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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할 수 없는 지식의 탑'

파괴할 수 없는 지식의 탑,
미테랑국립도서관

 

4개의 유리탑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미테랑국립도서관, 규모로만 보자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걸어서 센강을 건너면, 멀리 네 권의 책을 세워놓은 듯한 미테랑국립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가희 압도적인 건축물이다.

 

 

 

센 강변을 따라 달린 지 얼마나 지났을까. 멀리서부터 눈에 띈 미테랑도서관의 모습은 피로를 단박에 날아가게 했다.


미테랑이 대통령 시절인 1988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현대적인 국립도서관을 짓겠다고 한, 이른바 그랑 프로제(Les Grands Projets) 선언으로 7년 뒤 완공된 이 멋쟁이 빌딩은 총비용이 무려 12억 유로(약 2조 원)나 들어간 걸작으로, 파리의 관광명소로 추가되었다.


센강변에 대형 20층 건물 4개가 책을 반쯤 펼친 모습으로 네 귀퉁이에 자리 잡고 그 사이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의 정원이 놓여 있다.


특이하게도 키 큰 소나무로 빽빽하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 63빌딩보다도 훨씬 큰 세계 최대의 도서관 건물이다.


테마별로 구분되어 있는 네 개의 탑의 명칭은 각각 ‘시간, 법률, 문자, 숫자’이며, 이것들은 지하로 연결된다.


이 네 개의 웅장한 유리탑은 인간이 쌓아온 파괴할 수 없는 지식을 상징한다.


이 도서관에 현직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연유가 있다. 건설 현장에 미테랑이 49회나 방문했다고 얼마 전에 들었지만 믿기지 않아서 안내자에게 진짜인지 물어보았다.


“대통령이 워낙 많이 와서 정확한 횟수는 모르지만 아마 수십 번은 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거기에 덧붙여 미테랑은 부지 선정도 직접 했고, 매주 국무회의에서 건설상황을 체크했다는 것이다.


퇴임 전에 자기 손으로 테이프 커팅을 하기 위해 공사를 서두른 끝에 1995년 내용물이 다 옮겨오기도 전에 준공식을 했다고 한다. 그는 해가 바뀌기 무섭게 1996년 초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서 서둘렀다는 말인가. 결국 미테랑은 죽어서 미테랑도서관을 남긴 셈이 되었다.

 

 외벽 전체가 유리인 점이 도서관 건물로는 유별나고 건물 배치가 독특하여 이것 역시 미테랑이 관여했는지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대통령이 수많은 공모작 중에서 딱 하나를 찍었다.


중앙 정원이 있는 구조가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쯤 되면 도서관에 푹 빠진 대통령이다. 여기에 미테랑의 이름을 붙이는 데 어느 누구의 반대도 없었다고 한다.


‘미테랑의, 미테랑에 의한, 그러나 프랑스 국민을 위한’ 도서관이 미테랑국립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길게 이어진 서가의 풍경은 귀족적이며 고풍스럽다.

 

현대 건축의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퐁피두센터의 외관. 건축 당시 파리 시민의 야유를 듣기도 했지만, 철골구조와 엘리베이터가 밖으로 드러난 독특한 외양으로 인해 지금은 명실상부한 파리의 명소가 되었다.

 

 

도서관은 온도 습도를 항상 맞춰야 하는데 4면 모두 유리가 괜찮은지 물었더니 “그래서 관리비가 엄청 들어간다”라고 대답했다. 관리비야 어떻든 멋진 도서관을 갖고자 한 미테랑과 프랑스의 문화적 자부심, 나쁘게 말하면 오만과 높은 콧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1천4백만 권의 장서를 포함해 3천만 점의 자료가 소장되어 서가의 길이가 4백여 킬로미터나 되는 이 도서관은 연구자들을 위한 학술자료실인 연구도서관이 별도로 있다.


은은한 빛깔의 귀족적 면모 뿐 아니라 운영방식도 재산과 지식을 가진 상류사회 위주이다. 퐁피두센터의 도서관이 아무에게나 개방되어 노숙자들의 터전으로까지 이용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퐁피두센터는 주변은 물론 내부도 소란스럽기 그지없고 투명성을 상징하기 위해 철골구조와 엘리베이터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지어서 마치 미완성인 것처럼 보였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좌파 대통령의 귀족 취향과 우파 대통령의 서민 취향이 엇갈리는 아이러니를 말하기도 한다.

 

 

저서 : 세계도서관기행 中

블로그세상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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