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됐을까?]
[글쎄...아마 병원으로 실려갔을걸...]
[근대.. 신현은 왜 안오지?]
[어디서 또 자고 있겠지.. 아~ 배고프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너흰 걱정도 안돼는 거야?]
[??]
[쟤...뭐라는 거냐? 지금 우리 한테 말하는거야?]
이미 흥분한 현주는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기까지 한다.
[너희 친구쟎아. 밥이 넘어가?]
[너 너무 오버 하는거 아니냐? 신현이 구해줬다고 뭐라도 되는것 처럼 행동하는데...그냥 찌그러져 밥이나 먹어!]
[ㅋㅋ 웃겨...마담~ 그냥 하던데로 반장이나 찾아서 놀아라. 너랑 우린 레벨이 다르거든! 그건 신현도 마찬가지고 ㅋㅋ]
그들에게 현주의 목소리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현주는 그런 그들을 원망하듯 바라보곤 빠르게 교실을 빠져 나갔다.
[?? 너희 현주 어디갔는지 알아?]
교무실에서 돌아온 도윤은 주인없는 도시락을 바라보며 아이들을 둘러본다.
[왕자님 찾으러 가셨다. 이제 어쩌냐? 반장...ㅋㅋㅋ]
[무슨 소리야?]
[신현 찾으러 나갔어. 금방 울것 같은 표정이던데?]
[ㅋㅋ그러다 만나면 둘이 뜨겁게 포옹?]
재미 있다는듯 몸짓을 섞어가며 말하던 그의 목덜미를 도윤의 손이 거뭐진다.
[이. 이봐! 진정해 농담이야 농담!!]
[다시 한번 현주갖고 장난치면 가만 안둬!]
[그..그래. 미안해~]
도윤의 눈빛은 평상시와 달리 너무도 차가웠고 섬짓했다.
연신 히죽거리던 그들의 얼굴이 금새 창백해져 갔다.
도윤의 시선이 신현의 빈 책상으로 옮겨갔다.
[' ...여기서 ...멈춰...더이상...용납안해...']
얼마나 달렸을까?
교정을 지나 강당을 가로질러 체육관 뒷쪽의 쪽문을 열고 다시금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수목원의 울타리를 넘어 한 장소에 도착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숨쉬기 조차 힘겨웠다.
서둘러 주위를 둘러본 다음 이내 현주는 실망감으로 풀려버린 다리를 간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하아,하아...하....어디...있는거지?...하아...]
[...신 현주?]
그때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현주는 빠르게 돌아보았고, 그곳엔 나무그늘에 몸을 숨긴 신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숨이차 헐떡이고 있는 현주를 신현은 조용히 바라보며 걸음을 이동 시킨다.
[...괜...챦아?]
[너 여긴 어떻게 알아낸거냐?]
[그 사람들...어디 다치진 않았어?]
서서히 다가선 신현의 얼굴엔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다.
현주는 그제서야 안심한듯 다리에 힘이 풀림을 느끼고 그곳에 주저 앉았다.
[다행이다...진짜 다행이야...]
[너...날 찾으러 온거냐?]
[??...아니...그게...난...어제도 아팠고...그래서...교실에도 안오고...쓰러진건...아닌지....]
현주는 더듬더듬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시선 또한 마주치지 못하고 바닦만 본채 애꿎은 풀만 만지작 거린다.
당황한듯한 행동과 약간 붉게 물든 얼굴이 신현의 이성을 자극한다.
신현은 자꾸만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졌다.
고개를 숙인 그의 얼굴을 들어 마주보고 싶다.
자신도 모르게 뻗어진 손을 신현은 황급히 거둬 들이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너...신현주...내가 무섭지 않냐?]
[....아니...무섭지 않아...조금은...무섭지만...]
[킥...무슨 대답이 그러냐?...도윤이가 싫어할텐데...너 도윤이랑 친하지?]
자연스런 대화에 현주의 시선이 신현을 그제서야 향한다.
하얀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중학교때 부터 친했어. 내가 좀...덤벙대고...놀림을 당해서 도윤이가 많이 도와줬거든...지금도 그렇지만...^^]
[그거...사육...아냐?]
[응?]
[잘 키워서...잡아먹는거...너말야]
신현은 하얀 담배연기를 재미있다는듯 현주 얼굴에 뿜어냈다.
[콜록~아냐.. 그런거...]
[ㅋㅋ농담이야]
신현은 현주의 동그랗고 큰 눈이 수시로 변화하는 모습에 웃음을 보인다.
아이같이 순수하고 때론 바보같이 멍한 두눈.
왜 사람들이 놀리는지 알것도 같았다.
[점심은?]
[아. 맞다. 점심...배 안고파?]
[난 먹었는데...배 안고파?]
[어? 아...저...괜챦아. 뭐 한끼정도는...]
" 꼬르륵~"
[풋! 니 배는 아닌가 본데?ㅋㅋ]
현주의 배속의 외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자 신현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린다.
현주는 그런 신현의 행동에 조금 놀라면서도 사뭇 거리감이 줄어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 말해...볼까?...친구가 되고 싶다고...']
[너...나 보는거...맞지?]
그동안 궁금해 하던 신현의 호기심이 현주를 몰아세운다.
갑작스런 신현의 질문에 또다시 굳어버린 현주
[그..그게..저...그러니까...기분 나빴다면...미안해...]
[왜?]
말할수 없었다.
대답 할수 없었다.
남자인 자신이 그를 동경해 줄곧 바라보고 있다고는...
현주는 좀전에 느껴졌던 편안한 공기가 차츰 식어감을 느낀다.
말이 없는 현주를 응시하던 신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에 뭍은 잔디를 털어낸다.
[굳이 설명 안해도 알겠지만, 나 강 도윤이랑 천적이야. 그녀석 나라면 자다가도 벌떡일어나 죽이려 들걸!]
[아냐! 그렇지 않아!!]
강하게 부정하며 신현의 말에 항변하듯 맞서는 현주
[도윤인 그렇게 모진아이 아냐! 널위해 약을 챙긴것도, 죽을 끓여 놓은것도 모두 도윤이가!!읍!!!]
[항상 이런식인가? 100%신뢰감...아님...뼈속까지 사육 당한건가?]
신현은 귀챦은듯 불끈 주먹을 쥐며 도윤을 두둔하는 현주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너...좀 시끄럽다. 강 도윤, 강 도윤...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초딩처럼]
신현의 얼굴은 질렸다는듯이 일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