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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노자이야기4

렌시오약사님 |2003.05.22 01:04
조회 13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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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노자 이야기7

세월이 많이 흘러갔다.
그동안 광로는 백씨 처녀에게 장가들어
아들 삼형제를 두었다.

큰아들이 變韶(변소)요 둘째가 致韶(치소) 셋째가 之韶(지소)다.
비록 외손이지만 무남독녀에게서

이렇게 손자가 셋씩이나 생기니
백진사는 흐뭇하기만 했다.

광로는 혼인 후에도 자신의 내력에 대해서는
자물쇠로 봉한 듯이 입을 다물고 살았다.

그러나 백진사는
그가 중죄인이거나 아니면 계유년에 난을 피해

숨어든 서울 양가의 자손이라는 것을 짐작으로 알 수 있었다.
가끔 그가 중얼거리는 싯귀절을 은연중 듣고 나서는
그 짐작이 맞다는 것을 확신했던 것이다.

몇년동안 그가 집에 와서 일하는 모습이며
하는 행실은 근실하기 말할 수 없었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맨 늦게 잠자리에 들었으며
그가 온 뒤로 집안 살림이 더욱 윤택해졌다.

굳이 말하지 않는 그의 내력을 캐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동네 사람들이 어디서 저런 복덩어리가 왔느냐고 물으면
그냥 먼 친척집에서 일하는 아이를 데려 왔다고만 했다.

어느 날 부인에게 광로를 사위로 삼자고 했을 때
부인은 펄쩍뛰었다.

근본도 모르는 머슴을 사위로 삼자고 하니 기가 막혔던 것이다.
그러나 몇년동안 광로를 지켜본 백씨부인도
차츰 광로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백씨 딸도 광로가 마음에 든 듯 사뭇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백진사네가 그를 사위로 삼기로 하고
광로의 의중을 물어보았다.

그러나 광로는 한양에 두고 온 부인이며 어머님이 어떻게 된 줄도 모르고
낯선 곳에서 홀로 장가를 든다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한양에서 결혼한 성씨 처녀와의 한때가 아직도 생생하였던 것이다.
어머니는 또 어찌되셨을까?

신분을 숨기며 살고있는 광로는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 할만한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가슴 답답한 세월을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몇 년을 그렇게 지내고 나니 광로도 백진사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과거는 없었던 것이다.
죽어 흙 속에 묻혀서까지도 자신의 과거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백진사의 은혜도 갚아야 했다.

근본도 모르는 떠돌이 머슴에게
이처럼 과분한 은헤를 베풀어준 백진사의 뜻을 거스를만한
어떤 조건도 내세울 처지가 아니었다.

그져 너무 고맙고 감사할 뿐이었다.
그렇게 혼인을 하고 이제 세 아이까지 두었던것이다.

8편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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