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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기록

우리는 삘~~~이 오는 누군가를 만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채 주문을 하기도 전에 호기심을 품기 시작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거나 직설적으로 그 호기심을 해결해 나가는데,
뭔가 어긋나기 시작하는 정점에 이르기 전까진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편견으로 서로를 마비시킨다.

그리고 더 이상 사소하게 봐 넘길 수 없는 시점에 이르면 홀연,
"사랑이란 무엇이었던가?"
의심하기 시작한다.

아니, 당시의 현실과는 다른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 개념에 빗대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한다.

그리곤,
그나마 결단력이라도 남아있다면
관계를 청산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다시 헬스를 시작하거나
마사지를 받는다던가
단골로 가던 까페에 발을 끊거나
자주 가던 술집을 바꾸거나 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준비하던가...
또는,
미련스럽게 관계를 지속시키며
피차의 괴로움을 연장시키는데 몰두한다.

잠시,
그들의 문제는 해결된 듯 보인다.
애초의 감정을 들춰내 회상하고
격정적인 포옹을 하고 회개의 눈물을 자아내선
건설적인 다짐을 한다.

그러나,
며칠 후 그들은 변함없이 전화를 붙잡고 싸우고 있다.



<사랑에 대한 착각 1.>


태진아는 곡(曲)한다.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조피디는 랩한다.
"집착은 사랑이 아냐~~~"

에리히 프롬도 썼다, 오래전에.

"락바 안에 여러 쌍의 커플들이 밀착되어 앉아 있다.
그들은 서로에게 얼마나 열정적인가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그것이 서로의 사랑에 대한 깊이의 정도라고 착각하지만
실은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각자 얼마나 외로웠던가를
입증해 보이는 것일 뿐이다."

프랑크프루트 학파의 석학 프롬은
대상이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그녀)는 쓰라린 아픔을 겪고 회복 중일 수도 있고,
3년간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냈었을 수도 있고,
조조할인으로 혼자 로맨틱한 영화를 보면서 한숨을 쉬고는
대낮에 눈부신 거리로 나왔을 수도 있고,
어제 저녁에는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는 친구와 술자리를 가졌을지도 모르고,
쿤데라의 소설을 읽었을지도 모르고,
결혼 재촉을 지겹도록 듣고 있는지도 모르고...

헤어질 때 너보다 행복해 질 거라고 큰 소리 치고는
닥치는 대로 누군가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면
그(그녀)가 당신에게 얼마나 집요하게 호감을 사려고 노력할지
상상할 수 있겠나.

자신의 외로움이나 절박한 상황에 그(그녀)에 대한 정보가 걸러져서
멋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수도 있다.
반드시 "그(그녀)" 라서가 아니라
미처 예상치 못한 그(그녀)의 상황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가능했던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새로워지지 않나.
이런 일은 정말 허다하다.

그들의 시작은
같이 있는 시간동안만 서로를 독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같이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의 허벅지나 가슴에 주목하면 화나는 정도에서,
점차 전화와 메일과 메신저, 그리고 미니홈피 같은,
각종 정보 통신 시스템의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24시간 원격통제하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에
스스로 관계를 파멸시킨다.



<사랑에 대한 착각 2.>


"He/She is absolutely perfect."

모든 남녀의 희망사항이다.
모든것이 완벽한 그(그녀)
서로에게 접근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기대는 시작된다.

"어쩌면..."

이런 기대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관계들의 원동력이며 추진력이다.

"그는 충분히 감성적인데다, 훌륭한 매너로 날 존중하며, 야망이 있고 ..."

매우 근접한 것 같다.
그러나 곧

"역시, 이 사람도 아니야."

로 끝나고 만다.


다시 여신이나 왕자를 갈구하는 목마른 방랑자가 된다.
괴로워하는 청춘을 술잔 앞에 두고 혹자는 말한다 :

"아직 진정한 사랑을 못해봐서 그래"


하지만 누가,
누가 <진정한 사랑>이라는 걸 해봤단 말인가.
당신이?

그러면,
"너 아니면 절대 안돼"
이게 진정한 사랑인가?

이건 또 어떤가.
그(그녀)는 지극히 그녀(그)를 사랑한다.
그(그녀)는 그녀(그)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진심으로 이해하며
그(그녀)의 마음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없이 단단하다.

그러나 그(그녀)는 그녀(그)를 만나기 전부터
모든 그녀(그)를 그런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그녀)의 그녀(그)는 개체로서가 아니라 전체로서의 그녀(그)였다.

지금 그 앞에 나타난 것이 그녀(그)였을 따름이지
그녀!(그!)라서 가능했던 사랑이 아니란 얘기다.


어느 것이 진정한 사랑인가.

드러나 보이는 열정!적인 표정이나 행위들이
사랑의 깊이를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것.
완벽한 사랑, 영원한 사랑이 있을거란 기대.
그리고,
사랑에 대한 착각.


[Drunken Cupid] plays for the Love neve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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