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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

사회초년생 |2010.04.12 08:53
조회 4,689 |추천 37

저는 이제 입사한지 6개월 정도 지난 아주 파릇파릇한 새내기 신입사원입니다.

작년 2월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즐거운 대학생활을 마치고 가장 기쁜 날이 되어야 할 졸업식이

졸업 전 취업을 못했다는 좌절감과 스트레스로 입대날짜가 돌아오는 것처럼

방갑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졸업식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부모님의 얼굴이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4년동안 힘들게 등록금을 마련해주신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부모님께 학사모를 씌어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식날은 2월의 추운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춥고 서럽기도 하고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저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1학년때는 동아리에 들어서 사회를 보는 눈도 기르고 좋은 선후배 동기들을 만나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물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두 학기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 평점도 3.8정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습니다.

3학년 말부터 졸업하기까지는 고학년답게 취업준비에 모든 것을 쏟았습니다.

 

그 좋아하던 동아리 생활도 자제하면서 흔히 얘기하는 스펙 올리기에 열중했습니다.

공기업에 가기 위해 세 개의 자격증을 따고 토익 점수 올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졸업전 취업하겠다는 저의 목표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한만큼 취업을 못한 중압감은

더 큰 실망감과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불안하고 초조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오면서 자연스레 모임도 피하게 되었고

그저 앉아서 공부만 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사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하니 더욱더 마음이 초조해져 스트레스는 더 커져만 갔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 소원해지고 도서관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습니다.

자괴감이 밀려오고 이렇게 했는데 취업이 안되면 어쩌지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졸업 후 도서관에 살다시피한 생활을

하던 중 제가 가고 싶은 공기업에 인턴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기업에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닌 정부의 일방적인 지시로 실시하게 된

인턴채용이었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저도 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형식적인 인턴 생활이라고 그곳의 분위기라도 익히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인턴을 시작하게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참 가슴아팠습니다. 애초에 가산점이나 어떤 메리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인턴생활을 해야하는 제 자신이 참 초라하고 안쓰러웠습니다.

직원분들은 잘 대해주셨지만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꿔다 논 보릿자루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하루 하루 지나면서 빨리 제대로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굳은 마음으로 6시에 퇴근하면 집에 가서 밥을 먹고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도서관을 가야 마음이 편했습니다.

가서 자는 한이 있어도 도서관을 가야했습니다.

이렇게 5개월의 인턴생활과 도서관 공부를 하던 중 제가 원하던 공기업은 아니었지만 그와 비슷한 성격의 공단에 지원을 하였고 운좋게 합격하였습니다.

그것도 정규직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제가 아는 선배 한분이 저에게 하늘에 별을 땄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진짜 참 운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 저는 취업을 하였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 주변엔 많은 친구들이 취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들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저처럼 나름 열심히 공부도 하고

학교 생활도 했던 친구들이라 더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이것이 그 친구들의 노력 부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취업을 했지만 그것으로 제 자신이 만족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제 후배들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제 자식들에게도 그대로 대물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은 우물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저도 그 우물한 개구리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힘들어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때에만 해도 안그랬지만 지금 새내기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대학의 낭만도 즐길 틈 없이 입학 순간부터 졸업 후 취업을 생각하며

취업준비를 하는 후배들을 보면 그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인가 진정한 대학생활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대학의 낭만을 즐기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지만

지금 사회는 그렇게는 안하고는 불안해서 살 수 없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저도 취업을 막상하고 보니 어느새 그곳에 적응하고 직장생활의 좁은 틀안에

좁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 현실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 맞춰가는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쟁에 뒤처지는 자가 낙오하는 세상이 아니라 경쟁에 뒤처진 자를

끌고 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눈앞에 현실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생각하며 많은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님들이 등록금, 취업난에 휴학으로 내몰리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부러 학점, 논문 펑크내고 졸업 미루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해야하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같이 잘 사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한 문제뿐일까요? 1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청년실업율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는 세상을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할 때입니다! 많은 참여바랍니다~!

 

추천수37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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