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위대하신 우리 가족의 브레인 파워를 소개한다.
그럼 먼저 우리 아버지?![]()
말이 필요없다. 전국 퍼센트로 치면 일의 자리숫자는 0이고, 소숫점 두자리의 퍼센트(%)로 표현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들어가기 힘든 대학교를 나온것도 모자라셔서 지금은 전문대학원이 되버린 그 '인기학과'를 3년 연속 입학하셨다.
1학년을 3번한게 아니라 심심해서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본다고 1학년 마칠무렵에 대입시험을 그냥 봤는데 또 합격하고, 그 다음년도에 2학년을 마친 직후에도 시험을 보시고, 그 '인기학과'에 또 합격하시고..그래서 그 학과의 입학증서가 3장이나 있으시다. 연속 3년 합격이라는 말이다. 지금도 왠만한 고등학교 교과목의 최고수준은 다 꿰고계시고, 그것도 모자라서 제2, 제3외국어 정복에 열중이시다.![]()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보단 못하지만, 마찬가지로 전국 상위권을 달리셨다. 서울안에 있는 모 대학을 나오셨고, 비록 수학같은건 잊으셨지만, 실생활 지식과 언어, 사회, 정치, 상식에 있어서는 아버지 못지않은 실력을 여태 가지고 계신다.
가족이 4명인 관계로 잘난 내 동생마저 소개하고저 한다.
잘난 내 동생?![]()
지금 고3이다. 수험생인데, 내가 했던거 만큼 공부 절대 안한다.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방금전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여기저기 뒤지던데 어디다가 돈쓸까 궁리하다가 식사관계로 나갔다. 서울의 상위 클래스 Top 10에 드는 대학중에 S대학교를 제외하고 자기에겐 기본도 안된다고 큰소리 뻥뻥치며 필자를 굉장히 무시했고, 지금도 하고있다.
성적은 전교 42%정도. 잘하는건 골빈소리를 주로 잘한다.
성격도 나보다 '약간' 더럽다. 내 동생만 아니면 엄청 욕처먹을 정도로 더럽다고 하겠지만, 가족이란게 뭔지 참..
그럼 하이라이트. 내 소개를 할까 한다.![]()
지금 모 '지방'대학교 1학년이다. 학교 생활에 만족을 못한탓에 근 2천명이나 되는 학교인간들 중에 친구라고는 학교를 때려치고 싶어하는 사람들(대략 5명 내외)외엔 아무도 없다. '지방'대학교란 이유 때문에 학교 이름을 제대로 밝히길 꺼려한다.
운동권 학생이될 뻔한 이후로 학교에 정을 더 못붙이고, 설상가상에 '지방'대학교를 다니는 탓에 집에서도 보는 눈이 곱지 못하다. 사족으로, 외할아버지께서 유명하신 교육자이신데다가, 친할아버지께선 약사이시다.
집안의 브레인 파워가 너무 강한탓에 혼자서 '두뇌적 박탈감' 을 많이 받고, 심지어 집에서 나오는 얘기 중에는
"저자식은 어떻게 된게 저모양인가?" 라는 투의 말을 한때 많이 들었다
보는눈이 곱지 못한탓에, 구박이 많다는건 기본.![]()
그럼 2002년 의 역사상 비극은 너무 긴 관계로 접고, 03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지금까지의 내 생활상을 늘어놓고저 한다.
Ep.1 - 03년 설연휴기간
대학 시험을 망친 후로, 그 점수를 받고도 꼴에 원서 3장을 10만원씩이나 주고서 제출했다. '가' 군과 '나' 군, '다'군 이렇게 3개의 군에 원서를 '하나씩' 넣는것이 가능하다. 발표가 하나씩 날때마다, 발표날 하루는 그냥 조용히 지내야 했다. 낙방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모자라 날짜가 정확히 기억나는 2월 7일과 2월 8일. 5만원을 더 들여서 강남의 D학원과 서울역(강북) J학원의 시험을 쳤다. 결과? 둘다 낙방.
평소에도 운이란게 작용하지 않는 정말 '재수도 없는 ___' 다. 설날이 정확히 1주일 후였다. 설 하루전날(15일 전후였던 듯 하다) 마지막 '다'군의 발표가 났을때 친가쪽 사람들이 전부 다 있었다. 결과는 '불합격이십니다. 대기번호 66번'.(지금 현재 다니는 학교다).
난 남들앞에서 그 '불합격' 이라는 쪽팔리는 단어'불 합 격'을 공개해야했다. 설 당일에 세배를 하는 그 순간에도 난 모든 가족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 비극을 지금도 생각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차라리 시험 끝난날 한강 갈껄.. 왜 살아가지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거지만, 수능 D-100일전에 난 칼을 한자루 사뒀었다.
시험 못보면 집에와서 찌르고 가려고. 솔직히 찌르긴 찔렀다. 근데 피한방울 안나왔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예전에 차에 치었을때 멀쩡할때부터 난 생각해봤다. 세상의 모든 '최악'의 경우는 다 겪기 위해 태어난 '방패막' 이 아닐까 하면서.![]()
설연휴 마지막날. 외할아버지댁에 갔다. 서울의 '3대 메이저' 대학의 정치외교학과를 다니는 1살 많은 누나가 있다. 난 기죽어서 아무말도 못했다. 세배할때도 역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교육자셔서 기분을 가장 잘 알아주셨다. 그러나 몇분이나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아버지와 외할아버지께서 대화하시는걸 들었다. 유난히 아버지께서 하시는 그 말 한마디가 귀에와서 화살같이 꽃혔다.
"거기가 무슨 학교인가요. 그래봐야 한낱 지방에 있는데.."![]()
그때 내가 부엌에 있었는데, 눈에 식칼들이 참 깨끗하게 반짝였었다. 차마거기서 사고치긴 뭐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후에 저녁식사를 하게됬는데, 외할아버지께서 손수 술을 따라주셨다. 난 따라주시는데로 다 받아마셨다. 그 울분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취기는 올라왔지만, 그럴수록 내 몸에 흐르는 피는 점점 끓었다. "이 수모를 겪자고 내가 살았나?" 생각하며.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아버지께서 한마디 던지신다.
"할아버지께서 한마디 하시더라. 집안의 가업을 잇는게 좋은데, XX도 그 '인기학과' 를 가야하지 않느냐고. 할아버지께선 점수나빠도 지방에 있으면 들어가기 쉬운줄 아시더라."![]()
불난집에다가 부채질하고 TNT를 궤짝으로 집어던져도 이거보단 나을꺼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것을.. 후속타를 치신다
"작은 할아버지께서 언젠가 할아버지댁에가서 이런말 하셨다더라. ○○서울대 등록 했대요? 작은 할아버지는 서울에 서울대학교밖에 모르시니까 그러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할아버지는 얼떨결에 그랬겠지 라고 하셨대."![]()
그냥 야구배트로 내 대가릴 박살을 내버리지 왜 살려놓고 이렇게 고문을 주나.. 그때 차안에 있었고 시속 120km/h 로 밟고 있었다. 문을 였었다면 완벽하게 죽을수 있었을텐데.. 난 지금 살아있는걸 새삼 후회한다.
Ep.2 - 설 1주일 후
대학교에서 전화왔다. "추가합격 하셨습니다."
우선 등록한다고 전화는 끊어놓고 한숨을 돌렸다. 메이저 재수학원도 다 불합격한 처지라서 남은게 없는데 차라리 나은듯 했다.
좀있다 돌아온 아버지께서 한마디 하신다
"대학생 됐다며? 한숨 돌렸겠다~? 짜식."![]()
내가 잘못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말이 별로 반갑지 않았다. 그날은 왜 그리도 씁쓸하던지..
Ep.3 - 2월 21일
동생이 머드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너무 오래한다 싶어서 (4시간째다.)
"그만하지? 고3이 너무한다야."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한마디 찌른다.
"지는 지방대 학생주제에 왠 J.R 이래? 삼수해라 이 G.S.K 야!
아 J.L 재수없어!"![]()
그러더니 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난 그년(죄송합니다. 처음 올리는 주제에 욕을 써버려서)을 죽여버리려고 했다. 잡아서 한대 쳤다.
솔직히 동생이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날로 난 영창신세를 졌을지도 모른다. 손을 뻗을때 주먹을 쥐고 날렸지만, 막상 여자인 탓에 손을 폈다. 여자는 때리지 않겠다고 했던 어린날 맹세했던걸 그날 깨버렸다. 여자인 탓에 일부러 얼굴은 치지 않았다. 어깨쪽을 주로 쳤다. 두대맞으니까 울었다. 나에게 기다란 쇠붙이를 집어던졌다. 처음에 칼인줄 알고 그냥 맞으니까 책갈피다.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이 더 압권이다.
"야이 G.S.K 야. 니가 뭘 잘났다고 날 치냐고!? 더 쳐봐! 이 짐승아!"![]()
더이상 칠 수가 없었다. 더 쳤다간 정말 무슨일을 저지를줄 몰랐기 때문에. 그래서 가만히 내버려뒀다. 방으로 들어가고 문을 닫으면서 한마디 한다.
"너가 내년에 나보다 좋은학교 가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
잘하는것도 없는게 나에게 그런소릴 하다니. 난 화가나서 주먹쥔채로 손을 날렸다. 방문에 내 손이 맞았다. 난 내 손목이 부러질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내 생각이었을까. 방문에 지름 15cm 정도의 구멍이 나버렸다.
내 오른팔은 이미 방문을 관통한 상태였다. 그날 어머니께 엄청난 잔소리를 듣게됐다. 내 오른손은 여러군데가 찢어져있었지만, 그때의 쓰라린 가슴의 통증에 눌려 아프지 않았다. 그때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시는거중에 유일하게 한 문장이 생각난다.
"너 조폭할려고 운동하니!? 힘자랑할때가 그렇게 없어!!
"
Ep.마지막 - 6월 14일 저녁식사시간
S방송사에서 하는 "솔로몬 어쩌구" 를 보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주변학교 얘기가 나온다. 그러더니 아버지 한마디 찌르신다
"너가 지금 다니는 학교 다녀가지곤 과외선생같은건 못해. 학원선생도 서울대 아니면 인정도 안해주는 이 바닥에 무슨."
훗.. 직설적이군.. 뭐 맨날 하는 독설이니까. 그리고 현실이니... 어쨋든 난 참았다. 울 아버진 그 말투로 아마 에미넴이나 50cent 같은 래퍼 됐으면 아마 우리나라 전체를 뒤집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다음에 나오는 어머니의 후속타가 압권이다.
"너한테 과외받는 학생은 서울대 이상 못가"
내가 그 말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지방대생의 이 나쁜 머리로 조금 따져보면 '서울대 이상' 은 서울대를 포함한 그 이상의 대학이다. 그렇다면 서울대를 못보낸다는 소리. 어떤 부모님이 자기 아들 지방대 보내려고 과외시키나? 전부 서울대 한곳을 보내려고 그렇게 돈쳐들여가며 과외시키는데(아닌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 대학을 포함한 이상적인 대학교를 못간다고? 그냥 한판 붙었다. 말로. 대화내용은 생략하고저 한다. 한참 하다가 귀찮아서 내가 관두자고 했다. 어차피 고급두뇌를 가지신 분들앞에서 '지방 대학교 학생' 따위가 뭘 개겨대나.
능력없는건 이미 여기저기 다 탄로난 것을. 그게 끝나고 이렇게 1시간 내내 긴 글을 쓰고있다. 쓰면서 몇번 울뻔했다. 사내자식이 귀빠지고 3번 운다는 그 J같은 '유교사상' 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p.s : 대학 못나오신 분들께 이런 글을 보여서 죄송하단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제가 능력이 없는 돌대가리이기 때문에 이런 소릴 듣는데 당연할지도 모르겠군요. 저보다 점수가 안되서 더 안좋은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께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