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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싸이월드, 가식의 나라 싸이월드

비곡 |2009.12.28 14:50
조회 659 |추천 5

내가 생각하는 싸이월드.

 

 

 

 

싸이월드.

내가 이것을 시작한 것은 2006년, 고2때인 것으로 기억한다. 인맥관리와 추억보관이라는 명목 하에 헤어나올 수 없는 가식의 나라 속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싸이월드.

한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식 덩어리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잘생겼던, 못생겼던, 돈이 많던, 없던, 누구든지 소위 말하는 '얼짱'이 될 수 있고, '부자' 또한 될 수 있다.

매일같이 밖에서 놀고, 아무런 직업도 없는 사람도 이곳에서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최근에 본 영화 '김씨표류기'에서도 이곳의 폐해를 여실 없이 보여주는 것 같다.

 

 

일촌평을 한번 볼까?

일촌평의 길이와 숫자로 정리되는 자신의 인기.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고, 자신의 인기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다들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주는 것이다. '내가 쟤 일촌평을 써주면 쟤도 나한테 써주겠지...'

 

 

그럼 방명록은 어떤데?

왜 비밀로 하지? 다른 사람들에게 숨길만큼 비밀스러운 내용이라면 만나서 하는게 맞지 않을까? 물론 진지한 내용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실 내 홈피에 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다들 연예인이 아닌 이상 그럴 것이다. 같은 사람 반복해서 보여주기 싫다는 말이다.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메인화면에 표시되는 'new' 라는 수치에 집착하는 것이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의 방명록에 들러 안부인사를 전한다. 꼭 그 속에는 넌지시 자신의 홈피를 방문해 주기를 바라는 말을 포함시키면서...

 

 

Today. 이거야 말로 싸이월드, 참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커버스토리. 이곳에 가면 베플 경쟁이 심하다. 베플을 하면 뭐가 좋을까...? 더욱이 베플 아래에는 항상 이런 글들이 존재한다.

 

"제 미니홈피에 사진 많구요, 다른자료들도 있으니 받아가세요, 최신 뮤직 드라마 많이 있으니 받아가세요, 19女일촌신청 다 받습니다..."

 

인간존재를 수치로 대변하는 것도 모자라 그것에 집착하는 인간의 본성 아닌 본성.

 

 

사진첩은 말할 것도 없지. 친하지도 않은 일촌들까지 마구 스크랩해서 자신의 인기를 이번에는 '페이지 수'로 결정해 버리려 한다. 페이지가 뒤로 가서 없어질 때쯤 되면 저번에 스크랩한 사람을 또 스크랩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인기가 많아 보일 수 있으니까. 취미라고 이해하기에는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다이어리. 가식의 결정체라 불러도 좋다. 이만큼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는 것도 없다. 읽을 대상이 누구인지 애초에 정해놓고 글을 쓰는 것이다. 슬픔, 기쁨, 힘듦... 조그마한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과연 다이어리의 가식 속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 어디 가서 '누구'랑 놀고, '누구'랑 먹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왜냐고? 다음에 또 써먹어야 하니까. 그사람, 그여자, 그친구...계속 돌려서 써먹는다. 남들이 보면 '얘는 정말 친구가 많구나'라고 생각하게끔. 친구들아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자신이 다이어리에 남긴 그 사람들이 자신의 다이어리 속에 표현된것 만큼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인지. 혹시 '나혼자'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우리의 진실된 관계를 갉아먹는 싸이월드.

사람들은 다른사람의 홈피를 방문할 때 처음부터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자기도 모르게 무언가를 바라면서 상대방의 홈피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무의미 없는 '숫자관리'를 '인맥관리'라는 거창한 용어로 대변한다. 상대방의 안부를 생각하는 척. 하지만 결국 자기의 이익을 위한 행동.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싸이월드 안에서는 자신의 포장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이용할 뿐이다. 남이 쓴 글에 심하게 동요되어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기뻐 날뛰기도 한다. 글 하나로 인해 자신이 변화 받은 양 착각한다.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감동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눈을 뜨면 그대로인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쉴 뿐.

 

 

한편 싸이월드 때문에 좌절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누굴까?

바로 진실한 사람이다. 그 사람은 가식을 모른다. 왜 자신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 투데이, 방명록, 일촌평을 보유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바로 자신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좌절하는 것이다. 사진첩의 수많은 댓글들. 자신의 홈피와 비교해보며 한탄한다. 한없이 작아보이는 자신을 생각한다. 몸은 무력감에 휩싸이며 머릿속은 점점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차게 된다.

 

 

내가 21년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이거 하나다. 인간은 나약하다. 누구나 열등감이 있게 마련이다. 남들보다 우위에 있고 싶다는 생각.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열등감은 분명 마음속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다. 적어도 이말에 동의한다면, 그것을 감추려 하지 말자. 차라리 '나 못해요'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그것이 바로 가식에서 벗어나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게 되는 명확한 길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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