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밑천이 슬슬 떨어져 가는가 보다.
또 군대에서 있던 얘기를 하는걸보니......
오늘 낮에 친구와의 대화중에 모내기 얘기가 나왔다.
내가 처음 모내기를 한 곳은 군대에서 였다.
전방에서 근무를 할때는 몰랐는데 후방으로 이동하고 나니
대민지원이라고 해서 부대근처의 농사일을 도와주는게 있었다.
정말 우리 부대 근처에는 젊은 사람이 없어서
군인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도저히 영농을 할수가 없는실정이다.
중대장이 중대원을 집합 시키고 농사를 지어본 사람
손들라고 했다.
당연히 난 손을 들었고 나의 외모가 농사꾼과 어울리는지라
당당히 뽑힌것 까진 당연하다.
하사관 학교를 졸업하고 첫 휴가에 집에서 밥상을 받았는데
난 기름이 자르르한 쌀밥이란 말을 그때 제대로 실감 할수가
있었는데.정말 밥상에 놓인 밥에 짜르르한 기름이 흘러내렸다.
그때의 그 느낌, 상당히 오랜 세월 군대 생활 내내 남아있었다.
난 오늘 대민지원 나가면 그런 밥상을 받을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콧노래를 부르며 마을로 갔다.
논에 들어갔다.
모를 왼손에 쥐고 열씸이 심고 있는데 농부가 물었다.
"군인아저씨는 모를 이상하게 잡네요?"
그 말 듣고 보니 다른 사람은 다 손끝이 땅을 보고 있고
나만 손끝이 내 몸을 향하고 있었다.
순간 내가 잘못했구나 하면서도 처음 해본다곤 할수 없어서
"우리 동네선 이렇게 해요"농부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내 모습이 농부 같아선지 돌아선다.
그런데 불과 몇분후 나의 거짓은 드러났다.모가 뜨기 시작했다.
내가 고참인걸 눈치챈 농부는 내 심기를 안 건드리려고
"저 줄을 잡아 주시면 안될까요"
가만 보니 논가에서 줄을 잡고있는게 편해 보였다.
그런데 줄 잡는것도 장난이 아니였다.
"노래나 부르고 있으면 않될까요?" 쫄병들 환호성!
맘씨좋게 생긴 농부 아저씨 "허허허 그러시지요"
논뚝에 퍼질러 앉아서 막걸리 한잔 쭉하고 목청을 뽑아댔다.
쫄병들아 한잔해라! 분대장님도 한잔 하시죠!
아저씨도 한잔 하시죠! 군인 아저씨도 한잔 혀요!
술이 오르니 노래는 더 잘나오고 노래 부를때 마다
술잔은 돌아가고........
모내기를 마치고 부대로 돌아가려고 일어서니
다리가 휘청휘청! 넓은 길에서도 흔들리는데
좁은 논둑길을 어째가누!
가로세로 줄 맞추어 잘 심어논 논으로 엎어졌다.
술취해 엎어지니 얼마나 당황하겠는가?
서둘러 일어나니 뒤로 자빠지고.... 엎어지고 자빠지기 수차례!
논은 엉망이 됬다.
다음날 중대장 나를 부르더니
전날 사건 보고 다 들었다며 제대하는 날 까지
대민지원 중단이란다.
ㅎㅎㅎ1년에 두번! 봄,가을에 나가는 대민지원을 중단한다는데
봄엔 이미 마쳤고 가을전에 제대하는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담
순진한 우리 중대장, 별은 달으셨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