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많다.
그중 오랫동안 소식도 없이 잊고 지냈지만 내 인생의 십년지기 외국인
남자친구 사카모토와 마이클 . . . . .
그들은 따지고 보면 직장동료였지만 오랜시간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 피붙이 같은 느낌의 친구였다.
이름에서 알다 싶이,
사카마토는 일본인으로 와세다를 나와 나랑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서 일을 했고,
마이클은 미국인으로 버클리를 나와 역시 나랑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서 일을 했다.
우리는 아침에 회사에서 만나 같이 일을 하며 차를 마시고, 일외도 패션, 음식,
가족얘기, 사회적 이슈, 내게 자기나라 식탁 매너까지 살짝 가르쳐 주기도 한
그런 허물 없는 친구 . . .
그리고 점심은 물론 저녘까지 같이 먹고 나이트나 80년대 유행했던 가라오케(?)를
드나들며 청춘을 함께 보낸 그런 친구였다. 물론 우리나라 직원 여럿과 함께 . . .
일본,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지만 그들의 소박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많이 배우기도 했다. 그 친구들은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리포트용지 같은
사무용품을 본국에서 조달해 쓰기도 해서 질 좋은 종이를 얻어 쓸때도 있었다.
우리나라 직원에게 종이 한장 달라고 하면 보통 두꺼운 한묶음을 준다.
내 것이 아니니 인심 한번 후하지만 그들은 몇장이 필요한지 꼭 묻고 필요한
숫자를 정확하게 세어서 준다. 모든 면에서 합리적이고 아껴써는 것이
몸에 베어 있었다.
패션 ?
우리나라 사람은 옷차림이 남루하면 그 사람의 내면에 관계없이 사람을 얕보는
수를 느낀다. 그래서 우리나라 동료는 값비싼 정장을 선호하고 . . .
지금은 캐주얼 차림이 보편화 되었지만 그땐 회사에서도 청바지 차림은 꺼려 했고
얌전하고 점잖은 정장을 입도록 권유했다.
그들 역시 옷을 세련되게 잘 입었다
그래서 하루는 사카모토의 넥타이가 너무 멋스럽고 고급스러워 보여 가격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서울 출장 가서 이태원에서 오천원 주고 샀다고 하며
남방셔츠는 만원으로 샀다며 자랑을 . . .
하루는 입고 있는 바지에 구멍이 나서 민망해 누구도 감히 일러주지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한적이 있었다. 그것도 바느질이 타진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입어
천이 닳고 닳아 . . . 우리나리 직원은 조금 입고 싫증이 나면 버린다는데 . . .
마이클 역시 아주 멋쟁이 였지만 사카모토와 오십보 백보였으니 . . .
나는 지금 님들이 상상을 못할 정도로 모든 것을 아껴 쓴다. 내것이든 남의 것이든 . . .
그것은 가난한 부모님에게 불려받은 유산이기도 하고, 어쩌면 오랫동안 함께한
나의 외국인 남자친구 사카모토와 마이클에게 전염된 병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두 친구다 우리나라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갔다.
부디 건강하고 축복된 삶을 기원하며 가끔 생각나고 보고 싶기도 하다.
*** 그때 절제없이 살던 우리나라 남자동료 한명은
가정이 풍지박산이 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뒷얘기를 듣고 가슴이 저려온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