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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에 당첨된사연 (실화) ㅜㅜ

일등남 |2009.08.16 14:20
조회 3,129 |추천 45

안녕하세요 ㅎㅎ

 

톡 매일챙겨보는 24살 남자입니다..

 

ㅋㅋㅋㅋ

 

한 2주일전에 잇었던 로또얘길 할까 합니다..

 

전1등에 당첨되었었죠..

1등에 당첨되어 지내본 하루일과를 재구성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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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허탕치는 로또에 좌절하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로또를 치고 당첨 번호를 확인해봤어요..

그랬더니 무려 내가 산 복권에 있는

숫자 5개가 확실히 맞아떨어지는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최면이었을까요? 아니면 갑자기 너무 흥분한 나머지 도파민과 엔돌핀이 일으킨 착각이었을까요? 내 복권에 있는 숫자가 형이상학적인 형태로일그러지더니 모니터에 숫자랑 일치하던것이었습니다....

 

오 ..................

그날저는 희열이라는 느낌을 느껴봤습니다..ㅋㅋ

 

나에게도 광명이 찾아온것일까??


아니면 24년동안 허송세월살아온 내 인생이 가련한 나머지

하나님,부처님,보살님,알라신께서 굽어 살펴주신걸까???


이도저도 아니면 어떤 거대단체의 음모에 엮여버린걸까??


아무래도 좋았어요. 전 1등인것이었어요!!!
어떤 일이 있었건간에 나는 1등!!!

내 꿈이 한발짝 앞으로 다가왔던것이었어요.

 

1등 당첨되면 세금떼고 남은돈 10억을 통장하나에 몰빵시킨다음
이쁜여자나타날때마다 실수를 가장해서 부딪치고선, 그 통장을 그녀앞에 떨어뜨리는거에요..
그러면 내 통장에 적혀있는 1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보고
그녀는....


그래...이건 더이상 더러운 망상이 아니었어요...실현 가능한 꿈이었어요..
1등한 나에게 있어서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발가락 끝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엄청난 전류가 일순간에 흐르는듯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몸이 튕기고,
가슴 깊숙한곳이 웅웅- 거리는게 아찔한 현기증 마저 느껴지는 그 기분...

세포하나하나가 들썩거리는것만같아
온몸이 꿈틀대고 손가락 끝은 떨려왔답니다..

 

하지만!!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온것이었어요...

내가 1등이라는 사실을 절대 누구도 알아서는 안될것같은 불안감...

만약 내가 1등이라는 사실을 누가 알아버리는 날엔
내 모든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릴것만같은 두려움...

벅차오르는 희열감에 괴성을 지르고싶었으나
목구멍이 간지러웠지만 나는 그 희열을 꿀꺽삼켜야만 했어요...

나는 1등 당첨된 복권을 쥐고, 내방 여기 저기를 돌아 다녔어요

 

흔히들 뉴스라던가 기사보면 복권 1등당첨된 사람은
협박을 당한다던가, 가족들과 친구들간에 불화를 겪는다던가 대부분 불행한 삶을 산다고 묘사되어있잖아요 갑자기 그런생각이 스쳐지나갔어요 저는 행복하고싶었거든요

 

이제 더이상 저는 찌질한 인생이 아닌
10억으로 중무장한 절세의 초행운아가 된것이었어요

10억장전한 나는 이제 세상이 두렵지 않았어요

나를 괄시하고 멸시했던 년놈들을 돈 몇백에 무릎 꿇게 만들수있는 위치에 오른
절대 권력자가 된것이었지요


찌질한 24년 인생을 졸업하고
다가오는 간지쾌남풍운아 인생에 접어든 날... 자축해야할 일이었어요.

어차피 돈도 생긴거 갑자기 그간 못해봤던 돈지랄을 해보고싶었어요

 

룸싸롱가서 기집년들 네댓명끼고 앉아서 화려하게 동정을 탈피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중에 그만한 돈은 없었어요.
(그리고 혼자서 룸싸롱가는건 조금 아니다 싶기도했고...)


10억짜리 복권이 지금 내 손안에 있지만 이것은 내일의 10억,
보장된 삶, 약속된 미래....

갑자기 너무 아쉬웠어요. 저혼자서 자축하고싶은데 당장 돈이 없었어요!!

오늘을 기념해야만 했어요

나는 지갑을 뒤적거렸어요. 서랍을 뒤적거렸어요.

있는돈 없는 돈 탈탈 털어보니 10만 4천원정도 나왔어요...

 

이돈은 제가 굶어죽지 않을정도의 한달 생활비였어요..

전 용돈을 안받고 주말아르바이트하면서 그냥 대충 쓸만큼 쓰거든요

 

근데 10억 자산가가 보장된 저에겐 이돈은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월요일만되면 나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 10억층계를 오를거니깐요

 

 

저는 당장 먹고싶은것을 떠올려봤어요..

 

갑자기 탕수육이 먹고싶어지더군요..

 

나는 10만 4천원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동네 중국집으로 향했어요.
탕수육 먹으러 가는 내 발걸음은 너무 가벼웠어요
동네를 폴짝폴짝 뛰어다녔어요. "워오호호~"라는 정체불명의 환호성도 질러보고...

평소같으면 엄두도 못내볼 탕수육...

3500원짜리 자장면에도 노심초사하고,
4000원짜리 짜장 곱배기라도 시키는날은 가슴쓰라렸던 어제의 저는 없었어요.

 

나는 10억을 소유한 거대자본가. 탕수육ㅋㅋㅋㅋㅋㅋㅋ까짓 이만원은 아깝지않았어요

 

 

아무튼 전 종업원을 부른뒤에 탕수육 이만원짜리를 시켰어요

그랬더니 종업원 자식... "혼자먹기엔 양이 많을텐데요?" 이런말을 했어요.
속으로 이런생각을 했어요

 

"뭐... 시급 3800원인생 그놈 나름의 배려ㅋㅋ난10억인생

그놈의 배려가 꽤나 기특해서 팁이라도 찔러주고싶었지만
아직은 돈이 없는 관계로 나는 웃어보이며 "괜찮아요."라고 화답해줬어요"

 

탕수육을 충분히 섭취하자 기분이 좋아졌어요.
나는 카운터로가서 당당하게, 아까워하는 기색 하나 내비추지않고
이만원을 꺼냈어요. 그랬더니 아까 그 종업원이 명함같은걸 내밀었어요.


"이거 쿠폰인데 5장 더 모으면 탕수육 공짜에요."

 

이제 이런 쿠폰이 나에게 무슨 필요가 있으랴?

탕수육 하나 공짜로 먹어보겠다고 내가 궁상맞게 쿠폰이나 모을 군번인가?
나는 역시나 웃어주면서 "괜찮아요." 하고 나왔어요

 

밖에 나와보니 사람들이 다 우수워 보였어요

뭐가 그리 바쁘다고 ㅉㅉㅉ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지 ㅉㅉㅉ
하긴... 하루벌어 하루살아가는 니들에게 여유따위가 허락될리 없겠지..라는생각이들었어요

 

10억이 생기고 나니 지나가는 여자들도 다 내것처럼 보였어요

 

예전같았으면 눈이라도 마주치면 황송해서 죄인마냥 고개를 떨궜을 내가
돌아다니는 이년저년 눈길주면서 평가까지했어요

 

정말 엄청난 변화였어요..
사람들이 괜히 나를 쳐다보고있으면 내욕을 하는것만같아 어깨를 움츠렸던
내가 사람들 무리속에서 당당해진것이었어요

 

전 집으로 와서

 

어떻게 당첨금을 찾아야 안전할까를 인터넷을 하며 고민하던중

 

갑자기 저는 갈증이 났어요.. 그래서 술이나 한잔 할까 싶어서

 

안주삼아 어머니가 해논 김치가 있나 냉장고문을 열어봤어요

 

그런데 갑자기 웃음이 터졌어요.

10억을 소유한 거대자본가님께서 냉장고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인가?
나는 체면 깎이는게 느껴져서 괜히 부끄럽기까지 했어요.

이제는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걸 항상 잊지말자며 결심하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어요

 

그리고 안주로서는 삼겹살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최상의 클래스

통닭을 주문했어요

 

"저기요, 여기 양념반 후라이드반..."

주문 하던 도중 또한번 추태를 부리고 말았어요

 


난 10억을 소유한 거대 자본가.... 쪼잔하게 양념반 후라이드반이 무엇이란말인가?

 

 


나는 과감하게 양념한마리 후라이드 한마리 시켰어요
어차피 집에 엄마랑 아빠도있으셔서 셋이서 먹으면 충분히 먹겠지..라는 생각으로요.

 

통닭을 시키고 나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니가 무슨돈이 생겨서 통닭이냐?" 이렇게 물으면 어쩌지...

대비해야만했어요.

그래서 나는 꼼쳐둔 월급이 있어...라는 나이스한 모범답안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주문했던 2만 8천원짜리 통닭 두마리가 왔어요.
옛날같았으면 양념 한마리만 시켜서 통닭 다처먹고 남은 양념 다음날 데워서 밥비벼먹었을텐데...라며 마치 성공한 사람이 지난날 자신이 없이 살았던 날을 회고하는것마냥 그런 감상에 젖어봤어요

 

 

아무튼 내방에서 먹을 통닭 덜고 나머지 통닭 쟁반에 한상차려서 엄마,아빠한테 갖다줬더니 별말 안하셨어요. "너 돈 어디서 나서 통닭이냐?" 이 질문 대답할려고

"월급 꼼쳐둔거있어.."라는 대답을 얼마나 속으로 외웠는데...

 

내방에 와서 컴퓨터앞에다 통닭 한상차려놓고
로또1등 경험자들에 관한 글을 탐독하고 있을때쯤
후라이드 치킨이 목구멍 저 안쪽에서 걸렸나본지 켁켁거렸어요.
그래서 콜라 벌컥벌컥 마시고 콜라 캔을 컴퓨터 옆에 내려 놨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10억 거대 자본가께서 서민들의 이빨이나 썩게 만드는 이런 저질 음료로
후라이드의 느끼함을 가셔야만 하는가...


갑자기 생견 먹어보지도 못하고 구경도 못해본 양주가 떠올랐어요

 

통닭에 양주... 통닭 한입에 위스키 한모금... 나도 이제 풍류를 아는 멋쟁이??

좋다! 기분내는거 양주 지르자!! 해서 저는 밖으로 후다닥 나왔어요.

 

막상 밖으로 나왔는데 양주를 어디서 파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그냥 맥주나 사자는 마음에 동네편의점 들렀는데
혹시나해서 양주있냐고 물어보니까 있다네요.

 

나는 그 양주라는것을 집어들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어요.
걸어다닐때마다 투명한 병안에서 황금빛 물결이 요동치는게
역시 5만 2천원다운 황금빛 물결ㅋㅋ

 

집에 도착한 나는 멋드러진 글라스에 양주따라서 통닭에 곁들어 먹고싶었는데
이놈의 집구석엔 멋진 글라스가 없어서 그냥 컵에다 마셨어요..

 

 10억 타면 일단 집에 바같은거 하나 만들어놓은다음
푸른 조명 아래에서 분위기잡고 양주먹어야지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렇게 양주와 통닭먹으며
날을 지새다싶이 로또1등에 관한글,뉴스기사를 보고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10억을 탈수있는가에 대해 연구했어요.


로또1등에 관련된 글과 기사들을 읽고 몇시간을 연구해본결과
그냥 수요일날 농협중앙회가서 1등 당첨금 탄다음
학교 졸업해서 잠수타고 공부하며 세상이 나를 잊을떄쯤에 나타나서 개간지폭풍인생을 살기로 계획했어요 .갑자기 2년후에 늘씬한 스포츠카와 멋드러진 섹시걸을 배경으로한 나의 모습이 상상되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어요.

 

저는 즐겨찾는 익명의 게시판에 나 복권당첨되었다는걸 알리고
이제 니들하곤 레벨이 다르다는걸 강조했어요

 

그랬더니 어떤늠이 5등 당첨된걸 ㅊㅋ한다고 하는것이었어요

 

난 10억인생 1등인데 감히 미천한 5등으로 격하시켜??
왠지 나를 모함하는것같아서 발끈...

마음같아서야 욕하고 싶었지만
10억 거대 자본가로서 체통을 지켜야겠지 싶어서
"ㄳㄳ 너 계좌번호불러봐."라고 말했어요

 

아무래도 내 재산을 좀 과시해줘야 이것들이 아이쿠- 몰라 뵙습니다 할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성공한 사람으로서 후배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쏴줘도 괜찮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과감하게 사람들에게 선착순5명 댓글자에 한해서 장학금을 준다고 공고했어요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 나의 재력 앞에서 사람들은 한없이 몸을 낮췄어요.
계좌번호 찍어가면서 굽실대는 꼴이라니.... 귀여웠어요. 그래서 저는
계좌번호 적은놈의 계좌를 메모장에 복사했어요

 

그리고 혹시 또 다른 댓글자가 있나해서 댓글 확인하던 도중
새벽의빛인가 새벽의졷인가 하는쇼키가 세금떼면 70~80만원 받겠네...이딴소리를 하는거였어요

 

갑자기 정신이 번뜩 깻어요


아니...70~80만원이라니???  청년막 터지는 소리를 지껄이는 이녀석의 제보에
나는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어요.  10억도 아니고 1억도 아니고 80만원??


새벽의졷이 나보고 3등이랜다. 1등이 아니라...


갑자기 내 머리속에, 내 가슴속에 이제 막 날개를 활짝 피고 도약을 준비하던
환상의 나래가 와장창 꺠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황급히 지갑에서 복권을 꺼내들고 네어버에 들어간다음 복권 번호를 확인했어요.
자세히보니 숫자 6개중에 5개만 맞았어요.,,

 

1등인줄알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3등이라니...

아까 처먹은 양주가 좀 과했나?? 속이 쓰렸어요.
둔기로 뒷통수 처맞은 기분맹치로 뒷덜미가 얼얼했어요

 

 

갑자기 짜증이 울컥 솟았어요. 이제 막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하는 의미로
가벼운 마음으로 자유게시판에 접속했는데 내가 3등이라니...


잠이 확 꺴어요

 

죤나 아까웠어요. 숫자 한개만 더 맞았으면 나 1등이었는데..

 

갑자기 억울했어요.
있지도 않았지만 누군가가 내 10억을 송두리째 앗아간 엿같은 기분.
금이야 옥이야 아껴가며 베틀쿠르저 뽑았는데 마인드컨트롤당한 기분..

 

글을 썼어요. 억울하다고...X발 기분 X같다고...
그렇게 글을 쓰고있는데 키보드에 양념통닭 양념이 끈적거렸어요

 

더욱 기분이 ㅈ같아졌어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1등인줄 알았다가 3등인걸 확인해서 좀 언짢은 기분이었지만
만약 1등이 아니라 3등이라고 맨처음 알았다고 해도 기분이 좋았을거다...라는 생각에
그나마 다소 기분이 풀렸어요

 

하지만!

 

그래도...10억 당첨이었는데...

9억 팔천 구백만원이 증발한거였어요...

분명 재산상 100만원 소득을 봤지만
내기분은 9억 팔천 9백만원을 강탈당한 기분이었어요.

 

그래... 속은 진짜진짜 많이 쓰리지만 3등이 어디냐...라며 위안을 삼고있는데

 


아...씌발...아까 그 새벽의빛인지 새벽의졷인진가 뭔가 하는쇼키가
또 뭔 요쌍한말을 지껄였어요

 

자세히 보니 3등이 아니라 4등같다고....

 

4등이면 100만원 받는게 아니라 세금뗴고 3만 9천 800원 받는다고...

3만 9천 8백원이라니;;;

 

믿기지가 않았어요

자세히 보니 저는 숫자4개 + 보너스숫자가 맞았었던거에요

 

이제 방금 9억 8천 구백만원이 증발했는데
이번엔 남은돈 100만원중에 구십육만천이백원이 증발했어요

 

솔직히 처음에 1등인줄 알고있다가

3등이라는 소리에 기분 ㅈ같긴해도
그래도 100만원이 어디냐싶은 마음에 기분나쁜척하면서도 내심 씁쓸한 위안을 삼고 있었는데 이번엔 3등이 아니라 4등이라니...100만원이 아니라 3만 9천 8백원이라니...

 

홈쇼핑 브라자 속옷 구매가 같은 가격에 나는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그리고 갑자기 혼미해진 정신이 날카로운 이성으로 곤두 서고,
오늘 내가 처먹은것들이 생각났어요

 

탕수육 이만원....

쿠폰도 안받았는데...
통닭 2만 팔천원.... 양주만 5만 2천원... 도합 10만원...

에누리없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10만원.

복권당첨되서 받을돈은 홈쇼핑 브라자 속옷 구매가 39800원인데

오늘 처먹은 돈은 10만원이었어요.

 

 

그 10만원이 어떤돈인데...

나 요 한달간 교통비 4만원에 밥값인데

그게 어떤돈인데...

 

10억 증발되고
10만원 허공에 뿌리고...

 

정말 그때 정신이 얼마나 혼미해졌던지
나 자신을 잃을것만 같았어요. 내 자아가 붕괴될것만같았어요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분노...억울함...

 

24년 인생동안 그날처럼 행복했을떄가 없었고
또 그날처럼 엿같은날도 없었어요. 

그 짧은 하루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며 나는 지쳐있었어요.
갑자기 졸음이 몰려왔어요.

그래...자고 나면 다 괜찮아질거야... 애써 눈을 감았어요..

 

다음날 일요일..

 

술이 필요했어요. 수중에 돈은 없고...


나이 24살처먹고 엄마 지갑을 뒤졌어요.


엄마 지갑에 꼬깃꼬깃 만원....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올것만 같았어요.

어제 복권 당첨된줄알고...10억 생긴줄알고 그렇게 들떠있었는데... 꼬깃꼬깃만원...

이때 엄마가 방에서 나오시다가 지갑에서 돈 뺴는 날 발견했어요
난 혼날줄알고 어버버 하며 애써 변명을 늘어놓으려하지만
엄마는 "요즘 돈없지?" 라며 지갑 뻇더니 몇만원 더꺼내서 주셨어요.

 

 

 

어제 나 복권 당첨된줄 알았을때는
가족들 모르게 어떻게 10억 뺴돌릴까 궁리했었는데.....

나는 고맙다며 건네받고 대문밖으로 나섰어요.

 

지나가는 사람들...


어제는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른걸음으로 여기저기 기어다니는 한심한 년놈들처럼보였던
그렇게 우스워 보였던 사람들....

그사람들 발걸음이 활기차 보였어요

 

떡볶이 사들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아저씨... 오늘 하루일과를 보람차게 마치고
떡볶이 사들고 따뜻한 집에가서 자기 자식들한테 떡볶이 줄거 생각하며 저렇게 웃는걸까?

 

어제 다 내것처럼 보였던 여자들... 휴대폰 받으며 내옆을 스치는데 웃음소리가 명랑하게들렸어요

갑자기 어디선가 스쿠터 소리 들린렸어요.. 저 시급 3800원짜리 짱개... 배달가네...
일요일인데 열심히 사네.

 

편의점에 도착해서안주할거 있나 없나 뒤적거리다가 엄마가 김치 담글때나 쓰는 1.5리터 소주가 보였어요

 

왠지 오늘같은날은 저 1.5리터 소주를 다 비워야할것만같았어요.
왠지 드라마속 주인공처럼 소주 입에다 담궜다가 허공에 흩뿌리고싶기도하고...

편의점에서 그냥  라면 몇봉지랑 1.5리터 소주 사들고 집에 도착했어요.

 

나는 그날 1.5리터 소주를 마신게 아니라 인생을 마셨어요

그렇게 한참 소주를 먹다보니 문득 어제 먹은 양주가 생각났어요.
엄마가 버릴려고 밖에 내놓은 양주병을 주워다가 내방으로 가지고 왔어요.
그리고 소주를 양주병에 담았어요

양주병 안에 묻어있는 양주가 조금이나마 소주에 묻어나오겠지 하는 마음에...
그래도 비록 소주지만 양주처럼 먹어보자는 기분에...

 

그렇게 먹다보니 양주병에 담긴 소주나, 1.5리터 플라스틱병에 담긴 소주나
같은 내용물인데 맛은 어쩐지 틀려서 신기했어요.

뭔가 인생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을랑말랑하는 찰나에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그리고 다음 월요일날.... 일어나보니....

 


복권이 찢겨있었어요..


39800원 홈쇼핑 브라자 속옷가 찾을려고 농협중앙회까지 가느니...

시간버리고 교통비버리고...

그래. 잘찢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요며칠사이에 내게 일어났던 일들은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누군가가 내글을 읽고 뭔가 느끼는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글을 썼어요..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요며칠사이에 폭삭 늙어보인것같았지만
어딘지 눈빛이라던게 뿜어져 나오는 포스같은게....
인생을 달관한자만이 지을수있는  표정...
 
아무튼 한결 성숙해진 나를 느끼며 이상 글을 줄입니다ㅎㅎ

 

 

추천수45
반대수0
베플-_-|2009.08.16 14:25
이거 톡감이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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