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씻으러 화장실 들어간 남편의 문자를 봤어요.
늘 비밀로 잠궈 놓길래 궁금하던차에 대충 짐작가는 번호를 눌렀죠.
쉽게 알수 있는 번호였구요. 단순한 남편, 이럴때는 참 단순한것 같은데,
연애 5년차에 결혼생활 반년차.... 아직까지도 도통 남편을 알지 못하겠네요..
문자내용은 대략이래요.
회사의 상사가 남편에게 보낸 문자로
" 암튼, 병이야...둘이 사겨? 와이프가 있는데 그럼 못써~~ " 라는 농담만 진담 반의 문자내용.
내용인즉,
남편과 같은 부서의 여직원이 둘이서 워크샵 준비로 고생을 많이했다고 했어요.
남편의 말대로라면 준비한것에 대한 격려를 다른 직원들이 본인한테만 하는것 같길래, 그 여직원도 고생했다면서 치켜준것에 대한 문자라고 했구요.
그 여직원 당사자도 문자를 보냈더군요.
"오늘 너무 고생하셨어요. 쉬지도 못해서 어쩌나..." 라고..
그리고 석연찮은건,
남편은 나에게 청평으로 다녀온다고 했었는데,
다른 사람을 통해서 청평이 아닌 해운대로 다녀왔다는걸 알게 됐어요.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거죠?
우리 신랑, 사람 참 좋아요. 착하고, 배려많고, 자상하고...
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다는 것이에요.
엄청 잘해요. 조건없이, 구별없이...
물론 나도 그거에 넘어가서 연애에 결혼까지 했겠지만,
지금에 와서 그게 독이 될줄은 몰랐어요.
신랑은 3형제의 차남예여.
고로, 나에겐 형님이 한명있구요.
형님... 결혼후 나에게 하소연이 많았어요.. 시집살이를 톡톡히 한듯해요...
그때마다 울 신랑이 나서서 도와주고, 챙겨주고.. 시어머니 말려주고... 등등
형님의 말을 들어보면, 아주버니보다 더 잘한듯했구요. 형님 말로도 울 신랑이 엄청 챙겨줬다면서 울 신랑을 좋아한다고 말하네요.. 물론, 가족으로써 좋아하겠지만, 석연찮았죠.
형님의 말에 의하면, 하루는 도련님 방에 들어가서 나와 울 신랑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 동서는 참 복도 많지..전생에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 저런 남자와 결혼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는 말을 나에게 하네요...참...
평소의 형님 얘기를 들어보면, 본인의 남편 보다는 내 남편에 대한 칭찬과 관심이 더 많아요...
이해할수가 없네요..
그런 성격의 사람인것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지금에 와서 자꾸 화가 나는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난 착각속에서 이 남자를 만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사람에게 똑같은 배려를 하는 사람인데, 나 혼자만 오버센스였다는 생각이 한없이 들어요.
대학때부터, 그런 착각때문에 신랑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 뿐이 아니였죠.
문자를 본후 치밀어 오는 화를 참을 수 없어
당장 따졌지요..
그랬더니, 다른 사람의 말만 보고 자기를 오해하는것에 대해서 화난다고 신랑이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대체 머리에 머가 찼느냐는 말을... 6년 알아오면서 감히 나에게 그런말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그런말을 하더군여... 충격...
지금까지 물론, 남편의 그런 성품을 자제시키느라 싸우기도 많이 싸웠어요.
아니, 일방적으로 토로했죠.. 지나치게 자상하지 말라고...여자들 착각한다고..
그치만, 그건 나의 말 뿐이였죠..
내가 너무 지나친건지...
아님, 그런 신랑의 어쩔수 없는 성품을 그냥 둬야하는건지..
도대체가 알 수 없네요..
머리가 복잡해요..
궁금해요. 직장에서 자상한 상사를 보면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나요? 유부남인데도 말이죠..
그 여직원이랑 연락도 자주해요. 쉬는 날 집에 있을때도 업무상 질문있다면서 전화를 하더라구요.
늘 회사에서 마주치고, 같이 일하고...할텐데,
나와는 퇴근후 1시간도 채 얼굴 맞대고 있는 시간이 없는데,
자꾸 이상한 생각만 들고, 화가 나요...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