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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국위선양하고 왔어요~

. |2009.11.17 00:17
조회 59,674 |추천 23

오, 세상에! 학굔데 친구한테 문자와서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블로그 공개!!

 http://www.fotograf.kr   <- 싸이 블로그에요~


추가: 저 여자친구 없습니다. 뭐 어떻게 해보자는건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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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사진을 공부하고 있는 26살 남자입니다. 

항상 판을 보기만 하다가 저도 하나 쓸거리가 있는 것 같아 몇줄 적어보려구요.
독일에서 잠깐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일본의 후지산에 올라가보고 싶어져서도쿄의 친구집에서 보름동안 신세를 졌습니다. 아무 여행계획 없이 긴 일정이였고 일본은 작년에도 한번 갔던 곳이라마땅히 할 일도 없이 빈둥거리며 외화만 낭비하다가 8월 6일 드디어 후지산에 올랐습니다
보통 후지산 5고메(해발고도 2305m)부터 등반을 시작합니다. 이미 사진에서 꽤나 높은 곳이기 때문에 구름이 눈 앞에서 지나다니는기이한 광경을 볼 수가 있지요. 이때는 반팔, 반바지 차림이였는데 꽤나 쌀쌀할 정도였습니다. 고산병이 우려되어 휴대용 산소캔을 2개 사서 아는 형님과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입이 쩍 벌어지는 풍광을 보며 천천히 등산을 시작한지 7시간 만에 후지산정상 (해발고도 3776m)에 도착하였는데 정상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후지산을 정복했다는 도취감에 빠져 당당히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았는데 몇분 후 비가 미친듯이 내리기 시작하네요ㅠ. 이 날 후지산 정상의 온도는 영상 1도였는데 비와 바람이 함께 몰아붙이니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았던 것 같습니다. 고어텍스를 입고 가서 괜찮을까 했는데 결국은 빗물이 속옷까지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의 산장은 새벽 3시에 문을 여는데 2시경에 도착해서 꼼짝없이 1시간을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했죠. 가만히 서서 비를 맞으며 소녀시대의 '힘내'를 마음속으로 무한반복으로 부르며 추위를 견뎌내고 있는데 산장의 문이 열리면서 산장지기가 등반객들을 안으로 모읍니다. 
운좋게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잡아 우동을 시켜놓고 벌벌 떨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 옆에 옆모습이 너무나 이쁜 웬 여자 한명도 저와 같이 추위에 떨고 있었어요. 일본어만 잘하면 말이라도 걸어볼텐데 관두기로 하고 언 손을 녹이고 있는데 옆의 여자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보였습니다. 아버지와 둘이서 올라왔는데 아버지 품에 쓰러져 신음소리를 내며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어여쁜 일본 아가씨가 옆에서 그러고 있으니 잠시나마 야릇한 생각이 들려는 찰나 여자가 보기 불편할 정도로 숨을 못쉬는겁니다. 순간 어찌할바를 몰라 주위를 둘러보니 일본인들은 그저 그 여자를 바라보기만 하고 자기들 할 일만 하는겁니다. 옆의 형한테 통역을 부탁하고 일단 제가 가져왔던 산소캔 2개를 그 아버지께 드렸습니다(저는 고산병증세가 없어 사용하지 않음). 산소캔 2개를 모두 쓰고나서도 차도가 없어 산장지기한테 산소캔을 2개 더 구입하여 산소를 공급해주었는데 상태가 전혀 나아지지 않아 여자분 아버지께 도와줄테니 같이 산을 내려가자고 하였습니다. 비는 내리고, 날은 춥고, 앞은 안보이고. 전쟁터가 따로 없었습니다. 웬만하면 부축을 해서 내려가려고 했는데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라 여자를 엎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3명이서 작은 여자 한명을 교대로 옮기려고 해도 이미 체력이 상당히 고갈되어 있었고, 아무래도 대기중에 산소가 부족하다보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빠 속도가 나질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쉬며 여자를 길가에 눞혀놓고 산소를 들이마시게하며 내려오길 3시간... 3시간 동안의 과정은 모두 적을 것도 없이 그냥 영화에서 총에 맞은 전우를 엎고 힘겨워하는 군인의 모습을 상상하면 될것 같네요.ㅎㅎ 
좌우간 드디어 7고메(해발고도 2700m)까지 내려왔습니다. 여자의 아버지는 계속해서 '고맙슴미다'를 연발하며 산정상에서 제가 구입한 산소캔 구입비로 종이 2장을 내미는데, 2만엔입니다. 긴 여행으로 돈이 좀 부족하긴 했지만 같이 간 형님께 통역을 부탁하여 한국인들은 이런 일을 하고 절대 돈을 받지 않으니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식사라도 함께 하자며 정중히 거절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후지산 7고메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왼쪽부터 저, 마코토, 같이 간 형님(모자이크요청) 입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어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다. 마코토 덕분에 후지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지 못했지만 뭔가 일본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는 뿌듯함에 기분좋게 산을 내려왔고, 처음 등반을 시작하였던 5고메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신발도 벗지않고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후 잠에서 깨 온천으로 출발하는데 마코토도 우리와 같은 여행사에서 왔더군요. 온천에 가서 간단히 샤워만 하고 모두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마코토 아버지 말씀으로는 일본인들이 친절하긴 해도 이것이 때로는 과하여 남이 위험해 쳐해도 거기에 신경쓰지 않는데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몇해 전에 신오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함께 열차에 치어 숨진 이수현씨가 일본에서 영웅이 된것도 위와 같은 이유라고 하네요.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연락처와 주소를 교환하고 난 후 도쿄까지 함께와서 해어졌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마코토 아버지께서 언론에 제보하여 많은 사람들이 알게될것 같아 3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길래 애가달아 제가 먼저 네이트 판에 적어 올립니다.ㅋㅋ9월 중순쯤에 작은 선물을 보내주겠다고 메일이 왔는데 아직까지 답장을 못하고 있어요. 이거 올리고 나서 늦은 답장을 보내야겠습니다. 
길고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3
반대수0
베플한국인|2009.11.18 08:57
"한국인들은 이런 일을 하고 절대 돈을 받지 않으니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식사라도 함께 하자며 정중히 거절하고" 이부분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베플아아..|2009.11.18 08:20
십이지장을 관통하는 이 훈훈함이란 ..
베플...|2009.11.18 08:57
한국으로 돌아오면 마코토 아버지께서 언론에 제보하여 많은 사람들이 알게될것 같아 3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길래 애가달아 제가 먼저 네이트 판에 적어 올립니다.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님 넘 솔직하삼~ 근데 참 잘하셨음 ~ 멋지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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