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가 비기독교인이라는 것을 밝혀두겠다.
재수없게도 고등학교 때 미션 스쿨에 걸려서
고등학교 시절 내내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것이 한처럼 남아
오히려 반기독교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미리 밝혀두지 않으면 대화조차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밝힌다.
거두절미하고 말해보자.
지금 피랍되어 있는 사람들이 잘 못한 것은 맞다.
그런데 그게 죽어도 좋을 짓은 아니었다.
탈레반이 이슬람의 엄격한 잣대와 율법을 들이대면서
사람 목숨을 가지고 노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니들이 이슬람 사원에서 찬송가부르고 거기에 맞춰 춤췄으니까
그런 무례하고도 무식한 짓을 했으니 유서도 써놓고 갔겠다 죽어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유서를 썼다고 그것이 죽을 각오를 한 것이라니.
유서를 자살할 때만 쓰나?
나도 내가 쓴 유서를 가지고 있다.
중학교 때 학교 과제로 쓴 것부터 시작해서, 내 스스로 쓴 유서도 몇장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 차에 치여 죽을지 모르고
언제 내가 있는 사무실이 불타서 죽을지 모르는
이 알 수 없고 위험요소 가득한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지금 당장 죽어도 좋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위험할 수 있으니까, 내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남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기 위함이고,
그 무엇보다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내 자신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함이다.
피랍된 사람들이 유서를 남기고 아프간에 간 것은
'나는 지금 아프간에 죽으러 갑니다'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위험한 곳에 가니 혹시 모르니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갑니다'라는 뜻이란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협상 자체에 반대란다.
협상의 성립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현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그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느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란다.
지금 벌써 두 사람이 죽었다.
그러면서 다시 협상에 대해서 물으면 그래도 협상은 반대란다.
그럼 협상불가 선언을 해서 남은 사람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느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란다.
끝없는 도돌이표다.
도대체 네티즌들은 원하는게 무엇이란 말인가.
피랍되어 있는 사람들은 구금 되어있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한 벌을 받은 것이 아닌가.
우리 나라로 치자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가 되어 감옥에 갇히고 있는 것이다.
왜 전세계적 민폐라면 먼저 풀려난 이탈리아 기자를 욕하지 않는가?
죽음을 각오하고 들어간 종군기자를 탈레반 포로를 다섯명이나 교환해서
우리 나라 국민에게 폐를 끼친 이탈리아 정부를 욕하지 않는가?
왜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하는 탈레반보다 피랍된 사람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많은가?
피랍된 사람들이 한 짓이 탈레반보다 더 악했는가?
언론이 네티즌의 여론을 못 읽는다고?
피랍된 사람들이 선교를 하러 갔다는 것은 이미 탈레반도 알고 있단다.
엊그제 친척들 모임 갔더니 인터넷 전혀 모르는 어르신들도
선교하러 간 것임을 다 알고 있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애써 봉사하러 간 것이라고 우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일단 정부는 협상을 하고자 나섰다.
어찌됐든 협상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언론의 태도는 어때야 하는 것인가.
기사로써 선교를 하러 간 것이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인가?
탈레반이 하는 언론을 이용해서 하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외교는 제스처다.
언론 역시 어찌됐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도록 정부를 도와야 한다.
그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무개념한 짓인 것이다.
협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선교하러 간것이라고 밝혀서 좋을 것이 무어냐는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벌써 두 사람이 죽었다.
어찌됐든 협상은 진행되고 있지만 벌써 두 사람이 죽었고,
남은 사람들의 앞날도 어둡기만 하다.
벌써부터 돌아와서 하나님 찾으면 화가 날 것 같다는 네티즌들도 있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 무엇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미리부터 비난을 퍼붓는가.
남은 사람들이 살아 돌아올지, 아닐지도 모르는데,
이런 상황에서 네티즌이 원하는 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피랍된 사람들은 살아 돌아와야 한다.
어찌됐든 생명은 중요한 것이니까.
일단 돌아와서 교회를 팔든, 교회 헌금으로 내든, 사과를 하든 해야 한다.
하느님이든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알라신이든 천지신명이든 간에
무교라면 마음 속으로라도 일단 무사히 돌아오길 빌어주자.
일단 살아 돌아와야 사과를 받을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