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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ight Lights

오재찬 |2010.02.03 01:34
조회 136 |추천 0

 

 

 

 

비록 풋볼(미식축구)를 소재로 삼았지만, 그건 구실일 뿐, 이야기는 계속 밖으로 새고, 이내 풋볼은 들러리로 전락한다. 하지만 그런 만큼 사람 사는 냄새는 드라마 도처에서 송송 솟아난다. 10대가 중심이지만 10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과 사랑, 그리고 인간이 겪어야 할 모든 일상이 이 안에 담겨있다. 괜히 미국 평론가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작품이 아니다. 에피소드 하나 하나에는 눈물이 담겨있고, 소소한 재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감동이 있고. 아무튼 보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이 벅차 오르는 것을 억제할 수 없게 만든다. 시즌 한 편 만에 주인공들이 사랑스러워지는 드라마는 드물다. 그들이 나의 인생이 된 양,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지고 그들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은 가슴 가득히 차오른다. 답답하고 어디론가 가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미국의 어느 촌 동네의 이야기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은 분명 이 드라마가 가진 매력이 넘쳐난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가 가진 형식에서 벗어나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보는 듯이 음악과 사운드, 그리고 그림까지 적절하게 조화해 나가며 과연 이 사람들이 지금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건지,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건지 착각이 들게 만드는 매력도 존재한다. 음악은 어찌나 적절하게 잘 쓰는지, 텍사스의 허름한 동네의 분위기를 너무나 잘 담아낸다. 그렇지만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고 몰락한 마을의 이야기인 만큼 드라마의 톤은 상당히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희망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탈출하고자 안간힘을 쓰기도 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 사랑받고자 애를 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기 마련이고, 소망이 넘실대는 것이 진실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꿈을 꾸고, 그 모습은 나의 모습이 되어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값지게 변하는 것이다.

 

 

FNL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잿빛일 것 같은 곳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는 젊은이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힘을 다해 나아갈 수 있는 미래가 있고, 그 미래는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의 향수를 떠올릴지도 모르는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소리친다. 인간에게는 희망과 미래, 그리고 소망이 있기에 인생이,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리라. 실패하고 낙담하고 지쳐 있는 순간에도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능력은 인간만이 가진 최고의 능력일 것이다. 이 드라마 한 편은 우리에게 그런 꿈과 용기를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인생은 아직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우리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낙담하기 쉽고 굴곡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용기를 내어서 한 발 한 발 내딛을만한 가치가 있는 거라고.

 

 

 

FNL은

힘들고 지친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치유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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