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기다렸다는듯이 쿵쾅쿵쾅 거리며 병구의 침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놈이 앉아있는 침대 옆자리에 턱 하니 앉았다
젠장.. 다리 아파 죽을뻔 했네...
"우리 아빠한테 말하지마라...."
"나는......"
"뭐가?"
나아쁜 새끼..
"차라리 확 차고 가지..재수없게 맨날 홍길동처럼 사라지냐? "
"...................................."
한쪽 손은 혜민언니 말대로 굳어가고 있는지 움직이지도 못하고
다른 한손으로 꾸역꾸역 밥만 쳐먹고 있었다
식판은 지멋대로 움직이고
불편한지
중간중간 병구는 성질을 냈다
"뭘쳐다봐? 밥먹는거 쳐다보면 재수없어.."
"새꺄...니가 더 재수없어..."
" .............."
"내놔~"
모르겠다
순간적으로 병구의 오른손에 붙들려 있는 불쌍한 숟가락을 빼앗았다
놀래서 쳐다보는 병구
"뭐..뭐야?"
한숟가락 가득히 밥을 올려놓고 위에 김치를 얹힌다음
병구의 입에다 들이밀었다
"입벌려..."
" ? "
"아 팔부러져...후딱 벌려.."
강제로 쑤셔넣는 내 힘에 여지없이 입이 열리고
밥한뭉텅이가 녀석의 입으로 들어갔다
병구는...
밥을 먹여주는 내내..
나에게서 시선을 피하고만 있었다
다 먹고 난 후...
피곤하다며 누워버린 병구 옆에서서
계속 병구의 왼쪽 손을 주무르고 있었다
"소용없어... 가...."
"시끄러... 닌 니맘대로 니 생각만 하고 맨날 사라져버리는 싸가지 없는 놈이지만
난 졸라 착해서 내 맘대로 못가..."
"누가 가지말라그랬냐?"
"그래... 지금.....지금 니 눈이 가지말라고 애원하는거... 넌 안보이냐?"
2시간동안... 계속 병구의 팔을 주무르고 있었다
잠이든듯 하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서 깨고...
또 다시 잠이들다 또 깨는 병구..
그제서야 내게 시선을 향한다
"뭘 자꾸 쳐다봐 .. 쪽팔리게..."
"니 얼굴... 안잊어먹게..."
"시끄러.. 이제 니말 안믿어..븅신아"
피식 웃는다
"그대로네...."
" ? "
"내가 그린 니 얼굴... 그대로라고.... 하나도 안변했네...."
"한달밖에 안지났어 븅신아.... 그동안 성형수술이라도 할줄 알았냐?"
"이젠 눈감아도 니가 보여.... 이젠... 평생 눈감아도 너 볼수 있겠다...."
"븅신.. 돈벌어야지, 왜 평생 눈을 감고 있냐? 아휴.. 또라이같은넘...."
"유미야... 좋은 사람 만나라... 나 없어도.......그냥... 빨리빨리 잊어먹어...
너.. 3초머리잖아....킥킥... 그니까 ...."
"시끄러워.. 잊던지 말던지.. 죽이던지 살리던지.. 내맘이야... 그딴소리 한번만 더해...아주..
이 베게로 니 숨통을 끊어 놓을테니깐..."
"아씨.. 열라 무섭네... - - ;;"
농담을 하는건지 진담으로 하는건지..
병구는 자꾸 죽는다는 얘기를 했고...
그래도 다행인게
병구는
계속적으로 웃음만은 잃지 않았다
내가 와줘서 일까?
또 오버일까?
날 보자마자 아버지한테 말하지 말아달라는 녀석의 말에 부장님과의 약속이 생각났다
퇴사하는날... 마주친 병구 아버지....
이미 병구의 병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던 부장님...
"그 녀석... 날 닮았어 지금은 그렇게 가버렸지만 분명히 다시 돌아올 놈이야 유미씨....
미안한 부탁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는 안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식에 대한 내 이기적인 생각만 우선시 되네...
다시 돌아오면...꼭 붙잡아달라고....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그래 줄수 있겠어?"
아무말도 못하고 뒤돌아버리고 말았던 나...
아무튼... 지금.....
병구의 얼굴을 한달만에 마주하는 순간.....
난 녀석을 구어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대로 내비둬서는 안될거라는 생각을 했다
문앞에 서있을때...
간간히 눈치를 보며 날 쳐다보는 눈빛을..
난..
잊을수가 없기에..
거의 일주일 간을
완전히 폐인생활을 해가며
병구의 병실에 기생하고 있었다
실실 쪼개며 자다 깬 내 모습을 쳐다보는 병구
"뭘보냐?"
"너 코 디럽게 시끄럽게 군다...아호"
"지느은~~"
"야.. 침좀 닦아라..아휴..... 너랑 결혼하는거...나 생각좀 해봐야 겠다..아효..."
- - ;;;
그렇다..
우린 일주일간
동침하면서..
볼것 못볼것 다 보였다
제길..
근데 이쉑끼 아침부터 왜 태클이야.. 두글라구 - - #
"병구야..."
"왜?"
"우리.... 바다갈래?"
당황하는 병구..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왼쪽팔은... 움직이기 힘들었다....
운전하기 힘든 병구...
"븅신...쫄기는... 짠~"
난 자랑스럽게 지갑을 꺼내 나의 멋진 1종보통면허증을 병구의 눈앞에 보여줬다
피식웃는 병구...
"우리 마누라 짱이다! 아싸~"
하며 갑자기 병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대고 난리도 아니다..
지나가던 간호사 픽픽 웃음을 터뜨리고...
아후 쪽팔려...
병구 예쁜 옷 입히고
나도 오래간만에 예쁘게 분장(?)도 하고
그리고...
근처 분식집에서 김밥도 두둑히 싸고...
많이 약해진 병구를 위한 휠체어도 트렁크에 싣고
자~ 바다로 출발~~~~~~~~~~
꺄~~~~~~
병구도 무척 신이난 모양이다
예전부터 그렇게 바다타령을 했었는데...
E오빠는 풍각쟁이야~~
여전한 병구의 벨소리.. - -;;
"여보세요? ..........어! 유빈이구나? 응.. 좀 나아졌어... 그래...응....응...유미? 바꿔줄까? 잠깐만..."
핸드폰을 내미는 병구
"왜?"
"야 저번에 너가 우리 자기 만나는거 빵구냈잖아 ! 오늘 점심 어떠냐?"
"안돼... 나 병구랑 지금 바다가기로 했어..."
"뭐? 바다? 와하하하 우리도 가자..."
"뭐야....병구랑 오붓하게 둘이 갈거야..."
"아씨.. 오늘 우리 아가도 회사 쉬는날이라 널널하단 말야...
가서 방해 안할게 데꾸가 데꾸가....아 응? 응? 우리가 회 쏠게..."
으씨...빈대같은 넘...아후..
어쩌지 병구야?
하는 표정으로 병구를 보니..
"같이가자.. 재밌겠네..^^"
결국..그렇게 해서..
내가 운전대를 잡은 병구의 택시에 두 인간을 더 태워야만 했다
# 집앞
택시를 끌구 유빈을 데리러 집앞으로 가는데...
"야.. 너 면허 따고 처음 모는거지?"
"응"
"휴... 두렵다"
"시끄러워...까불면 확 박아버리는 수가 있어... - -#"
호들갑 떨며 입이 대빵 벌어져 나와있는 병구...
"니 자기는 어딨냐?"
"웅.. 지금 오는 중이래.. 이쪽으로 온댔어..."
"뭐야? 데릴러 간다 그러지이..."
"우웅... 니 운전 솜씨를 못믿겠데.."
"뭐? "
으씨.. 도대체 뭐야 그여자?
겅시렁 대고 있는데...
"자기야~ 여기야아~~~~~~~~"
사이드미러를 통해 달려오는 그 자기를 봤다
헉......
나리?
유빈의 자기가..나리?
나리가 자기?
"뭐냐?"
"놀랬지 놀랬지 놀랬지?"
아주 갖은 꼴깝을 다 떠는 유빈.. - -;
이에 반에 쑥스러운듯 미안한듯 내 눈치 보는 나리..
"말할라고 했는데엥... 그니까앙..."
"됐다 이뇽아 - -;"
"와우~ 두분 참 잘어울리시네요~"
신이난 병구..
문지혜언니가 나리의 사촌이라는거..
병구는 아주오래전에 잊어버렸다
으그..
나보고 3초머리라더니..
지는...아효... - - ;;;
동해로 떠나는 내내 유빈의 애교작전은 한껏 토해 내고 싶을 만큼 역겹게도 날 괴롭혔고
잔뜩 신이나서 바깥세상을 구경하느라 신이난 병구는...
그들의 닭살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닭살 커플들의 짓
유빈 : 자갸~ 배 안고파?
나리 : 괜찮앙.. 그러지마앙... 유미랑..병구씨가 비웃어엉..
유빈 : 아앙 ~ 괘안아 우리아가~ 우리 아가 귀염둥이 목소리 꺄악~ 넘 귀여워~~~
나리 : 오빠앙~
이건 유빈대가 아니다
저건 미친넘이다
저게 내 오빠라고?
천만의 말씀..
난 저눔 모른다
문제는 텍스트 상으로는 둘다 토할듯 재섭지만
나리는 말투만 저럴뿐
애교떠는게 아니고 무뚝뚝 그자체였으니까...
예전얘기 꺼내는거 그다지 반갑진 않겠지만
혜민언니가 저렇게 애교를 떨어댈때
유빈은 늘 지금의 나리처럼 무뚝뚝하게 받아주곤 했는데...
유빈은..
드디어 제대로 된 짝을 찾았나보다..
나리의 무뚝뚝함도..
말투에 묻어나는 애교스러움이 유빈을 이미 100% 녹여놨으니..
"나리야... 너참 대단허다..에거..쯔쯔쯔"
"뭐얼~ 귀엽잖아앙... 크크크"
"야, 현유미.. 너 머냐? 어디 새언니될 사람한테 야..야..거려어?"
"무어?"
"우리 조만간 결혼한다.."
"얼씨구... 당장해라 당장해..꼴보기 싫으니 어서 분가해서 살도록 해라..- - ;"
"미쳤냐? 장남인데... 이제부터 우리 아가 깍듯이 모셔라..으잉?"
"저것도 오빠라구...에혀..."
깔깔 거리며 내 뒤통수에서 놀아나는 이 닭들과 한판 판을 벌여놓고 싶었지만..
성깔 죽이자..
그래..
나한텐 병구가 있지?
하핫
"병구야앙~~~~~"
나리말투를 표절하여 병구에게 help me를 외치는 나
"유미야..."
"우웅?"
"우리 저기 저...손님 태워갈까? 기사생활 5개월차로 보건데.. 저 손님 동해가는거 분명하다..응? 반값만 받아도...."
- - ;;;;
으휴.........화상..
그들의 깔깔소리는 여전히 내 뒤통수를 콕콕 쑤셔대고 있었고
난 이 눔들의 행각에
현기증이 나고 있었다..
- - ;;
ㅠㅠ
꺄아~~~~~~~~~~~~~~~~~~~~~~~~~~~바다닷
산듯한 봄바람이 우리의 기분을 한껏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신발을 냅따 집어 던지고 바다에 발을 적시며 그 닭살 커플의 대표적인 놀이 '나잡아봐라~'를 외치며 뛰노는 유빈과 나리..
- - ;;;;
이들은 다른 커플과는 사뭇 다르다
"아가야~ 내 손에 잡히면 물에 퐁당 빠뜨릴꼬야~~~~~~~~"
"꺄아~~~~오빠 싫엉.... 꺄~ 꺄~~~"
아 흐...
몸서리 쳐진다.. - - ##
한없이 넓은 바다를 두 눈에 모두 담으려는듯 신비스러운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함박 웃음을 짓는 병구
바람에 흩날리는 병구의 머릿결..
풋..
그러고보니 병구...
머리결 참 좋다...
에이...카메라라도 가져올걸..
이렇게 멋있는 병구..
사진 찍어주게......
"유미야~~~~~~~~앙~~~~~~` 살려줘~~~~~~~~~~~~~~ 엉"
저멀리서 유빈은 나리를 번쩍 들어올려 바다에 집어던질 기세다
"유빈아... 가차없이 던져버려...오케바리 잘한다.....앗!"
대뜸 외쳐대는 내 목소리에 나리의 날카로운 야림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매를 벌어요 아주...우.."
"머야 ? 누가 매를 맞는다거...."
"회 많이 얻어먹으려면 좀 사근사근하게 대해...오늘 나리씨가 물주라며"
병구...
이 쉐키는 누구 편이야? 에효... - - ;;
운전하고 오느라 찌뿌둥 하기도 하고... 허기도 지고 해서
싸온 김밥을 꺼내 병구옆에 앉아 아구작아구작 먹고 있었다
"먹을래?"
"아뉘... 회 많이 먹으려면 참아야지.."
"에거.. 이누마.. 너 회 첨 먹어보지?"
" - -;;;"
"난 머.. 이거 다 먹고도 거뜬히 회 먹어줄 수 있으니 먹으련다.."
쩝쩝대며 병구들으라고 더 맛있게 김밥을 입에 쳐 넣고 있었다
줄곧 바다만 보며 못본체 하던 병구
곁눈질로 쳐다보니
목구멍으로 침넘어가는게 아주 가관이다..
에이그..
자존심은...
"자기야~앙 하나 먹어봐...앙~ 웅?"
결국은 내가 져주며 또 한번 나리 흉내를 내며 병구 입에 김밥을 내민다
"야.. 닭살돋는다 허허..."
하더니 입을 여는 병구
나는 병구의 입에다 김밥을 쏘옥~~~~~~~~~~
넣어줄줄 알았지 요넘아?
김밥은 리턴해서 내 입으로 들어간다
"이씨..머야?"
어이없는 병구의 표정
"새꺄... 닭살을 왜 먹니?"
> ^ o ^ <
꺄.. 내가 드디어 병구를 한방 먹임
얼 쑤우~~~
"씨.. 하나 줘봐봐...."
"자기야앙~하나만~~~웅? 이케 하믄 줄게..."
"...................씨.. 안먹어"
"먹지 마라~~~~~~~~~"
* ^ ^ *
차마 닭살짓은 못떨겠는지 또다시 바다를 쳐다보며 한숨쉬는 병구
불쌍한척 해도 안줘 임마 ! ! ! !
더 요란스럽게 쩝쩝 대며 김밥을 열라 맛있게 먹어대는 내 모습...
오만가지 인상을 다쓰며 바다를 바라보는 병구
"왜? 바다가 보기 싫으니? 왜 그렇게 인상을 쓰며 쳐다보냐? 바다 기분나쁘게..."
"............."
짜씩... 단단히 삐졌다
"유미야~~~우리 저녁시간 맞춰서 다시올게.. 니네 끼리 놀아라~~~~~"
유빈의 외침과 함께 둘은 우리에게서 더 멀리 달려간다
사람은 둘인데..... 달려가고 있는 발은 두개..
유빈에게 안겨있는 나리의 행복한 비명..
" 꺄악~~~~뛰지마.. 무서워........"
"에이 우리 아기 하나도 안무서워....오빠 믿지? 음? "
확 자빠져라...이 넘뇽들아.. - -;;
김밥맛이 뚝 떨어졌다
에효..
내 한숨소리를 들었는지 물끄러미 바라보는 병구...
내가 무거운것도 무거운것이지만
더이상 팔에 힘이 없어 날 안아줄수 없는 병구의 미안한 표정........
"아효.. 나리 쟤 얼마나 무거운데.. 이제 유빈이 오늘밤 잠 다잤다..아효..아효..."
나.....괜스레 병구기 미안해 하지 않도록 하려고 나름대로 신경써서 한 말...
그러나...........
"김밥 줘........."
단 세마디로 날 또 무너뜨리는 병구.....
"그래 이누마..다 쳐먹어라...."
먹다남은 김밥을 병구에게 다 주고 바닷가 가까이로 갔다
그렇다
난 삐졌다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일렁이는 파도에 피해보려다 옷도 적시고...
아주 혼자서 재미있게 놀아보려고 했으나
그다지 재밌지만도 않았다
나.............
삐졌으니까...
아직은 바닷물이 참 차갑다
이내 지쳐서 사장에 앉아 넓고 넓은 바다를 보며 숨을 깊게 들이마셔본다
후우......
그나마 바다는 내 맘을 알아주나보다....*^ ^*
그래.. 나도 너처럼 넓은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병구에게 삐진 마음을 넓은 바다처럼 이해하기로 한다..
아후.. 나 왜이렇게 착한거야....아휴....아휴....
그때..
인기척이 들리고...
뒤를 돌아보니...
쭈빗거리며 서있는 병구의 어눌한 표정....
그리고....
"자.....자기..야....... 화.. 화났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