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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액시던트 ; 운명같은 사랑

님프이나 |2007.08.17 23:17
조회 153 |추천 0
 

유리는 그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다리가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갈 것만 같았다.

“나를 만나보기 위해서요?”

“네, 이유리씨를 만나보기 위해서요.”


수현이야말로 아둥바둥했다. 수현이야말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제이슨이 이 자리에 나타날 지도 자신이 한 행실이 유리와 제이슨 당사자들 앞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수현은 두어 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유리를 닮은 꽃향기는 유리의 블라우스 위에서 유리의 코끝을 산란하게 했고 유리는 그 향기에 천천히 빠져들었다. 유리의 얼굴 윤곽만큼 아련하고 유리의 웃음만큼 퍼니한 꽃의 향기는 유리의 푸른색 그런지룩의 블라우스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나를 상당히 열 받게 하는 메일이었어요.

퍼니한 꽃의 향기에 날아들 듯 제이슨은 손에 들고 있던 대본을 들어올렸다.

“잊을 수가 없었어요. 어떻게 나에게 잔인하도록 이런 말들을.”


“말리부의 해변에서 키스보다 진한 장면을 원했던 당신.

 그 때 당신이 욕실에서 나오자 난 큰 거울로 보았어.

 가슴이 떨렸지.

 내가 그랬듯이

 아마 다른 여자의 가슴이 당신의 손안에서 떨리고 있을 거야.

 그녀의 둔부가 당신의 몸 안에서 떨며, 매일 밤 그랬던 다른 그녀들처럼 빛을 발하겠지!”

대본의 한 페이지를 넘긴 그는 유리의 핸드폰 메일에서 까맣게 적어올린 글들 읽으며 말했다.


“이유리씨? 이 글 당신 맞아요.”

유리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이 거대한 진주라도 된 줄 알거야?

 그리곤, 당신의 달콤한 혀가 말하는 거짓으로 당신의 품안에서 파랗게 휘날리며 진동하다 새벽에 깨어나겠지. 불쌍한 그녀!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행복인데?


 침대에서 깨어난 당신은 곧바로 레이스를 정신없이 달릴 거야?

 촬영장의 휘황한 조명과 대단한 환호에 당신은 희열을 느낄 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들 또한 당신만큼 거짓이야.

 그들은 당신을 비웃고 있어.


 당신도 당신자신에게 조차 거짓을 말하고 비겁하게 흥행성적을 향해 달려가지.


 하지만, 머지않은 장래 그 모든 사람들은 당신의 흥행성적이란 것조차 관심이 없어질 걸?

 그 땐 당신조차 거울 속 당신 모습을 경멸하고 말거야!

  

 어울리지 않게 그런 당신을 기억하는 내가 싫어져.”


유리는 멍하니 제이슨을 올려다보았다. 제이슨은 유리를 내려다보며 까맣게 적어 올린 대본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제이슨의 낭독에 연예가 중계 스태프와 뒤엉킨 취재진들이 모여들었다. 안 그래도 기사거리가 없는 신년 연예계에 제이슨의 한 여자를 향한 낭독은 긴급 취재거리였고 행운이었다.

“처음엔 기가 막혔어요. 그날 밤 분명 튕긴 것은 당신이었는데 어떻게 나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당신의 작고 귀여운 몸짓이 했던 일들이라곤 전혀 믿을 수가 없었어요. 어떠한 안티나 악플도 이렇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곧 깨달았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진실을 말했던 사람은 이유리씨 당신뿐이란 것을. 그래서 내 메일을 보자마자 이유리씨가 내 거짓을 비웃은 거에 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아는 사람은 이유리씨 뿐이니까? 그렇다고 내게 꼭 이래야 되요?”

“제이슨, 내가 뭘요?”


그는 대본을 접었다. 그리곤 외웠다.

“내게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요. **.**.**. 파티 프렌즈에서 난 꼭 나만큼 촌스러운 내 짝을 찾을 거야.”

수현은 얼굴이 화끈거려 더 이상 서있을 수가 없었다. 수현의 별명 첸니가 아닌 개미가 되는 것만 같았고 슬금슬금 피하다가 집 채 만한 야구선수와 부딪치고야 말았다. 숨이 막혔다. 하지만, 꿈쩍도 할 수 없었다. 야구선수는 바에서 기다리다 수현이 나타나자 부딪치고야만 것이다. 


“도무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난 그런 글 안 썼어요. 쓸 줄도 몰라요.”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어요.”


“처음엔 날 잡아 혼내주려고 그랬어요. 하지만 도착하자 계획이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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