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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프 마라톤 완주기!! 헥헥-

. |2010.04.21 11:48
조회 26,412 |추천 17

하프코스 반환점을 돌고나서 부터는 계속 따라왔던  페이스메이커를 앞질러 나갔다. 이미 반을 왔다는 생각에선지 힘이났다. 혼자서 달리다보니 페이스조절이 힘들었다. 내 앞에 사람이 보이면 무리를 해서라도 추월을 해나갔다. 그렇게 15km를 지나자 다리에 무리가 오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멈춰서 걸을 수는 없었다..

 

한달 전이었나, 우연히 알게된 부사장님의 마라톤 완주기를 읽고 나서 부터였다. 원래 등산이나 운동을 좋아하신건 알고 있었지만, 마라톤 완주를 그것도 풀코스(42.195km) 완주를 해내셨다는 말에 깜짝놀랐다. '마라톤? 그런건 선수들만 하는게 아니었나?' 그것도 부사장님의 연세에 해내셨다는 사실이 나에게 적당한 쇼크를 동반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잘했다. 순발력과 탄력이 좋아 항상 학교대표로 100m 200m 멀리뛰기 등의 육상종목에 나가곤 했다. 시골이지만 그래도 영암군대회에서 결승2등까지도 해보았다. 하지만 단거리일뿐,, 장거리엔 쥐약이었다. 지구력, 끈기, 인내 나와는 친하지 않는 것들...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도 마라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수 있을까? 머 얼마나 힘들겠어??

마침 올해 계획을 짜는데 4~6월까지 월계획 이빨이 빠진상태-

오호라~ 잘됐다! 6월 풀코스를 목표로~ 4월에 10km, 5월에 하프코스를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시간은 흘러흘러~ 막상 접수 마감일이 다가올때까지 까맣게 잊고살았다. 허둥지둥 접수를 하기위해 전화를했다.

" 저- 거기가 독도수호마라톤대회 신청 하는데 맞나요~? "

" 네- " (여자다.)

" 저 마라톤 신청 할려고요!! ^ ^ "

" 몇 키로신데요?? "

" 네?? 제 체중이요? " -ㅅ -,,  (체중미달 이런거 물어보나;)

" 푸핫~!!!! .....  거리요~~ ㅋ"

"....... -_-;;"

" ㅎㅎㅎ (옆에직원에게) 아~~ 어떻게해~~ ㅎㅎㅎㅎㅎㅎ"

" .... 하.프.코.스 요! "

" 네~ ㅎㅎㅎㅎㅎ "

그 여자는 내 이름과 주민번호를 말할때까지 웃어댔다.

그렇게 원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바로 하프코스를 뛰게 되었다..;;

 

고향집을 떠나 자취를 하고 있는 나는 같이 살고있는 동생을 끌어들여 마라톤에 합류시켰다. 그친구도 그리 건장한체구는 아니라서 조금 걱정이되었지만, 내 권유에 선뜻 응한걸보면 뭔가 해보고싶었던게 분명하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는 매력에 이끌려 기분이 들떴다. 썩- 기분이 좋았다.

 

마라톤대회를 2주 남겨두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근처에 있는 공원을 이용해서 몇바퀴씩 뛰었다. 너-무 힘들었다. 운동을 안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평일에 훈련을 하다보니 퇴근을 하고, 학원도 끝나고 집에오면 8시반, 밥후딱먹고 빨리 시작해봐야 9시. 헐~

공원을 돌다가 새로운코스로 돌았다. 금호역-약수역-왕십리-응봉동-다시 금호역으로 이어지는 6.5km의 'C코스'!! 거리상으로는 더 멀었지만, 공원이 아닌 거리를 뛴다는게 더 재밌었고, 이상한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은근 즐겼다. 하지만, 차들이 다니는 거리이다 보니 공사중인 구간도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 오르막길~ 내리막길~ 쉽지만은 않은 코스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갈무렵, 9km를 뛰고나서 너무 힘이들던 날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과연 21km를 완주 할수있을까?'

동생 역시 매번 걱정이 된다고 투덜거렸지만, 난 애써 태연한척,

"우리 아직 젊은데 그거 못하겠냐??" 할수있다고 쓴웃음짓곤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지치고, 완주에 대한 부담은 걱정과 고통이 되어 더욱 깊게 박혀왔다.

 

대회까지 5일 남은 화요일, 택배가 도착했다. 기념품과 번호표 그리고 칲이 들어있었다. "정든이 2050 하프/ 최인찬 2051 하프"

갑자기 힘이 솟는다. 아- 정말 내가 마라톤을 하는구나!!

 

우리는 그날 얼마전에 득템한 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런닝화 + 번호표 의 힘을 받아 질주하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았다. '러너스하이'라는 느낌인가? ㅎㅎ 암튼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왕십리역-응봉동가는길에 공사중인 구간이 있어서 도로가에 붙어서 뛰어서 좀 위험했었는데, 그날 가보니 깨끗하게 인도가 깔려있었다. 괜히 고마웠다.  그 인도위를 날아서 오르막길에 접어들자, 저번주까지 안피었던 벚꽃이 하얗게 길을 밝혀주고 있었다. 저절로 입꼬리는 귀에걸리고, 다리에는 힘이 솟았다. 그렇게 그날 C코스를 뛴 기록이 앞전 기록에 10분이나 단축이 됐다.

 

 

수요일은 원래는 가볍게 스트레칭만 하고 휴식을 해야되는 날이지만, 목요일날 있는 대학일정때문에 집에와서 컴퓨터앞에 있어야했고, 레포트역시 밀려있었다. 그래서 연이어 또 C코스를 뛰었다. 매일 뛰긴하지만, 우리가 뛸 거리는 21km, 지금껏 뛴 최장거리는 9km,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C코스 2바퀴를 뛰었다. 평일인데 12km는 무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뛰어야할것 같았다. 기록은 65분! 하지만, 10km를 지나면서부터 정신이 없었고, 정말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듯했다. 정말.. 완주할 수 있을까?

 

토요일엔 공원을 뛰다 걷다 하면서 페이스조절하는데 신경을 썼다.

그날 밤, 잠을 설칠줄 알았지만, 역시나- 잠은 잘잔다 ㅋ

 

드디어 마라톤 대회 당일!

9시까지 뚝섬유원지역까지 갔다. 그런데  왠걸~;;

마라톤 전날에는 음식섭취도 중요하다. 근데, 어제 우린 육계장에 제육덮밥을 저녁으로 먹어서 그런지 아랫배에서 신호가 왔다.

꾸르륵~ 꾸르륵~  동생을 먼저 보내고 지하철역 화장실로 뛰었다.

맙소사, 3개의 칸에 대기자 3명이 있었다. 대부분이 마라톤참가자인듯 보였다. 신경이 곤두선 대기자들과와 나는 칸에 들어가있는 사람들을 다그쳤지만, 그들은 끊음의 미학을 모르는 자들.. 10분정도를 기다리니 내 차례가 왔다. -ㅅ -;;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가고, 대회장으로 뛰어갔다. 많은사람들이 몸을 풀고있었고, 나역시 옷을 갈아입고, 번호표를 붙이고 몸을 풀었다.

"땅~!!!"

드디어 출발~!!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2시간완주 페이스메이커인 아저씨 뒤에 바짝붙어 따라갔다. 눈에 확띄는 노란색 마라톤화에 쫄쫄이 반바지 타이즈를 입으신 그분이 왠지 나를 완주의 길로 인도해줄것 같았다.

뚝섬유원지역을 출발해 잠실대교를 건넜다. 같이 뛰는사람들이 있어서그런지 좋았다. 잠실대교를 건너 계단을 내려오다가 발목을 삐끗했다. '앗!!' 나도 놀랐지만, 뒤에 오던분들이 놀랐는지 절뚝거리면서 뛰는 나를 걱정해 주셧다.  그렇게 한 1분정도 뛰니 괜찮아졌다. 페이스메이커 뒤에서 뛰면서 하는행동을 따라했다. 한번씩 팔을 털어주거나, 머리위로 높게 들기도하고, 급수구간에서는 잠시 멈춰서 물을 마시고 다시 뛰었다. 그때부터였다. 옆구리가 쑤시기 시작한게..  아직 맹장수술을 해보지 않아서 그 고통을 알순없지만, 비슷한느낌이 아닐까;; 아프다- 더이상 못뛰겟다. 좀 걸을까? 머리속엔 이런생각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나는 계속 달리고 있었고 어느새 반환점을 돌고 오는 사람들의 응원소리가 들렸다. " 화이팅!!! " 솔직히 부러웠다. 나도 10km를 뛰었다면 벌써 ..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꽤 뛰어왔는데 아직 10km반환점이 안나왔다. 이럴수가~ 한참 뛰어온거같은데 아직 5km도 안지난거야? 역시나 무리였나? 생각을 할 즈음 반환점이 나왔다.  어?! 하프코스 반환점?! 10km반환점을 못보고 지나친체 벌써 10km를 더 뛰어온거였다. 괜시리 다리에 힘이 솟았다. 속도를 냈다...

 

16km 표지판를 지났다. 숨이 턱까지 차서 호흡이 잘 되지않았다. 당연히 리듬이 깨져 보폭도 이상해졌다. 페이스가 엉망이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고, 생각나지 않았다. 오직 달릴뿐-

잠실대교가 보였다. 아- 거의다왔다. 잠실대교로 올라가는 계단, 아까 발목을 삐끗 했던 곳이다. 근데 다리가 저절로 움직여 계단을 올라간다. 신기하다-  마라톤하다가 정말 힘들때 들을려고 MP3에 넣어왔던 곡(?)을 재생시킨다. ▶PLAY 역시 마약효과가 나온다. 내가 잠실대교 위를 질주한다. 한명 두명 추월 해나간다. 마지막 1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있는 힘껏 뛰어보지만 속도가 느리다. 또 정신적 패닉에 돌입한다. 전방 100m정도 골인지점이 보인다. 몇몇 기자들의 카메라와 여러사람들이 몰려있다. 마치 나를 응원하는것 처럼 보인다. 일그러져 있던 얼굴을 피고 웃어본다. 씨익~  골인!!

1시간 58분... 내 기록이다. 처음 뛴것 치곤 잘했다.

기뻤다. 가슴이벅차 숨을 쉴수가 없었다. 21km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조금 후에 동생 또한 당당하게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자랑스러웠다.

1등과는 한-참 차이가 나지만, 완주메달을 목에걸고 기념샷을 찍어댔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등을 서로 토닥여주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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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인생이 그렇듯 마라톤 또한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니었다. 비록 내자신과의 싸움을 해야하지만,  그 싸움에서 이겨낼수 있도록 주변분들이 힘을 주고, 나또한 그들을 향해 응원을 보낸다. 그속에서는 얼마나 빨리 넘어지지 않고 들어왔는가보다는,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걷고 달리면서 완주를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골인지점에 서서 내가 달려온 길을 돌아봤을 때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진다면 그사람은 분명 성공한 마라토너이다. 나역시 성공한 마라토너가 될 것이다.

 

추천수17
반대수0
베플응가땡중|2010.04.21 18:00
난 손가락 마라톤 뛰었다ㅋㅋ ------------------------------------ 우와 베플 첨이돠~ 소심하게.ㅎhttp:..www.cyworld.com/01029838292
베플얼짱|2010.04.22 01:06
메달이랑비슷하게생겼네염 이거나 드세요 www.cyworld.com/01051299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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