데리러 가자고 그랬으니까 데리고 온 건데, 기억 안나요?"(속으로 한참 ㅋㅋㅋㅋㅋ)![]()
전혀 기억이 있을리가 없는 이 아가씨...
계속 "미치겠네, 정말 미치겠다~" 이 말만 합니다.
그런데 그 청년은 내가 한 말에 기분이 업 되었던지, 실실 웃으며 아가씨에게 이럽니다.
"있다가 너 술 다깨면 오빠가 얘기해줄게~ㅎㅎ"![]()
그래도 계속 아가씨는 "미치겠다"만 연발합니다. 아마도 그리 보고 싶었던 오빠가 아닌듯한 느낌...
정신을 어느정도 차린 아가씨는 몸을 못가누고 휘청거리면서 고급 빌라로 들어갔고 청년은 다시 제 택시를 타고 한신포차 앞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아침에 쟤, 출근해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아니, 그런 줄 알면서 어쩌자고 술을 그렇게 많이 먹였어요?"
"제가, 먹인게 아니고, 여친의 친구들이 짖궂어서 그렇게 먹인 거에요. 그리고 제가 일하는중이라 못바래다 준 거구요. 그런데 여친이 친언니랑 둘이 사는데, 그 언니가 굉장히 무서워요...그래서 언니한테 혼날까봐 걱정이에요"
묻지도 않은 말까지...그리고 연이어..듣게된 충격의 마지막 한마디..
"그래도 여친, 굉장한 부잣집 딸이에요...."
그 청년의 마지막 한마디를 들으며 저는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부잣집 딸이라고? 진작 말해줄것이지...차비나 제대로 받을걸ㅎㅎㅎ"
그날 청년에게 받은 차비내역은 이랬습니다.
(아가씨 손님) 한신포차~아가씨 집 *4,300원
(아가씨 집 근처)~파출소 *메타기 안누름 *결국 무료
(청년을 태우고)~아가씨 집거쳐~한신포차까지 8,200원
그나마도 청년 내리면서 돈이 조금 모자란다고 미안하다며 12,000원만 달랑 주고 내렸다는~
그날의 일을 이리도 상세하게 기록할 수 있는 건 특별한 하루였던 터라...일기장에 고스란히 적어두었기 때문이랍니다...
지금도 취객 아가씨들을 가끔 만나게 되면 그 아가씨가 생각나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