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었다.
농수산물에서 공익을 하던 난 6개월만 근무하면 소집해제 하는 막내였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일주일에한번 나오는 수도요금 전기요금 고지서를 돌리고있었다.
남색 옷을입고 모자는 눌러쓰고 그 모자를 벋을때면 땀냄새에 울먹이기도 했다.
"아..내가 왜 이짓거릴를 해야하지..?" 하며 매일매일 하루하루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또 과일 썪은 냄새가 진동하는 시멘트 바닥을 밟으며 열심히 뛰어가며 고지서를 돌리고 있었다.
마지막 은행을 들어가던순간. 난 남은 고지서가 없는걸 알수있었다.
"아 죽었구나..생각하며 이것저것 꾸지람 들을걸 생각하니 또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그러던중 저쪽어디 새마을 금고 여직원이 고지서를 들고 활짝웃으며 나를 불렀다.
그여직원은 단정하게 뒤로묶은 머리 얼굴은 동그랗고 눈은 살짝 쳐져서 피부는 어찌 그리고운지..
유니폼을 입고 한손엔 고지서 한장을 들고 다른 한손으론 나를 부르면서 "저기요"~"저기요" "저 2장 주셧는데요"
하며 나를 부르고 있었다.
살짝 짧은 치마에 잘록한 허리 수줍은 듯한 얼굴은..땀냄새나는 모자를 좀더 푹 눌러쓰게 해주었다.
키도 멀때같이 큰 나는 "고맙습니다 ."하며 유니폼상단에 하얀색 명찰을 봤다..
그렇게 첫 눈에 반해버린 나는..그날 하루종일 과일,야채 썪은냄새는 향기롭게 느껴졌고 빨리 주차장에
차 통제하라며 소리지르던 공무원의 고함은 달콤한 천사의 외침으로 들릴 정도였다.
그 날 집에가기만을 기다리며 씻지도 않고 집으로 달려와 컴퓨터를 켰다.
싸이월드.. 나이를 추측해가며 이름을 검색했다. 다행이도 매인사진에 이쁜그녀의 얼굴을 찾을수 있었다.
"조심히 글을 남깁니다..
전..뭐하는 사람이냐면요..그러니깐
한눈에 반해버린 사람입니다!!!!!!!!!!!!!!!!"
이렇게 남기고 컴퓨터를 꺼버렸다. 하루..이틀..또 고지서 돌리라는 소리가 나오기만 기다렸다..
그녀는.. 싸이의 글은 무시해 버리고.. 난 2주간 하루도 빼먹지않고..
만나달라..나쁜사람아니다....본적있을 꺼다..라는둥..싸이에 적었다.
공익이라고는 절대 말하고싶지 않았다.
그렇게 마음 조리며 3주가 지났을까.....
더워서 웃통도 벋고 대기실에 앉아 졸고있을때..무전기가 울렸다.
"야 야! 공익. 빨리 고지서돌리게 3층으로 올라와,"
"네!"
평소같으면 담배도 하나피고..천천히 갔을텐데..정말 쏜살같이 튀어갔다.
한장..두장....이제 그녀가 있는 새마을 금고..다..
모자를 눈썹아래까지 눌러쓰고..두꺼운 유리문을 밀치며 들어갔다.
고지서 왔습니다..그녀는 두손으로 웃으며 고지서를 받았다.
난 싸인해주기만을 기다리며. 고지서를 확인하는 그녀 얼굴을 힐끔힐끔 보았다.
유니폼위로 한 리본이. 어찌그렇게 잘어울릴수있을까..
그녀는 은행원이 아니었다면..분명 스튜디어스였을꺼야..하며..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칠때쯤..
"여기있습니다" 하며 종이를 줬다.
"감사합니다" 하며 종이를 받는데.
이게 왠일인가....쪽지엔 "싸이에 그만 글남기시고^^;밥한번 먹어요" 하며 전화번호가 써있었다..
"아참.....나도 명찰이 있었지..........
그렇게 교제를 시작한 우리는 열심히 농수산물 공익,은행원 커플로. 정말 열심히 사랑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는 내가 글쓰기 시작한 날부터 내 이름을 보고 나인줄 알고있었다고 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그녀는 내가 돈이 없어도..날 편하게 해줬고..
날 이해해줬다. 집안이 어려웠던 난 ..항상 더 잘해줄수 없다는 그런 철이없던 생각에 점점 그녀를 놓아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됬다..
그녀가 나보다 3살 많았기에.. 그녀가 날 버릴꺼 같고 결혼해 버릴꺼 같다는 생각도 많이했다..
말이 없고 수줍었던 그녀.....천사같던 그녀는 나때문에 항상 많이 울었다.
우린 같은 2층에서 근무했는데 1층바닥엔 시장사람들이 야채를 팔고 있었고. 2층엔 사무실 3층은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가운데가 뻥뚤린 3층짜리 월드컵경기장 같은 형식의 건물이었다.
그녀와 난 사무실 앞 계단으로 나오면 서로 멀리서 전화기를 들고 손을 흔들었고.
끝과 끝 복도 계단에서 전화를 하면서 서로 사무실의 누군가를 욕하기도 했다.
그러던 날..난 소집해제가 되었고.
공익과 , 은행원으로써 마지막 통화를 하게 되었다.
평소엔 수줍어 말도잘 못하던 그녀가 물었다.
"자기야.나 사랑해?"
"당연하지!!"
"그럼 이 아래 500명 사람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해봐"
"에이..쪽 팔리게.."
"어때 이제 내일이면 안오는데.."
"그래도 못해...."
"치.."
"알았어 알았어" 사랑..해!!"
"더 크게 안들려!!"
사랑해!!!!!!!!!!!!!!!!!!!!!!!!!!!!!!!!!!!!!!!!!!!!!!!!!!!!!!!!!!!!!!!!!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질렀던지. 아래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날 쳐다봤고 난 너무 부끄러워서 도망갔다....
지금 생각해보면...그때 여자친구는 분명 울고있었다..
소집해제후,, 이렇게 쉽게 끝나버릴껄 안걸까...
아니면 기뻐서 울었던걸까.......
그렇게 몇개월을 더 사겼을까..우린 또 열심히 사랑했다.
난 점점더 소홀해지게 되고..
여자친구는 조금도 마음이 변하지않고 날 좋아해 주었다.
해어지자고 했을땐....추운겨울 집앞에서 몇시간 기다리기도하고..
내가 지방으로 도망가면 버스를 타고와 정류장에서 내가 올때까지 몇시간 기다리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렇게 다투고 다투다 난 연락을 끊어버렸고....
심한 말까지하면서 ..날 만나려면 돈을 가지고 오라는둥............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해가며...그렇게 인연을 끊었다..
난 직업이 모델이다.어쩌면...내 앞길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을 했을수도 있겠다...
그런 철없던 날이 지나고...어느 춥던 2월 우린 이별했다.
몇년후.....한번도 여자를 사귀지않았다.
공허했다. 마음을 송곳으로 누군가 항상 찌르고 있는것만 같았다.
이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나도모르게 눈물이 떨어진다.
그녀를 다시 보고싶었다. 이제 자리를 잡고 일거리도 많아졌다며..
그땐 내가너무 여유가 없었다며..핑계를 대서라도 그녀를 다시 잡고싶었다..
그래서 그녀의 집앞을 찾아갔다...
지금은 11월이다...날씨가 춥지만..8시간정도 집앞에서 서서 기다린거 같다...
그녀가 언제 퇴근하는지..몰라서 무작정 기다렸다.
그녀 집 1층은 해장국 집인데..
해장국을 먹으며 물어봤다.
"아주머니 아직 위층에 주인집들 이사안가시고 여기 사나요?"
"왜?"
"아..예전에 사랑하던사람이 여기 살았거든요.."
"그 아가씨 성이 뭔데?
"박씨요.."
"아..이사안가고 아직 살어"
아.....다행이다 생각하며 다시 기다렸다.
그녀가 오기전 그녀의 늦둥이 동생이 집앞을 지나갔다.
"저기...너가 혹시 상우니?"
"네..그런데요?누구시죠?"
"아 형은..누나 예전 남자친군데.."
"누나 번호좀 알수있을까??" ..
"누나 제 작년 2월부터 집 나가서 연락이 안되요...."
그말을 들었을때...하늘이 무너져 버리는줄 알았다..
정말 집에 돌아와서도 죄책감과 미안함에 너무 괴로웠다...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그녀.....
나 때문인거 같고...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보면 ..
죽을껏만 같다...
그렇게 오늘도 전단지를 뿌려도 보고..
경찰서도 가보고....
사람찾는 곳에 문의도 해보고..
하지만 도통 연락이 없다.......
이렇게 또 담배를 물며.. 어딘가 모를 익명 게시판에...낙서질을 하는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