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는 손에 물도 안 묻히고 고이고이 크다가, 맞벌이하면서 집안일하려니 힘들어 그런가… 한없이 예민해지네요.
시어머니가 ‘원래 며느리는 ~해야 하는거야’, ‘며느리니까 ~하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만 들으면 짜증이 확 솟구쳐 병이 날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시댁과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삽니다. 거기다 맞벌이고 하다보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퇴근 후에 저녁을 얻어먹습니다. 가끔은 주말에도 가서 점심 얻어먹고요.
그럴 때 설거지는 당연히 제가 하거든요? 젊은 사람이 어른에게 밥을 얻어먹었으면 당연히 먹은 그릇은 씻어야지 하는 생각에서 합니다.
그리고 어쩌다 저녁에 놀러갔는데 시부모님들 두분 식사하시고 설거지 거리 쌓여있으면, 한살이라도 어린 내가 하는 게 힘이 덜 들지 싶기도 하고 노인네들 저녁 설거지하려면 얼마나 귀찮을까 싶어서 그냥 제가 해버려요. 또 가끔 시누이가 놀러와서 애기들이랑 밥먹고 설거지 거리 쌓아놓아도, 시누이가 갓난쟁이 둘을 돌보느라 너무 힘들어하니까 그것 역시 그냥 내가 해버리자 하는 생각으로 합니다. 신랑은… 놀아요. 우리 집에서는 설거지 당번이지만, 본가에서는 그냥 놀게 냅둡니다. 어머님이 신랑한테 일시키면 큰일나는줄 아시는 분이라…
그런데 울 시어머니 제가 설거지 할 때마다 꼭 그러시네요…
“며느리니까 당연한 거야.”
“원래 며느리가 다 하는 거야.”
아니… 며느리니까 대체 뭐가 당연하다시는 건지…? -_-;;;;;;
며느리는 시댁 식구들이 먹은 설거지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며느리니까 시댁와서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냥 고생한다, 잘했다 한 마디면 될텐데, 차라리 암말 안하시면 괜찮을 텐데 꼭 저런 말씀을 안 빼먹고 하시니 짜증이 나네요. 물론 어머님도 힘들게 일하고 퇴근한 며느리가 시집에 와서까지 일하니까 그게 미안하고 고마워 하신다는 말씀이 저렇게 나온 것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놈의 “며느리니까” 타령은 정말 듣기 힘드네요.
항상 말씀은 “딸처럼 생각해라. 우리 모녀지간처럼 지내자” 이러시면서 뭔가 일을 할때는 “며느리니까”를 접미사처럼 늘 붙이십니다.
시어머니 당신 친정에 놀러가도 무언가 부엌일을 할게 있으면 꼭 이모님이나 외숙모에게 “우리 며느리 시켜. 조카며느리 뒀다 뭐해. 이런건 며느리가 하는 거야” 라는 한마디를 잊지 않으시고, 가끔 뜬금없이 “이제 며느리 봤으니까 여행도 다니고 해야겠다. 나 없는 동안 아버님 수발 좀 들어. 며느리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이러시고….
(참 치사스러워 말하기도 그렇지만 맛있는 음식, 고기 같은 것도 나한테만 안 주시는데, 그것도 태도로 '며느리는 이런 거 먹는 거 아니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보여 좀 그렇습니다.)
“나도 며느리를 봤으니…” “그정도는 며느리가 당연히 해야 하는…”이런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도 자주 하시니까 이제는 그놈의 ‘며느리’라는 단어만 들어도 열이 확 솟을 지경에 이르렀네요.
도대체 며느리가 뭐죠?
시집에 일하러 들어간 사람?
시부모 봉양하러 들어간 사람?
힘들게 맞벌이해서 시댁 생활비며 용돈이며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데(금액이 아주 상당합니다… 160만원 정도.. 다달이), 일 생기면 따로 봉투 또 챙겨드리는데, 놀러갈 때마다 잡수시라고 과일 한 개라도 늘 들고 가는데, 어디 가실 일 있으면 남편과 함께 늘 차로 모셔다 드리는데…
그 외에 더 이상 무슨 며느리노릇을 어떻게 하라고 하시는 건지.
도대체 며느리가 시댁에 무슨 죄라도 졌고 빚이라도 낸 사람이라 생각하시는 건지.
제발, 제발, 제발….
잘하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그놈의 “며느리 도리 운운…”하는 소리 좀 안 하셨으면 정말 소원이 없겠어요.
제가 예민한 걸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