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간접 영향을 받아 많은 비가 내릴 거라는 기상대의 예보가 적중을 하였는지 어젯밤
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침이 되어서도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수확을 앞둔 농작물은 큰 피해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마음
입니다 만 그러나 어쩝니까 저의 힘으로 내리는 비를 그치게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사실 감자 같은 경우에는 비를 맞으면 바로 썩어버리기 때문에 수확을 할 수 없고 적기에
수확을 하지 못한 농산물은 제 값을 받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또 그 땅에 다른 작물을
파종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농민들의 걱정 만 늘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몇 년 전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여기저기서 양수기를 이용하여 지하에서 물을 퍼내 모를 심
느라 야단이었는데 금년에는 그런 걱정은 없어졌다고는 하나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이 적은
것만 못하다는 옛말이 있듯이 비도 적당히 내리면 좋으련만 그러나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가 내린다고 해서 우편물 배달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저의 과장님께서 “지금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기상대의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도 많
은 비가 더 내린다고 하니까 과속운행은 삼가 하시고 특히 위험한곳은 절대로 가시는 일이
없도록 안전운전에 신경을 쓰셔서 한 분도 다치거나 불상사가 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여
잘 다녀오십시오!“ 하시는 말씀을 뒤로하고 우체국 문을 나섭니다.
시골마을로 가는 도로는 미쳐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한 빗물로 인하여 도로 곳곳이 물웅덩이
로 변해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린 비가 폭우는 아니었는지 흐르는 물이 흙탕물은 아니고 맑은 물이 흐
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늘의 첫 번째 우편물 배달을 할 전남 보성읍 쾌상리 자세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빗줄기가 서서히 가늘어지기 시작하더니 약한 이슬비 정도로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시골마을은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자세마을의 우편물 배달이 끝이 나고 다음 마을인 평촌마을로 이동을 합니다.
평촌마을로 이동하는 길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서니 왼쪽으로 잘 가꾸어진 차밭이(녹차나무)
저를 반깁니다.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무심히 지나다니던 차밭이었는데 오늘따라 차나무가 무척이나 싱그러
워 보여 다시 한번 차밭을 보니 잡초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참! 잡초가 하나도 안 보이네 정말 차밭 관리를 잘 하였구나!’ 하면서 고개를 약간 돌리는
사이에 그만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가 넘어지면서 저의 몸은 밭둑으로 쳐 박히고
말았습니다.
“아이고! 이것이 웬 날벼락이냐! 어젯밤 꿈자리도 나쁘지 않았었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거 보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무슨 창피냐?’ 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얼른 일어서서 우편물
을 살펴보았더니 오토바이 적재함에 덮개가 씌워져 있어서 우편물은 밖으로 퉁겨져 나오지
않아 우편물은 젖지는 않았는데 저의 몸이 밭둑으로 쳐 박히는 바람에 비옷이 완전히 흙으
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조그만 물웅덩이에 앞바퀴가 빠져 넘어진 채 시동은 꺼지지도 않고 붕붕
거리고 있습니다.
‘에이 이거 무슨 꼴인가? 왜 차나무를 도로 가에 심어서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 거야?’
하는 생각을 하였다가
‘아니 이 마을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길 가운데에 웅덩이를 만들어
놓고서는 아직까지 고치지도 않고 사람이 다치도록 해 놓은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선 오토바이를 세워서 길 한쪽으로 세워놓고 비옷을 벗어서 길옆으로
흐르는 물로 비옷에 묻은 흙을 닦아내고 장화도 털어 내는데 무릎 근처가 쓰라립니다.
그리고 어깨 쪽에도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넘어지면서 손바닥도 벗겨져서 쓰라리기도 하고
‘이것이 무슨 난리냐?’ 하는 생각을 하니까 가면 갈수록 화가 나는 겁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래도 다행이다! 이렇게 길옆으로 물이라도 흐르고 있어서 마을로 들
어가지 않고 여기서 씻을 수가 있는 것이!‘ 하고 생각을 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사실 차나무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차나무는 몇 년 전부터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었는데
또 도로는 무슨 죄가 있습니까? 도로에 시멘트 포장을 한지가 상당히 오래되어 여기 저기
패여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주의를 하지 않는 제가 잘못이지요.
그런데도 차나무에게 원망을 하였다가 애꿎은 마을사람들에게 원망을 하였으니 제가 생각을
해 봐도 웃음이 나올 수 밖예요.
특히 오토바이는 몸이 모두 노출이 되어있는 관계로 넘어지거나 부딪치면 언제나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비 오는 날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시선을 앞을
보지 않고 차밭으로 향하였으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여러분 운전할 때는 절대 딴 생각하지 맙시다.
그래서 안전하자고 이 연사 강력히 주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