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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mary Story #14 나무이야기

Gasmari |2010.03.23 21:23
조회 492 |추천 0

한 나무가 있었어

 

그 나무는 바람을 싫어했지.

 

왜냐면 항상 바람은 나뭇잎들을 흔들었고

 

흔들린 나뭇잎들은 자기 눈 앞에서 떨어졌으니깐.

 

그런데 하루는

 

어디서부턴가 나약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는데

 

나무는 그 나약한 바람이 나쁘지 않았나봐.

 

여름이면 그늘 속에 그 바람이 머물면서 나무의 땀을 식혀주었고

 

겨울이면 잎사귀가 없는 나무가 외롭지 않게

 

늘 곁에 있어주었지.

 

그러데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가던 어느 시점부터인가 

 

그 나약한 바람이 불지 않았데.

 

나무는 몇 일을 기다리고 몇 개월을 기다렸지만

 

부딪히는 존재라곤 거센 바람 밖에 없었나봐.

 

나무는 그 잔잔했던 바람을 그렇게 그리워 하다

 

앓기 시작했고 겨울이 되자 다시 혼자가 되었어.

 

죽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져 있는데

 

그런데

 

어디선가 거센 바람이 몰려와.

 

그 바람은 평소에 두려워 하던 그 바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

 

마치 오열하는 듯한 슬픈 소리랄까

 

 

 

그리고 나무는 이제서야 깨달았지.

 

지금 불어온 이 바람이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그 잔잔한 그 바람이었단 사실을.

 

 

잔잔한 바람은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거나

 

다른 바람과 합쳐져 거센 바람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인데

 

그 바람은

 

다른 바람과 합쳐진 거야.

 

그 나무를 어느 순간부터 흔들었던 그 거센 바람은

 

바로 다른 거센 바람과 합쳐진 잔잔한 바람이었지.

 

 

나무는 그 바람을 사랑했지만

 

보내줘야 했지.

 

바람은 바람을 사랑하는 게 자연의 순리니깐.

 

 

그리곤 바람에게 나뭇가지를 흔들며

 

'안녕'

 

그 후로 봄이 왔고 그 바람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데.

 

동화의 결말은 이렇게 끝나지만

 

1가지 의문점이 생겨.

 

 

 

나무는 바람은 사랑했는데

 

바람은 나무를 사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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