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분이 연재는 한 번에 원하시길래 다 올립니다~
재밌게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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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웃대
"심각한 외모 컴플렉스로 인한 환상입니다."
"그럼..."
"한마디로 다중인격이죠."
모니터로 여인의 행동을 지켜보던 의사와 중년의 부부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화면속의 여인은 끔찍하리만치 괴기스런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는 평범한 아이였는데... 흑흑 성형수술에 중독되면서..."
"후유증이군요. 정말 유감입니다."
"어떻게든 치료 방법은 없는겁니까?"
중년남자의 말에 의사는 난색을 표했다.
은테안경을 검지손가락으로 치켜 올리며 곤란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런 경우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간 듯 보이는 군요."
"돈이라면 얼마든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성형외과부터 찾는게 좋을겁니다."
"저기에 또 다시 칼을 대란 말입니까?"
중년인의 신경질적인 말투에도 의사는 침착성을 유지하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얼굴이식을 하는 겁니다."
"얼굴이식...?"
"죽은 사람의 얼굴을 떼어내는 거죠. 영화 '페이스오프'보셨나요?"
"하지만 그런 방법은..."
"적어도 지금보단 좋아질 겁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이 좋겠군요. 오호호홋"
혼자서 의사와 중년부부의 흉내를 내던 연희는
식칼을 들고 폐허나 다름없는 집을 나섰다.
그녀가 있던 곳엔 수십개의 거대한 병에 담긴 인형들이
포르말린액에 푹 절어 있었다.
[뉴스속보 입니다. 백주대낮에 식칼을 든 여자가 여대생
이모양을 찌르고 얼굴 가죽을 벗겨가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는 폐가나
다름없는 집에 혼자 살아가던 여인으로 경찰의 가택수색
결과 집안에서 포르말린 용액에 담긴 수십개의 인형과 집
곳곳에서 사람의 흔적을 발견하였다고 밝혔습니다.
평소 정신질환을...]
2년 후...
"야, 여기 무섭단 말야."
"무섭긴 뭐가 무섭다고 그래. 내가 있잖아."
"내 친구는 여기서 귀신봤데..."
대학교 새내기인 두 남녀 커플이 공원 옆으로 난 어두컴컴한
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남자의 손에 이끌려 할 수 없이 음침한 길로 들어서긴 했지만
여자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처럼 잔뜩 굳어있었다.
"꺄악..."
"왜 그래?"
"저기... 저거 봐..."
여자가 가리키는 쪽엔 거무스름한 형체가 거적때기를 뒤집어
쓰고 뭔가를 질질 끄는 소리를 내며 기어가고 있었다.
겁에질린 여자가 꼼짝도 못하고 서 있자 남자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과감하게 거적때기로 다가갔다.
"하지마 그냥 가자..."
"괜찮아."
남자는 무식하리만치 막무가내로 거적때기를 짓밟기 시작했다.
숨을 헐떡일 정도로 발길질을 해댄 남자는 그럼에도 여전히
끄떡도 하지않는 거적때기를 보며 기가 질렸다.
"무서운 놈이군."
안되겠다 싶었는지 길가에 떨어진 쇠꼬챙이를 집어든 남자가
기합성과 함께 거적을 내려쳤다.
퍼억
"크아악. 아 자꾸 어떤 새끼가 지랄하는겨?"
"에?"
놀랍게도 거적때기엔 사람이 들어있었다.
노숙자 김씨는 몇대 맞아주면 지들 갈길 가겠거니 하고
생각하다가 쇠몽둥이로 불의의 일격을 당하자 참지 못하고
소리친 것이었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뭐? 죄송해? 그럼다야?"
"아뇨. 치료비를 원하신다면 드리겠습니다."
"됐고... 너도 대."
"예?"
범상치 않은 기세에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고 노숙자
김씨를 피해 정신없이 달아났다.
한참을 뛰던 남녀는 잠시 후 숨을 몰아쉬며 멈춰섰고
둘이 마주보며 실없이 웃어댔다.
"연희야..."
남자의 입술이 여인의 입술에 포개어졌다.
둘의 혀가 엉키려는 순간 남자는 문득 피비린내가 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배에 타는듯한 고통이 밀려들었다.
"왜..."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남자는 뜬금없이 오랜 궁금증이 생각났다.
초여름인 지금에도 목폴라를 벗지 않는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남자는 비틀거리며 여인에게 다가가 목폴라를 들춰보았다.
흉칙한 바느질 자국이 그녀의 목 근처에 수도없이 나 있었다.
"호호호..."
여인은 남자의 얼굴가죽을 벗겨 가방에 챙겨 넣었다.
어둠속으로 사라진 여인의 뒤로 남자의 시신만이 여운처럼
남아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