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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밑추격전해보셨나요

피시방야간... |2010.01.08 15:52
조회 179 |추천 1

저는 피시방야간알바입니다.

피시방알바는 정말 할게 없답니다. 특히 야간엔 더욱더요.

50석 규모인데 5명정도있으면 많은거고 평균2~3명만 자리를 지키는게 다반사죠.

어제 1월7일이었습니다. 다른날과 다를거 없이 일을하고있었죠.

새벽6시쯤 됐을겁니다. 가장졸린시간을 지나고 슬슬 아침을 먹고 청소를 시작해야할시간이죠.

그런데 제가 한 시트콤을 보고있을때 갑자기 번개같이 어떤사람이 제 앞을 뛰어가더군요. 단번에 번쩍했죠. 어?도망간다?

전 편하게 삼선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히터를 틀어논 관계로 잠바도 안입고있었죠.

그렇지만 다 챙길 시간이 없었습니다.

저희 pc방이 4층인데 계단으로 내려가더군요. 저도 달리기에는 자신 있었기때문에

미친듯이 따라갔습니다. 처음있는 일이라 당황할법한데 그상황에 닥치니 아무생각없이 반응 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세상은 저를 돕지 않았습니다. 폭설이죠. 정말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

전 슬리퍼였습니다. 그날 서울 최저 기온은 -14도.... 순식간에 발이 어는 느낌이 났습니다. 눈때매 무거워져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구요. 그래도 지금 돌아가기엔 자존심이 용서하지않아 따라갔습니다. 뛰고 또 뛰었습니다.

한참 추격전을 펼치다보니 어느샌가 제가 영화에서만 나오던 가로등밑 검검한 추격전을 하고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바닥 흰색바탕은 보너스구요. 뛰면서 몬가 재밌더라구요. 마치 경찰이 된듯한....그리고 이 상황이 너무 재밌었죠.

 전 외쳤습니다. "아저씨 ! 잠깐 얘기좀 하시죠!"

급박한 상황에서 적당한 말이었는지 몰라도 아무 생각없이 터져나온 한마디였습니다.

아저씨는 그목소리를 들은듯 갑자기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앞이었는데도 말이죠.

순간 전 문득 겁이 들었습니다. 혹시 흉기라도 꺼내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요.

아마 그아저씨도 이렇게 따라올줄 몰랐다가 얘기좀 하자길래 멈춘듯한 것 같았습니다.

그 아저씨에게 제가 물었죠. "왜 돈안내요?"

"미안.학생 내가 돈을 안갖고왓나봐."

"그렇다고 이렇게 도망치시면 어떡해요?"

"그럼 돈이없는데 어떡해..."

"제가 빌려드릴까요?"

아저씨는 당황한듯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겠지요.

"제가 빌려드릴게요 갚으시면 되잖아요."

"아 미안 학생. 그래줄수 있어?그럼 내가 내일 꼭갚을게 정말 미안해 학생."

 

이렇게 우리는 영화처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문득 무방비 상태로 방치해둔 제 일터가 생각났습니다.

다행히도 피시방엔 단골손님 2명 밖에 없었기에...그리고 이시간이면 추가로 올사람은 없기에..

전 합리화를 시키면서 피시방으로 걸어갔습니다.

한20분정도 비워둔 피시방에 도착하고 보니

제 발은....냉동보관된 참치 였습니다.

양말이꽁꽁얼어 삼선슬리퍼에 붙었죠. 미친듯이 추웠습니다. 히터를 희망온도 30도로 급올리고 히터앞에 양말을 벗어 말리기 시작했죠.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그 아저씨의 요금 4900원을 제돈으로 지불하고 오늘이 되었습니다.

근데 아저씨는 오지않았네요. 이시간까지.........

 

 

전 낚인거죠?

세상의 냉혹함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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