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 스키/ 온천여행_
" 소나무 위에 앉았던 작은 솜덩이는 바람에 실려.. "
참.. 외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요즘이다. 언제나 늘 그랬듯 역시 혼자 돌아다니는 걸 더 좋아했었고 지금역시 혼자인 모스비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연락하면 받을 사람이 생겼는데도 난 이렇게 혼자 터벅터벌 돌아다니는걸 더 좋아한다. 버스에서 무작정 내려 이곳 저곳 기웃기웃, 안걸어도 되는 말들을 걸어가며 이 지역의 사람들은 어떤사람들일까 괜시리 궁금해지고, 눈을 한참 마주쳤는데도 내게 말을 안걸어주는 사람을 보면 왠지 서운해지기까지한다.
모든 것 다 두로 밀어두고 그렇게 또 터벅터벅 걸었다. 차도 집 앞 주차장에 세워두고 커다란 축구가방에 보드복과 간단한 세면도구 그리고 카메라를 챙겨 느릿느릿 걸어 터미널에 도착한다. '이런.. 2분만 빨리올걸..' 2분차이로 수안보로 가는 버스를 놓쳐버렸다. 다음 버스의 시간은 2시 10분.. 기다리고싶은 마음이 없이 빨리 어디론가 가고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점촌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점촌으로 가는 버스는 '함창'이라는 작은 읍을 거쳐 곧 점촌터미널에 도착한다. 명절을 맞아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여행자인 내 모습을 발견하고 최대한 그들과 다른 내 모습을 찾으려 애를 쓴다. 모두들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지만 난 고향과는 반대로 그저 내 욕심의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터미널의 표정은 똑같기만하다.
이곳에서 역시 2시 15분 버스를 기다려야한다. 한시간 삼십분 여를 서성이면서 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한다.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어떤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할까. 어떤사람의 어떤 일상을 훔쳐볼까.. 부푼 상상들 뿐이지만 반대의 사람들은 쉽게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놓지 않는다. 다만 즈나치는 사람 중 익숙히 내 앞을 세 네번씩 돌아다니면서 분주히 무언갈 하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조금 추측만 할 뿐이다.
얼마 기다린거 같지 않았는데 금세 시간은 두시 반을 가르켰다. 예정보다 15분이나 늦게 온 버스덕에 사람들로 금세 북적였다. 차는 문경읍과 영풍면, 수안보를 거쳐 충주까지 가는 직행버스였다.
버스는 나를 수안보에 내려준다. "수안보 내리실 분 안계세요!"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에 이곳이 수안보 인지도 모르고 내려버린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대로면 사조리조트(수안보스키장)의 셔틀이 수시로 운행 한다는데 근처 아저씨에게 물음을 청하지만 버스는 안오고 택시를 타야한다고 말했다. 택시 승강장으로 가 보았지만 이곳 택시는 우리가 아는 일반 택시와는 조금 다르다. 택시를 기다리는 사무실이 따로있고 그 곳에서 기사들이 휴식을 한다. 손님은 운이좋으면 기사를 만날 수 있고 나처럼 운이 없는 손님은 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사무실 앞이니 태우러 오라고 말을 해야한다. 명절이기도하고.. 사무실 앞에 있는 택시도 보이지 않아 스키장에 전화를 걸어본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휴일이라..."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ARS의 음성을 듣다 말았는데 근데 생각해보니 휴일이라서 뭐 어쩌겠다는 얘기를 안들은 것이다. 금세. 벤 하나에 어린이들이 스키복을 입고 지나가는 걸 본다. 무작정 방향을 따라가보니 수안보 사조리조트 1K 라고 써있다. 1K면.. 느릿느릿 걸어도 십분이면 도착하는 시간이니까 그냥 걷기로 한다..
역시 금방이다. 웹서핑을 하면서 본 W스키렌탈샵도 보인다. 이 금방에선 그래도 신축인데다 서비스도 좋다고 한다. 물론 내 입장은 아니다 다른 좋으 렌탈업체도 많다... 근데 개인적으로 홈페이지가 깔끔해서 좋은 인상이다. 정말 얼마 걷지않아. 언덕을 하나 지나고나니 바로 스키장이었다. 이렇게 가까울수가.. 1K밖에 안되는 거리였지만 느낌은 500M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며칠 전 내린 눈, 아직 체 녹지않아 사각 거리는 녀석을 밟으며 걸었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오후/ 야간 권을 끊었다. 경상북도지역민은 30%할인혜택을 볼 수 있다. 정상가격은 52,000원이고 할인을 받으면 38,000원에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탈 수 있다. 물론 4시30분부터 6시까지는 정설작업을 하므로 이때 왠만하면 식사를 하는것이 좋을 듯 하다. 나는 결국 30분동안 몸도 풀지 못하고 바로 식사를 하러 가야했다..
요즘 재미있는 광고중에 김태원씨가 나와서 '혼자왔냐?' 하는 핫초코광고가 생각났다. 물론 정작 혼자온건 나이지만 왜 남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건지.. 낡은 리프트는 힘겹게 나를 끌어올린다. 초심자코스에는 나름 3단 점프대가 있다. 그저 눈을 모아놨는데 사람들이 점프를 해서 변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점프대가 있기는 있다. 초심자 코스에서 거의 다 내려오면 좌측에 점프대가 있는데 이미터 쯤 되는 이곳에선 제일 큰 점프대를 지나면 두번째 점프대는 두 종류이다. 이미터짜리와 일미터짜리가 나란히 붙어있고, 마지막으로 진짜 눈을 대충 모아놓은 듯한 일미터 반짜리가 하나 더 있다. 물론 내가 느끼기에 일, 이미터라는거지 실제로는 훨씬 작다. 내가 ㄱ기서 넘어지지만 않았으면 삼십센치라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있다. 맞다. 스키를 탈 때는 A자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물론 내 초등학교 4학년 보이스카웃 시절에 저걸 잘 못해서 다른 친구의 다리 사이로 몸이 완전히 찐 적이 있었다. 그때 이후론 부끄러워서 정말 열심히 탔고, 그 친구를 볼 면목이 없어서 초심자코스를 벗어나 중급자 코스에서 덜덜 떨면서 혼자 연습했다. 그래서 내 자세도 역시 야매이다. ^-^;; 리프트를 타는 도중 어떤 매니아층의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 친구들은 전문용어까지 쓰면서 어쩌고 저쩌고한다. 그 친구들이 내 어정쩡한 폼을 보면 뭐라 말할까..
어쨌든 야매이긴 하지만 나름 잘 탄다. 다리가 조금 많이 벌어지고 턴이 좁게나와서 그렇지 어쨌든 저쨌든 나는 재미있게 잘 탄다. 나는 정말 재미있다. ^-^
낮에 찍은사진이지만 가끔 언제찍은 사진인지 잘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음.. 어디였는지.. 근데 이 사진이 스키장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이 될 줄은 몰랐다. 이때까지만해도 스키장이 별로 재미 없었다. 사진찍으랴.. 폴 잡으랴.. 중심 잡으랴.. 몸푸느랴... 하지만 이후 케비넷에 카메라를 집에넣고 몸이 조금 풀린 뒤에는 정말 재미있게 날아다녔다. 이리저리 쌩쌩 달리면서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마를 미워했던,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을 하나씩 용서해나갈 때마다 크게 한 번 씩 넘어지고 휘청한다. 그렇게 내 몸에 자극을 주면서 또 다 용서하고 잊어버린다. 난 용서가 너무 빠르다. 음.. 나는 관대하기때문에? 근데 뒤끝있다. ㅋㅋㅋ
처음부터 온천을 할 생각으로 왔다. 밤이되니 하얀 루미나리에? 아무튼 전구달린 문들이 밝게 빛난다. 이곳이 관광지 라는 것을 저 멀리서도 훤히 보이는 불빛 덕분에 잘 알아볼 수 있다. 이곳에 이렇게 숙박업소가 많은데 내 몸하나 뉘일 곳 없을까.. 걱정은 금세 사라진다. 허기가 져버린 나는 근처 해장국집에서 황태해장국과 맥주 한 병을 먹는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작고 하얀 마르티스 한 마리가 나를 보고 반갑게 꼬리치며 다가온다. ^-^
"어머 너 나한테 왜그러니..." 나도모르게 개에게 말을 걸어버린다. 개 주인으로 보이는 작은 소녀는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 한다.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그 개가 나를 헤한것도 아니고 그냥 반갑다고 달려온건데 순간 난 정말 겁이 나버렸다. ㅎㅎ 겉으론 참 침착했지만 만약 조금 더 다가왔다면 다른식당으로 가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
어쨌든 달궈진 몸에 맥주 한 병이 들어가니 시원하고 배도 좀 부른다.. 이제 곧 나온 황태해장국이 참 맛있었지만 이놈의 입은 맥주를 한 병 더 부르고 싶어 했다...
방은 개인온천탕이 달린 커다란방(특실?) 음.. 특실이라고 써있긴 했다.. 근데 방은 깨나 컸다. 더블사이즈?의 침대가 정말 작게 보였다. 물론 가구는 없었다. 친구들 끼리, 가족들끼리 다섯 명 정도 놀러와서 잘 쉬고 갈 수 있게끔 이불도 넉넉히 있었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사케를 잔득 사들고 스키를 신나게 타고 온천을 신나게 했으면 하고... 늘 그렇듯, 혼자인게 좋다는 핑계를 대지만 혼자는 별로인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독탕에 물을 너무 뜨겁게 틀어놔서 벌거벗은 체 찬물을 연거푸 뿌려댔다. 손은 시려지고 가끔 튀는 찬물에 발도 시려지고 몸은 빼빼말라서 이젠 아저씨가 다 되어비린 체 찬물을 뿌리는 내 모습을 누군가 보았다면 어쩌면 골룸을 상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티비에선 인디아나존스 '크리스털해골왕국'이 나오고 있었고, 그 영화역시 혼자 본 영화라.. 난 참 혼자 한 일이 많다. 어쨌든 그 때를 추억하면서 영화 시작할 때 즈음 들어와서 피라미드에 들어가는 장면까지 물에 몸을 담갔다.. 또 탕속에서.. 여러명을 용서했고, 여러명에게 용서를 빌었다...
늦은 아침을 맞이했다. 다른 일은 할 것도 없이 집으로 오는 일 만 남았다 그러고보니 아직 오늘이었는데 왜 어제처럼 느껴지는 거지? 다녀온지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았는데...
스키장에서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다. 누군가 함께했더라면 조금 더 밝게 웃었을텐데..
머리에 눌러 쓴 헬멧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왠지 오토바이의 그것 같이 생겨서 나도모르게 거울을 볼 때마다 피식피식 했다.
결국.. 올 시즌에 한 번은 왔구나... 정말.. 이 한 번을 얼마나 손꼽았는지 모르겠다..
내일이면 본격적인 2010년의 시작이다. 이제 봄이 되기까지 준비 해야 할 일들이 많고, 봄이되면 선거준비로 분주해지고 여림이 되기전에 선거의 결과가 나온다. 그 후론.. 당선인들을 만나가면서 이것저것 정리를 해야 할 일들이 많겠지.. 올 해는 선거로 전반기가 잘 넘어가게 생겼다..
방의 보일러를 한참을 틀어놨더니 후끈거리는게 참 집이란 곳은 좋다. 그러나 집안에 십분 만 앉아있으면 또 다른 공간을 꿈꾼다. 집안 뿐만아니라 언제나 난 다른 공간을 꿈꾼다. 다른 공간 속에서도 다른 공간을 꿈꾼다.
혼자하는 여행, 좋다고 말하지만 싫다고도 말한다. 나쁘다고고 하지만 괜찮다고도 한다. 그래도.. 나는 남과 하는 여행이 부럽고 남은 혼자 하는 여행이 부럽다고 한다.. 내가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솔찍히 말해서 한가지이다. "떠날 때_ 함께 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장점은 많다 민박집 아주머니를 만나면 밥 한끼 내어주고 말도 나누고 아무와도 말을 걸 수 있고 남들도 쉽게 말을 걸어준다. 그래서 난 혼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여행을 한다고 말을 하고 다녔다 하지만, 점점 사람들의 인심이 나빠지고 점점 개인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면서부터 였는지.. 혼자하는게 조금은 겁도 난다. 누군가와 함께하면 돈도 많이들고 하고싶은대로 하지도못하고 구예받는게 많다. 하지만 함께 여행하면 뽀루퉁한 저 표정은 짖지 않으니...
그러고보니 난 여행하는 내내 저 표정이었던 것 같다.. 작년.. 제주에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