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서 나날이 기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분이 미국에서 인터넷으로 편지를 보내 오셨는데요...
그 분이 미국에서 운영하시는 통신에다가 제 글을 퍼가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 분한테 감사드리고 전 더 열씸히 글을 쓰도록 하겠슴다~
지금도 추천이나 격려메일, 쪽지, 세이 아무거나 다 사양않고 받고
있습니다...팍팍~ 날려주세요~ 히히~
그리고 국립묘지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이나 의문나시는 점도 질문하시면
성심껏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얼마후에는 국립묘지 방위의 하일라이트~ 귀신얘기도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꾸준히 제 글을 읽어주세요~
그럼 ~ 또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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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의 봄은 화려합니다~~~~(번쩍~번쩍~)
사방에 이름모를 꽃들이 피고 꿩, 토끼가 지랄맞게 뛰어 다니고 경치좋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공기 좋고~ 캬~~~~
그래서 고참들은 봄이만 살 맛 납니다...
전 겨울군번이라서 첫 봄은 고참들 심부름하느라 좋은 줄 모르고 지냈는데
두번째 봄은 정말로 재밌게 보냈거든요...*^.^*
봄이 되면 고참들은 바빠집니다...
"야~ 나 근무나갈 시간 됐으니까 거~비닐 봉다리 참한 놈으로 하나 준비하고
나 들어올 시간에 물 끓여놔라~"
"예~ 알겠습니다"
근데 뭐하러 가냐구요?
원래 견장급(어깨에 초록색 견장찬 군인들 있죠? 그런 군인들은 분대장이나
내무반장으로 부대내에서 권력이 하늘을 찌르거든요~)들은 초소에 근무를
나가는게 아니고 각 초소를 어슬렁~ 거리면서 순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럼 봄에 고참들은 옆구리에 비닐 봉다리를 하나씩 차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산에서 두룹이라는 걸 열나게 따는거죠~
저두 집에서 먹어보기는 했는데 이게 꽤 비싼거래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죽이죠~
그럼 아래서 기다리던 쫄따구들이 끓인 물에 살짝 데쳐서 그걸 먹으면~ 캬~~~~~
집에서는 줘도 안 먹는 것들이 부대에서는 다 맛있잖아요~
식당에서도 오뎅국에 오뎅 숫자가 적다고 삐지는 고참이 있는가 하면
PX에서 파는 식혜가 너무 맛있어서 하루에 두개씩 꼭 사먹는 고참이 있고...
하여튼 사람들이 단순해 져가지고 사소한 것들에 목숨을 걸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날이 따뜻해지면 참배객들이 겨울보다 훨씬 많이 오거든요...
그럼 6.25때 아들을 잃으신 할머니들이 비석을 부여잡고 우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이죠~
근데 그 분들이 저희가 방윈줄 어찌 아시겠습니까?
저희를 보면 싸 오신 음식을 막 주시는 거에요~ 반짤린 사과, 찌그러진 떡,
반쯤 남은 소주~... 근데 저희 방위들은 그거 받아먹는 재미에 또 하루를
보내기도 한답니다...
또 봄이면 유치원에서 소풍을 자주와요~
원래 국립묘지에서 초소근처 20M 안에는 접근을 못하게 되어있거든요...
그리고 비석이 있는 곳에서 뛰어 다니거나 그러면 안되구요~
근데 유치원 아이들이 말 듣습니까? 말 들으면 고등학생이죠~
한쪽에서 우는 아이, 다른 쪽에서 소리지르는 아이, 싸우는 아이, 뛰다
자빠져서 피나는 아이...등등등~~~
그럼 우리 방위들은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근엄한 표정으로 담당 선생님에게로 갑니다...
"흠흠~ 선생님 여기가 어떤 곳인 줄 아십니까?"
"아~예 죄송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요~"
"땅속에 잠들어 계신 영혼 앞에서 이렇게 추한 모습을 보여서 되겠습니까?"
(사실은 마음에도 없는 말이다~)
"아~정말 죄송합니다~"
"아이들 통제도 못 하신면 선생님이 뭐하러 오신겁니까?"
"이런식으로는 안되겠습니다~" (그리고 초소로 가서 정문에 전화를 거는척을
한다) "정문에서 지금 저희 병사들이 올겁니다...그럼 아이들 다 데리고
밖으로 나가주십시오~"(그리고 매몰차게 돌아선다)
그럼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어디론가 바쁘게 가서...
"저~ 군인아저씨~ 이거 내무반가셔서 전우들하고 나눠서 드세요~ 그리고
잘 좀 봐주시구요~"(방위가 무슨 전우씩이나~)
슬쩍보면 그건 학부형들이 선생님들 드시라고 바리바리 싸서보낸 도시락이다.
(내심 기쁘면서 완전 범죄를 위해서 인상을 쓴다) "아~ 이러시면 안되는데~
제가 선생님을 봐서 이번 한번만 눈감아 드릴테니 좀 정숙해 주십시오"(키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하긴 뭘~)
또다시 완전 범죄를 위해서 정문에 전화 거는척을 하고...
그럼 아이들이 조용하냐구요? 그런다고 조용해지면 그게 어른이지 아이들입니까?
후후후~
그담에 저희 교대조 오면 교대해서 들어가서 도시락 맛있게 까먹으면 또 하루가
가고~~
봄에는 그렇게 놀면서 보내고 여름에는 주로 운동을 하면서 보내는데 족구를
하지요~ 축구도 자주하고~
주로 음료수 내기를 하는데 고참편이 지면 고참이 이길때까지 계속하죠~
그럼 처음엔 음료수 걸고 했다가 고참이 지면 음료수에 샌드위치 추가, 또 지면
거기에 퇴근후에 생맥주 추가, 또 지면 훈제치킨 안주추가, 그러다가 고참이
이기면 게임은 끝나고 퇴근후에 공짜로 술먹고~
계속 고참이 지면 어쩌냐구요~ 또 방법이 있지요~
족구를 하다가 다 지면 "그래~ 우리가 졌다 이따가 우리가 술 살께~"
이래놓고 막사 주위나 내무반에 가서 이곳저곳을 살펴보면서 트집잡을 꺼리를
찾습니다...
그러고는 "상병 열외하고 그밑으로 다 집합해~"
"이게 부대야~ 쓰레기장이야~ 나 때는 막사주위에 먼지하나 없었는데 쓰레기가
막 굴러다니고~ 이것들이 빠져가지고~ 지랄~~또 지랄~~~어쩌구~저쩌구~"
이렇게 한 20분을 떠들다가 퇴근하는 순간까지 인상을 쓰면서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퇴근하면 애들한테 "(목소리에 힘을 주고 인상은 최대로 구기면서) 니들
술먹으러 갈래? ~ 갈래~ 안갈래~" 이러면 대부분 이럽니다~
"아니~ 뭐 장난으로 한 걸 가지구~ 그냥 가십쇼~ 제가 나중에 한잔 사겠습니다"
그렇게 보내고 나서 우리끼리 "키득키득~"
그리구 작업도 많은 계절이 여름입니다...
산 초소에 가는 투입로(초소로 가는 길)에 풀이 자라서 거의 사람 허리정도까지
자라게 되는데 이 풀을 1센티 미만으로 다 깍아야 합니다...
제초기라고 등에 메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게 무게가 장난이 아니고, 또 더우니까
웃통을 벗고 하다보면 나중에는 깍인 풀이 튀어서 몸에 폴독이 올라서
몸이 벌게지기 일쑤죠~
부대에서는 제일 싫은것이 작업인데 우리 재밌는 대장님은 무슨 잔머리를
굴려서라도 작업거리를 찾아 냅니다...
아침 9시에 간부회의가 끝나고 나면 "오늘은 투입로 평탄화 작업이다~"(이거
장난아니게 힘들다) "오늘은 이쪽 땅에 박힌 농구골대를 저쪽 땅으로 옮겨서
박는다" "오늘부터 10흘간 야외 휴계실을 만든다" 그러고나서 2시간후면
어디서 구했는지 쇠 파이프랑 용접기랑 이것 저것을 다 구해온다...
난 그걸 다 어디서 구했는지가 아직도 의문이다...
그럼 또 열씨미 일하고...그러다 보면 여름이 가고 가을은 수확의 계절~
국립묘지에는 잣나무, 밤나무, 은행나무가 무지무지~ 많다...
그 때 고참들은 그 송진 잔뜩 묻은 잣과 냄새나는 은행을 거의 한 가마니씩
따서 가져 가는데 대장님도 대충눈감아 주는 분위기다...
물론 대장님건 2가마니 정도 따서 미리 드리고~
밤도 장난아니게 많은데 그거 따서 팔았으면 막사하나 새로 지었을거다~
그리고 우리같은 경계병에게 가장 취약한 계절 겨울~ 짜잔~
일단 겨울에는 근무서는게 너무나 힘이 든다...
뭐 한시간 서고 들어가는게 아니라 하루 네번 8시간을 밤을 새고 서 있으니
나중에는 감각이 없을 정도다~
새벽에 잠 안자고 18개월을 살다보니 새벽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는데~
우선 겨울 영하 1-2도에서는 별로 안 추울것 같은데 완전무장을 하고도
30분이상만 한자리에 서 있으면 진짜 다리뼈가 굳어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춥다...
의심나시는 분들은 겨울에 집앞에 따듯하게 옷입고 30분만 서 있어보면
그 느낌이 어떤지 알 수 있을거다...근데 8시간이니~~죽을 맛이다~~
그리고 새벽 1-2시는 차라리 덜 추운데 새벽 5-7시 사이는 진짜 미치게
춥다...
또 날씨가 맑은 날은 밤에 하늘이 어두워서 앞이 잘 안보이는데 구름이 잔뜩
낀 날은 시야가 아주 환하다...
그래서 국립묘지 방위들은 겨울에는 흐린날을 더 좋아한다...왜냐구~~
맑은 날은 새벽에 산에서 내려오다가 미끄러져서 머리통에 금가거든~
그리고 겨울에 눈이 내리면 난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와~~눈 온다~박일병님 눈이 와요~제 애인 말자생각이 나에요~"
"그래? 조금만 있으면 말자가 죽이구 싶은 생각이 들거야~"
"오잉~" 잠시후 "제설작업 도구 챙겨서 막사 앞으로 집합~"
"자~그럼 몸을 푸는 의미에서 연병장의 눈부터 치운다"
'아니, 연병장 눈 치우면 끝이지 몸을 푸는 의미는 뭘까?'
그 의문은 곧 풀렸다...
60만평의 광활한 국립묘지중 차가 다니는 큰 길은 모조리 치우러 가는거였다~
(신병들 전부 기절~ 꽈당~)
그리구 눈이 지금 내리고 있는데 다 내린다음 치우면 되지 내리는 중에
계속 치우는 거다... 그리고 쌓이면 또 치우고...이런 육실헐~
그리고 고참은 밀대라는 것으로 쭉~ 밀고가면 되는데(이건 편하다) 뒤에 따라가는
쫄따구들은 대빗자루들고 아스팔트 사이사이에 낀 눈을 다 쓸면서 가야되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아이구 나 죽네~
군대에서 첫 눈이 오던 그 날이후로 나의 눈타령은 끝이 나부렀다~
8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