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대장~♡ |2010.04.28 23:50
조회 578 |추천 3

늦은밤택시안에서들려오는노래한곡이

그렇지않아도눈물이많은나를

울렸습니다

나이를한살한살먹을수록

사소한것에기뻐하고슬퍼하고때론행복해합니다

그래서나는점점울보가되어가는지도모르겠습니다외로움

어느 60대의 노부부의 이야기

 

 


  한적한 시골의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허름한 초가집.

 늦은 시간이지만 집안에서는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집 앞에는 작지만 정성스럽게 손질된 나무들과

 꽃들이 예쁘게 정돈되어 있다.


 방 안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한분이 나란히 누워있다.


 할아버지는 옛일을 회상하듯 먼곳을 바라보면서 말을 하고 있지만,

 할머니는 이미 잠에 빠져든듯 눈을 감고 있다.

 


 ll할아버지 ; 허허..그때 기억나오?

 

 내가 할멈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회사에 출근할때..

 넥타이를 못매서 허둥지둥 하고 있을때..

 

 그 고왔던 손으로 정성스레 넥타이를 매줬었는데..

 어렴풋이 생각 나는구려.. 그때가 참 좋았지...

 

 

ll할머니 ; .....

 

 

 할아버지는 말을 하고 난 후에 그때의 일을 생각하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짓고 다시 말한다.

 


ll 할아버지 ; 허허...새삼스럽게 그때일도 기억나는구만..

 

 우리 첫째가 대학교 졸업할때.. 둘째가 교통사고가 났었지..

 

 그때 할멈 우는게 얼마나 서럽던지..

 누가 보면 아들 세 명 있는거 다 죽었는줄 알았을거야..

 허허... 그렇지?

 


ll 할머니 ; .....

 

 


ll 할아버지 ; 아..그때 기억나오?

 

 

 막내가 대학 들어간다고 시험 준비할때..

 당신이 시험 100일전부터 100일 기도한다구,

 그래서 나한테 많이 혼났잖소...허허..

 

 시험치는날.. 당신 잠도 못자고 다음날 눈 밑이 거뭇거뭇해져서

 막내 바래다 주지도 못했다고 얼마나 힘들어했던지...

 막내가 그래서 대학에 붙은게지... 당신 고생 때문에...

 

 

 

ll할머니 ; .....

 

 


ll 할아버지 ; 허허...그때가 방금 전처럼 생각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려..

 

 

 

ll할머니 ; .....

 

 

 

할아버지는 잠시 말이 없다가 갑자기 생각난듯 다시 말을 잇는다.


ll 할아버지 ; 그때도 기억나는구만..

 

 

 우리 큰딸.. 결혼식날 당신 안운다고 그러더니...

 결국 눈물 몇방울 흘리는거 봤지..

 

 당신 그때 이후로 우는걸 본적이 없는데..

 그때 이후로는 눈물이 모두 말라버렸나...허허...

 


ll 할머니 ; .....

 

할아버지의 입가에는 계속 미소가 걸려있다.


 예전의 기억을 조금씩 되살리면서 점점 현재까지 오고 있는지

 입에는 미소가 보이지만 눈가에는 조금씩 눈물이 맺히고 있다.

 


ll 할아버지 ; 작년부터 당신 친구들하고 내 친구들이

 점점 우리 곁을 떠났잖소..

 

 그때부터인가..

 당신 머리에도 점점 흰머리가 늘어나는것 같았는데..

 

 친구들 장례식 갈때마다 당신이 점점 내손을 꽉 쥐었다는거 알아요?

 허허...

 

 


ll 할머니 ; .....

 


 할아버지의 눈가에는 점점 이슬이 맺히듯 눈물이 많이 고여간다.


ll 할아버지 ; 이제 내가 당신의 손을 꽉 쥘 차례구려..

 

 지금까지의 인생길..혼자가 아니어서 참 행복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한마디 대꾸도 없구려..

 


ll 할머니 ; ....


ll 할아버지;우리가 함께 걸어온 인생길..

 

 떠나가기 전에 꼭 간직하고 떠나줬으면 좋겠구만..

 

 임자.. 잘가시오..

 

 안녕히 잘 가시오..

 


 아무런 말 없던 할머니의 입가에 보일듯 말듯한 작은 미소가 그려지며

 할머니의 몸이 잠시 반짝 빛나는 듯 싶더니,

 다시 미소가 사라지고 잠든듯 편안한 표정만 남는다.

 


ll 할아버지 ; 고맙구려..정말 고마워...

 

 내 금방 따라 갈테니 잊지말고 기다려주구려...

 

 할아버지의 왼쪽 눈에서 구슬같은 눈물이

 

 한줄기 또르륵 굴러 떨어진다.

 

 

아래의 글은 고 김광석이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부르게 된 사연이랍니다.

"1989년쯤으로 기억된다.
마포대교 건너는 중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절절해서 나도 모르는 새에 눈가가 촉촉히 젖어왔다.
김목경씨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라는 노래였다.
"다시 부르기 2집"에 이 노래를 담기로 했다.
녹음에 들어가서, 가사 중간의 "막내아들 대학시험"이라는
대목에 이르기만 하면 이상하게 목이 메어와
녹음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결국 술먹고 노래를 불렀다.
녹음 중에 술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이 노래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음주 녹음이라고나 할까?
음주녹음에 대한 단속은 없어서 다행이다."

 

추천수3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