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아니 둘째날부터 웃기고도 황당한 일이 있어서 아침부터 이렇게..
새벽4시에 들어와 자다가 일어나서 잽싸 글 올리네요..
저는 30대초반에 누구나가 인정하는 능력을 지녔으나 취업운이 지질이도 없는 자발적 백수입니다.
새해들어 아주 올만에 동생놈을 만났습니다.
캐나다에서 잠깐 살때 룸메이트였던 동생인데..성격도 잘맞고 둘이 워낙 재밌게 잘 살았기에 한국와서도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죠..
취업,회사,차,주식,집,캐나다 등등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어느덧 막차시간은 지나고..
담에 또 언제볼지 모르는거 그냥 하루 달리자고 해서 날샐때 까지 술먹기로 작정했습니다..
한참얘기하다 보니 때마침 옆테이블에 왠 아리따운 여자분 두분이서 술을 드시고 계시는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12시 넘어서 여자 두분이 술을 드시고 계시고...그 옆엔 남자 둘이 술을 드시고 계시고...그것도 정초부터..외로운 영혼들이여ㅜ.ㅜ
자리를 옮겨 같이 한잔 하자는 제안에 흔쾌히 승낙을 하시더군요..
저같은 루저의 제안에 흔쾌히 승낙을 하시는 대인배다운 여성분들의 너그러운 마음씨에 감사드리며 다른 술집으로 옮겨 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통성명도 하고 게임도 하고 의외(?)로 분위기가 좋아서 금방 친해졌습니다..
정말 멀쩡하셨는데..한 분씩 화장실 다녀오시더니 살짝 정신이 외출하시는 듯한 뉘앙스가 풍겼습니다.
머 술병깬것도 아니고 두분다 저보다 어리시니까 귀엽게 봐주고 있었죠.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헉...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듯 싶더군요.
그렇다고 제가 술을 강요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술자리에서 안주만 먹어도 머라고 안하는데...저분들이 대체 왜 저럴까 하는 생각도 들고..
노래방이나 가면 술좀 깰려나 하는 생각에 밖으로 나왔습니다.
자기 가방도 몰라보고 귀때기가 얼어붙는 새벽에 옷도 안챙기고 나갈려고 하고 둘이 얼싸안고 그러다가 바닥에 넘어지고...
집이 어디냐고 택시태워준다고 물어봐도 말도 안해주고..
길바닥에 누우면 바로 동사할것 같은 날씨에 여인네들을 놓고 갈수도 없고
참 난감하더군요..
동생놈이랑 MAN to MAN으로 한명씩 붙잡고 비틀거리는 여인네들은 부축하며 길을 걸었습니다.
대체 어디로 가는 건지..
바뀐가방 찾아주고 빨간불에 건너는 여인네 목숨 구하려다 보니 앞에가던 동생놈과 여인1은 이미 사라졌고..
저랑 같이 가는 여인2는 무슨 회사 건물앞에서 주저 앉더니 사라진 여인1을 찾는 겁니다.
저랑같이 있던 여자분이 두분중에 언니거든요..그래서 저보고 동생(여인1)찾아 오라면서 자기는 동생없이는 암데도 안갈거라고...
저 원래 주사 있는 사람들 길거리에 버리고 옵니다..상종안하죠..근데 남자라면 모르겠는데..여성분한테 차마 그럴수가 없자나요..ㅜ.ㅜ
사라진 사람들(?)에게 아무리 전화 때려도 받지도 않고...
헉...근데 여자분 그 회사 건물 앞에서 김치전 가맹점 하나 내시더니 막 눕는 겁니다.
회사 경비원분 나오시길래 죄송하다면서 휴지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고..여자분 옷에 묻은거 다 닦고...
여자분은 저한테 동생 찾아오라면서 자기는 괜찬은데 그 동생은 정말 착한 아이니까 그러면 안된다고 거의 울라고 그러고...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면 안된다는 건지?? 머 흑심이 아주 없었다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아무리 제가 루저에 솔로라고 해도 취해서 몸도 못가누시는 분들한테 멀 어떻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ㅡ.ㅡ
하여튼 집에 좀 가라고 아무리 설득해도 막무가네로 자꾸 그러시니까 서서히 짜증 나더군요.
근데 그 여자분 어딘가로 전화하시더니...헉!!!...신고하는 겁니다..
자기는 어딘지 모르겠지만 무슨 호텔앞인거 같고 같이 있던 동생을 어떤 남자가 델구 갔고 지금 무서워 죽겠다고 전화 제발 끊지 말고 제발 도와 달라고...
호텔은 무슨 호텔...남의 회사 앞에서 오바이트 해놓구선...그리고 여자랑 호텔 갈 돈 있었으면 내가 이러고 살겠냐??
순식간에 사람 이상해 지더군요..만난지 몇시간만에 완전 치한취급당한 느낌ㅜ.ㅜ
그여자분이 어디에 전화해서 신고한건지 아님 그냥 그런척한건지 모르겠지만...
이미 추운 길바닥에서 1시간가까이 체력을 소비한 터라 저의 인내심은 바닥에 다달았고...
혹시나 경찰이라도 오면 치한으로 몰려서 괜한 오해나 받을까 싶어 아까 휴지를 건네주셨던 회사 경비원분한테 도움을 청했습니다...
다행히도 자초지종 설명했더니 이해해 주시더군요..혹시나 해서 제 연락처를 남긴다고 했지만 그런 경험(?)이 많으신지 괜찬다면서 자기가 어떻게든 택시 불러서 보내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몇시간 고생하실 경비원분과 남의 회사를 호텔로 착각하고 있는 여인네를 뒤로 한체 냉큼 집으로 왔습니다.
그 여인네분 지금쯤 정신차리셨을텐데 어제의 흔적들이 기억이나 날려나 모르겠네여..
혹시 아직까지도 같이 있던 남정네를 치한쯤으로 알고 계셨다면 오해 푸시길...저두 할만큼 했습니다ㅡ.ㅡ
그럼 전 이만...혼자사는 처치라 해장국이라도 사먹으로 가야 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