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안에 있는 성환역에서 소중한 자전거를 도둑맞은 여인입니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려고
자전거를 하룻동안 자전거 주차장에 세워놓았는데
장례식이 끝나고 몇 시간동안 차를 타고 성환에 오자마자
자전거를 찾으러 갔더니
곱게 잠궈놨던 자전거 자물쇠(?)만 끊어져서 놔뒹굴뿐
자전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분홍이'라 이름 붙히고 애지중지하던 녀석이라 마음이 공허합니다.
사건 발생의 대략은 이러합니다.
8월 1일 오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부모님께서 차를 타고 급하게 내려가시며
저와 제 어린 남동생은 자리도 없고, 장례식장이 바빠서 짐만 될테니
8월 2일 기차로 내려오라고 하셨습니다.
8월 2일 12시 21분 부산발 기차를 천안역에서 타기 위해
오전 11시 20분 쯤에 자전거'분홍이'를 타고 성환역에 도착했고
역에 가까운 쪽 자전거 주차장에는 자리가 없기에 좀 멀리 떨어진곳에
자전거를 세우고 꽁꽁 잠궈두었습니다.
분홍이를 두고 동생과 역으로 들어가면서
두고가기 아쉬워 한번 뒤돌아봤는데
하루 전날 평소엔 잘 안 하던 자전거 세차를 깨끗하게 해뒀기에
반짝반짝 빛나는게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순간 혹시 누가 훔쳐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너무 삭막해진것 같다는 생각에 애써 떨쳐 버리고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혹시나하는 생각은 현실이 되었고 그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ㅠ_ㅠ
8월3일 즉 오늘 오후 6시 30분, 5시간 넘게 차를 타서 지친 몸을 이끌고
자전거를 찾으러 성환역에 가 보았지만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끊어진 자물쇠만 놔뒹굴뿐
분홍이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할머니 돌아가신것 만으로도 충분히 지치고 아픈데
분홍이 마저 가져가버리다니 눈물도 안 나오고
이건 뭐 실감이 안 나서 그냥 동생과 멍하니 서 있다가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말해주는
끊어진 자물쇠라도 들고 돌아왔습니다..
멍해 있는 얼굴이 영 안쓰러웠는지
아버지께서 괜히 역에 찾아갔다가 욕만먹고 돌아오셨습니다 ㅡ_ㅡ아버지 미안.
뭐 당연하겠지만 역쪽에서는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가짜 감시카메라나 하다못해 자전거를 잃어버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판이라도 하나 붙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을 떨쳐버릴수가 없습니다.
경고판 없으면 그런거 모르냐고 하시겠지만
저는 사실 누가 자전거를 가져갈 꺼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습니다.
자전거 주차장에 딱 주차를 해 놓으면 왠지 모든게 안전하다는
정말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요.
원래 현실감각이 좀 떨어져서 맨날 속고 당하기는 하지만
정말 이번만큼은 제 어설픔이 싫습니다.
역쪽에서는 그런걸 왜 여기와서 말하냐며
감시카메라를 역마다 설치하면
그 돈들 다 누가 낼꺼냐며 여러가지로
짜증내며 기분상하게 말씀하셨다는데
뭐 다 맞는 말씀이지만
아끼던 자전거를 도둑맞아 풀이 죽은 딸내미의
모습을 보고 마음 풀 곳이 없어 역쪽에나마 한번
찾아가보신 아버지의 마음이니 조금 이해하시고
참 딱하게 되었습니다..뭐 이런 말이라도 해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역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께는 딸들이 없는 거겠지요^-^
어쨌거나 제가 자전거를 도둑맞는 바람에
아버지와 역에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 마음만 상하게되니
더 속이 썩어갑니다.
제 자전거는 몇달전에 제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남 밑에서 일하시며
받은 첫 월급으로 사주신 자전거라, 또 처음으로 사 본 제 자전거라
저에게 정말 특별한 녀석입니다.
혹시 8월 2일 오전 11시 20분부터
8월 3일 오후 6시 30분 사이에
성환역 자전거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훔쳐가는걸 보신 분이나
혹은 주변에서 비슷한 자전거를 보신 분이 있다면 꼭 좀 연락해주셨으면 합니다.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이나 한번 써봅니다.
삼천리 자전거에서산 분홍색 몸체에 하얀색 바구니 회색손잡이와 의자,
그리고 뒤쪽에는 아이들이 앉을 수 있는 어린이용 안장을 설치한 정말
예쁜 녀석입니다. 뒤에 7살 동생을 태우고 아침마다 유치원에도 데려다 주고
같이 장도 보러 다니고 놀러도 다녔거든요..
산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누군가의 시샘을 받아
앞과 뒤를 연결하는 가로 축 (정확한 명칭을 전혀 알 수 없어서...ㅡ_ㅡ)
'삼천리 자전거' 스티커가 붙어 있는 자리에
은색 락카가 뿌려진 자국이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양이었지만 하필이면
하루 전날 자전거 세차를 할때 빡빡 문질러서 닦는 바람에
거의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ㅡ_ㅡ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냥 세차 하지 말껄..그랬으면 은색이 얼룩덜룩한게
보기 지저분해서 절대 아무도 안 가져갔을텐데.
앞바퀴를 감싸고 있는 부분에도 자세히 보면 은색 락카가 남겨져 있습니다.
오른쪽에 기아가 달려 있고
자전거를 살때 자전거방 아저씨가 특별히 부착해주셨던
거울이 붙어 있던 흔적이 손잡이 근처에 있습니다.
까만 플라스틱 반지를 낀것처럼 말이지요.
써놓고 보니 이거 원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 같습니다.
찾는다면 저는 정말 행복한 주인이 되겠지만
못 찾더라도 글이라도 써놓고 나니 조금 후련해졌습니다.
제 분홍이를 가져가신 분.
혹시 이글을 보신다면 돌려주시고
돌려주시기 싫으시다면 뭐 할 수 없지요.
대신 분홍이 뒷바퀴가 빵꾸 났으니 바람 넣어서 타고 다니세요.
제가 정신없이 장례식장에 가느라 뒷바퀴 빵꾸 난것도 모르고
막 달렸더니 바람이 거의 다 빠져버렸어요.
그냥 타시면 엉덩이가 많이 아프실거예요..
안장에 탔던 저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뒷바퀴 바로 위에 있는 어린이 안장에 탔던 제 남동생 녀석은
거의 울더라고요.^-^
그리고 그 녀석 어디가 아픈 건지 산 첫날 체인이 빠지더니 계속해서 빠져요.
동생 유치원에 늦었거나 정말 중요한 약속에 늦었을때에는
반드시 체인이 빠져서 끌고 걸어가야하거나
손을 까맣게 물들이며 체인을 고치거나 해야하니 조심하세요. (물수건 반드시 준비)
뭐 꼭 필요하신 분이 가져가셨다고 생각할테니
분홍이 아껴주세요.
저한테 돌려주시면 제가 더 아껴줄수 있지만..
그녀석 15만원짜리 빡빡 깎아서 12만원에 산거지만
알고보면 12억의 가치가 있는 녀석이랍니다.
자전거를 가지신 세상의 모든 자전거 주인 여러분,
자전거 조심하세요.
특히 전철역에 세워두실때 조심하시구요.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이글을 여기저기에 퍼뜨려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참 혹시나 해서 적어보는데 제 연락처는 yumeima@hanmail.net 입니다.
네티즌 수사대 여러분 부디 출동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전철역에 가짜라도 좋으니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주겠다는
대통령 후보는 없나요? 제가 1표 찍어 줄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