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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난지 벌써 두달...

엄마딸 |2010.05.28 00:15
조회 1,196 |추천 3

 

안녕하세요

20대 중반의 회사다니는 여자..입니다

 

 

그냥.. 어디 넋두리 할데가 없어서 글을 씁니다.

엄청 길지도 모르겠네요.

 

 

두달 전.. 벌써 두달이나 됐네요

엄마가 돌아가신지 벌써 두달이 지났습니다..

 

2년전 머리가 너무 아프다며 진통제만 드시고 끙끙앓으시다가

거동을 못하실정도로 아파하셔서 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봤더니

머리 안에 5cm정도 되는 혹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도 너무 충격적이라 아무말도 못하고 아빠랑 서로 손만 잡고 울기만 했어요.

다른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저는 주말에만 내려오고

아빠가 엄마 병간호를 하셨죠...

 

참 운이 없는 우리엄마였어요.

남들은 건강하게 80세 넘게도 사는데..

우리엄마는 뇌종양, 그것도 수술해도 생존률이 10%로 안되는

교모세포종이더라구요.

양성이길 바랬던 뇌종양은 악성이었고, 그 악성은 교모세포종이고,

종양의 위치도 뇌의 안쪽에 있어서 제거도 다 할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첫 수술

장장 8시간을 가슴졸이며 기다리고, 불안한 마음에 눈물은 계속 나고

손은 떨리고 밥조차 먹을수가 없었어요.

아빠는 위경련까지 일으켜 고통스러워 하셨는데

이정도가 대수냐며 대기실을 지키셨습니다.

담당 교수님이 수술 잘끝났다고,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다 제거하진 못하고 가능한한 제거할수 있는 부분은 제거했다고.

저희는 고개숙여 감사하다고 몇번이나 인사하며 엄마가 옮겨진

중환자실로 향했습니다.

머리에 감은 붕대, 핓자국, 초점풀린 눈, 덜덜떨리는 몸, 마취되어 움직일수 없는,

간호사가 힘줘보세요 하고 다리를 들었는데 툭 떨어지는거 보고

얼마나 가슴이 터질것 처럼 아팠는지.

잘됐다고 했는데 사실은 아닌게 아닌가.

아무리 엄마엄마 불러도 눈동자조차 움직이지 않는 엄마를 보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옆에서 간호사는 환자한테 영향갈지도 모른다고 울지 말라는데

입은 웃고 있는데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구요.

 

우리집은 아플때도 가능하면 약을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엄마의 회복력은 정말 놀라웠어요.

하루하루가 다르게 엄마는 회복되셨습니다.

다음에 찾아가니 저를 알아보고, 다음에 가니 말씀하시고,

다음에 가니 일반병실로 옮겨지고 다음에 가니 혼자 걸어다니시고..

저는 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놀라운 회복력에 아, 생존률의 통계는 통계일 뿐이구나

 

저는 엄마가 금방 정상인처럼 생활하시고 저는 앞으로 그럴일이 없을거라

믿었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었구요.

 

하지만 종양은 계속 자라고 .. 엄마가 먹는 약은 점점 늘어나고,

나중엔 감마나이프라는 방사선 무혈수술을 하기도 했어요.

어쩌면 그게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전혀 줄어들지 않는 종양에 작년에 두번째 수술을 하셨죠.

 

두번째 수술

수술받기 몇일전에 휴가를 빼고 엄마랑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 수술은 엄마가 너무 아파해서 정신이 없을때고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멋모르고 수술대에 오르신거라

잘 모르셨지만, 두번째는 당신이 어떤 수술을 하는지 아니까 많이 긴장하시더라구요.

주치의가 와서 엄마가 수술할 부위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매직으로 체크하고, 혈관에 주사를 놓고 , 소변줄을 끼우고.

엄마는 괜찮다고 말씀하시면서도 점점 얼굴은 긴장해서 빨개지고

손은 떨리고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긴장하지 말라고 우스갯소리도 하고 말도 많이 했지만 도움이 되지않았습니다.

아무것도 해줄수 없고 당신 혼자 겪어야 하는 부분이라 너무 속상했어요.

겁이 많은 우리엄마, 저 걱정안시킬려고 힘내시는 모습이 정말 안쓰러웠습니다.

주치의분이 수술에 참여한다 하셔서 잘부탁드린다고 인사하고

엄마를 보냈습니다.

 

엄마 나 여기서 기다릴께. 힘내. 잘하고와.

외할매가 같이가자고 하면 뿌리치고 와야돼. (외할머니는 제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엄마 사랑해. 힘내! 화이팅! 아자아자 화이팅!

 

목소리가 떨리는걸 참을려고 열심히 말했습니다.

엄마들어가기 직전에 아빠가 귀에 되고 사랑해. 라고 말씀하시고

우리는 대기실로 갔습니다.

9시간 뒤 말끔하던 주치의는 정말 땀범벅이 되어 초췌한 모습으로 나오더군요.

얼마나 힘든 수술이었는지 짐작할 만큼 말이죠.

두번째 수술에, 몸도 허약해져있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니

확실히 회복은 느렸습니다.

저를 알아보는것도, 말을 할수 있게 된것도, 두발로 걸어다니는것도 늦어졌습니다.

하지만 괜찮았어요. 살아계시니까요.

 

 

잠시잠깐 몇달동안 정상생활을 하시다가 점점 몸을 움직일수 없게되고

움직이지 않으니 근육이 퇴행해 당신 혼자 일어설수 없게되었습니다.

아빠 도움없이는 화장실을 갈수도 혼자 앉을수도 없게 되고

혼자 수저를 들수 없게 되는 모습에 뒤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주말에만 보는 저보다 매일 그 모습을 봐야하는 아빠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당신이 했던말을 기억하지 못해 같은말을 정말 100번도 넘게 하시는

엄마한테 못난 저는 짜증을 냈습니다. 좀 그만하라고.

아까 말하지 않았냐고.. 미쳤었죠. 했던 얘기면 어때서...

나중엔 모든 생활을 누워서 하셨어요.

식사도, 약도, 볼일 보시는것도 ...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에 슬프고 속상해서

엄마에게 힘 좀 내보라고. 힘내라고 큰 소리도 냈었어요.

힘을 내기 싫어서 안냈던게 아닌데, 왜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큰소리를 내고 저는 제가 일하는 곳으로 올라왔고 또 후회하며

다음에 가면 정말 짜증내지 않고 잘해야지. 미안하다고 해줘야지.

사랑한다고 속삭여줘야지 했어요. 정말 잘해야지...

엄마한테 가기 몇일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에 바로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대학병원에 할머니를 모신다는 말에 그 병원으로 갔는데 

엄마도 그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할머니에게 가기전 엄마얼굴 보고 갈려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병실가기전 아빠께 전화와서 " 가거든 놀라지 말고. 울지마라" 라고 하셔서

왜? 라고 되물었더니 "... 가서 울지마라" 하고 끊으셨어요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병실에 들어가서 커튼을 걷었습니다.

(밤에 도착해서 다들 주무시고 계셨어요)

 

 

저는 그자리에서 굳고 말았습니다.

산소호흡기를 끼고 정말 가쁜 숨을 쉬고 있는 엄마가 누워있었습니다.

할머니 때문에 어쩔수 없이 구한 간병인 분이 간이침대에서 주무시고 계시길래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엄마 얼굴을 쓰다듬고, 손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세게 잡지 않았는데 잡고 있던 손을 놓으니 살이 올라오지 않더군요.

그 모습에 또 놀래 그 뒤로 손도 꼭잡지 못하고 살살 잡았습니다.

 

그뒤로 눈을 뜨지 않고 식물인간처럼 지내는 우리엄마.

정말 신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내가 평생 엄마 돌보겠다고. 회복되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게 해주지 못할꺼면 내가 평생 엄마 돌보며 살테니

제발 이대로 데려가지는 말아달라고. 정말 기도했습니다.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아빠와 번갈아가며 엄마를 돌보기 위해

회사에 휴직계를 신청했지만 안되더군요.

어쩔수 없이 휴무에 내려오고 무슨일이 생기면 꼭 전화하라고

새벽이든 밤이든 바로 내려오겠다고 하고 그렇게 올라갔습니다.

내려올때마다 달라져 있는 엄마모습에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변해갔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닐거야. 아니겠지. 아직은 안돼 하며

엄마를 돌봤습니다.

 

야간근무를 하던 도중 아빠에게 전화가 왔고

지금 당장 내려와야겠다는 말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울면서 기사님께 빨리가달라고 말했더니 그분이 신호도 많이 무시하고

달려주셨어요.

뛰어서 올라간 병실의 엄마는 의사와 간호사에 둘러싸여 있고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앉아계시는 아빠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고있는

환자분들 보호자들이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가서

엄마 나왔어. 눈좀 떠봐. 에이 엄마 딸왔는데 이럴꺼야?

나 왔다니까? 엄마. 힘 좀 내봐. 나 왔어. 내 목소리 들려?

나 안보고 싶었어? 잘있었어? 나 엄마볼려고 이렇게 왔는데

나 좀 반겨주지? 계속 말을 걸었습니다.

제 옆에 있던 의사가 "죄송하지만.. 사망선고 해야할것 같습니다"

라는 말에 저는 엄마 이마에 손을 대고 울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을 보고 아빠가 안계신걸 알고 잠시만요. 아빠 모셔오겠다고 하고

나갔습니다.  비상구에서 주저않자 울고계시던 아빠에게

아빠. 엄마 사망선고한데. 라고 울며 말하니 정말 용수철 튀어오르듯

일어나서 엄마에게 가시더니 얼굴을 잡고 귀에다

나 당신 정말 사랑했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나 당신 정말 사랑했어요 .

말씀하시며 우셨습니다...

 

3월 24일 새벽 3시 10분 환자분 사망하셨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 올라간다고 통화한게 새벽 3시10분이었는데

그시간에 사망선고를 했습니다.

의사가 시간을 잘못본건가. 이미 엄마는 그때 떠나셨던건가.

나를 못보고 가신건가. 수많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하지만 보고가셨다고 믿고 있어요. 의사가 시간 잘못봤다고.

나 인사하는거 듣고 가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가셨어요. 납골당에 모시고

49제 준비하면서 눈물이 많이 났는데 어른들이 그렇게 울면

엄마 편안히 못떠난다고 하셔서 크게 울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슴에 뭔가 턱하니 막혀있는걸까요. 힘들어요.

 

물론 저보다 더 힘든 상황의 사람들이 계시겠지만

지금은 제가 누구보다 힘든거 같습니다.

엄마가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잘해야되는데 잘 안되네요.

혼자 있을때는 엄마 생각이 너무 나서 미칠것 같아요 ...

엄마가 이런걸 바라진 않을텐데, 아는데도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한지.

못해드린게 너무 많아서 더 속상하네요..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요 ....

 

 

 

 

사랑하는 엄마.

나는 아직도 엄마가 이세상에 없다는게 믿어지지 않아.

금방이라도 전화할것 같고, 문자보내줄것 같고

사랑한다 경아. 라고 말해줄것만 같은데

이젠 엄마 목소리 들을수도 없고 오동통한 우리엄마 손 잡을수도 없네..

아직 엄마 핸드폰도 해지 못했어. 해야되는데... 그냥 당분간은 놔둘래.

내가 너무 많이 엄마 속썩인거 같아서

엄마 속썩인것들만 생각나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

엄마가 똑같은말 백번넘게 하면 백번넘게 대답해줄걸

그게 무슨 대수라고...

잠들지 못하고 계속 나한테 말거는 엄마 말 계속 들어줄걸

지금 듣고 싶어도 못듣는데 그게 뭐 대수라고 잠 덜자고 들어줄수 있었는데

들어줄걸. 정말 미안해. 엄마 울려서 미안해. 상처줘서 미안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

 

나중에 엄마랑 나 둘이서만 여행가기로 약속도 했었고

나중에 나 결혼해서 애낳으면 전원주택에서 같이 살자고도 했었고

내 애기들 이름도 지어주기로 했는데 ...

어딜가나 엄마랑 했던 기억들이 생각나고 다음에 와서 꼭 해보자 하고

약속했던 것들이 기억나서 가슴이 아파...

 

 

외할매는 만났어? 외할매가 그곳에서 엄마보고 많이 슬프셨겠다.

그곳에서 할매 손잡고 잘지내고 있어.

아프지는 않은거지? 여기서 너무 많이 아팠으니까...

그곳에서는 아프지마..

기다리고 있어... 좀 오래걸리겠지만 나중에 가서 꼭 만나요.

다음생에도 우리 꼭 가족으로 만나서 함께 하자 ...

 

너무 많이 보고싶어. 보고싶다는 말로 내 마음이 다 표현이 안될만큼

너무 보고싶다.

많이 사랑해. 엄마가 내 엄마여서 너무 행복했어.. ♡

 

 

 

 

글재주 없는 저의 긴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들 행복하시고, 부모님 계실때 미리 잘해드리세요 ^^

정말 나중에 후회합니다... 효도합시다! ㅎㅎ

저는 아빠한테 내일 전화드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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