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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병아리..토종닭이 되어서~

남복동과장 |2010.06.23 10:51
조회 26,551 |추천 29

저희집은 알다시피 시골 깡촌입니다.

 

몇번을 말했지만 하루에 두번 버스가 들어오는 엄청난 깡촌이지요

 

밤나무가 많고, 감나무도 많은 동네였습니다.

 

모든집에 마당이 있고, 돼지우리가 있었고, 집집마다 소들이

 

음머 음머~~ 염소들이 음매에~~음매에~울어댔지요.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가축!! 두둥 닭들 또한 꼬꼬댁하면서

 

한두마리씩은 꼭 집에 있었지요.  그런데 저희 집에만 유독

 

닭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저희 아버진, 닭킬러.

 

움직이는 닭만 보이면 무조건 삶아서 드셔야한다는 자신감과

 

계란은 사 먹는것 , 절대 우리집에선 닭이 알 낳는 과정을

 

지켜볼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나셨지요.

 

그덕분에 저희는 닭에 관한 요리는 무지 먹었드랬죠.

 

닭발까지도 ...흐흐...

 

 

 

 

 

어느날 저는 아버지께 귀엽게 묻습니다.

 

" 아버지 토종닭은 왜 토종닭이에요?"

 

그러자 아버지는 저의 귀여운 물음에 잠시 당황한듯  생각에

 

잠기시더니, 병아리가 커서 어른이 되면 토종닭이 된다 하셨어요

 

그리고 전 농부의 딸로써!!! 이미 강아지새끼들도 키워봤고

 

고양이새끼도 키운 동물의 어머니라 자신하면서 학교앞

 

문구점에서 파는 삐약삐약 노란 병아리를  두 마리 사오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이 병아리를 키워서 닭이 알 낳는 과정을 꼭 보겠노라

 

가족들에게 선포하고 병아리지키기 위원회 회장으로 활동, 병아리

 

먹이주는 엄마 및 보디가드 역활을 하게 됩니다.

 

그걸 보신 아버지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 야 삐약아( 내 가명)  병아리는 그렇게 키우면 금새 죽는다.

   조금만 크면 약병아리로 쓰자...."

 

"아아아악 이제 절대 내 병아리들을 아버지 위장속에 뺏길 수 없어

 

라고 위풍당당하게 병아리를 지키게 되지요.

 

 

그덕분인지.. 병아리는 저의 사랑과, 수많은 대화로 이루어진 보호

 

법으로 인해 제법 닭의 형태로 바뀌 게 되죠.

 

그럴수록 아버지의 눈빛은  입속의 혀를 닮아가시어

 

낼름낼름 널 언제가는 내 위속에 쳐박아넣겠다는 포스로

 

항상 나의 닭들을 바라보셨죠.

 

 

그렇게 아버지의 눈빛을 감시한채로 2개월이 흘렀습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삼계탕에 쓰이는 닭으로

 

15일정도 되는 닭을 쓰는데, 내닭은 벌써 두달.... 이제 늙은이.

 

야들야들한 살도 없고...이쯤에서 아버지는 포기하셨을거라

 

믿어의심치 아니하며 닭의 보디가드 업무를 마감한 그날!!!!!!!

 

 

솔솔 불어오는 유월의 바람향기가...닭백숙 향기가 되어

 

날아오던 그날.... 그 냄새를 일치감치 맡고 동구 밖부터

 

뛰어오던 그 하교길.. 내 닭들아..너거들은 진정 무사한거냐

 

내가 간다 너네들의 엄마가 간다. 알 한번 못 낳게 해보고

 

너거들을 아버지의 위장속으로  뱃속그지들과 친분이 두터운

 

나의 형제자매들에게 보낼 수 없어!!!!!!! 하면서 대문을  냅다

 

걷어차고 부엌으로 들어가 냄비를 확인합니다..

 

흑..

 

흑.....

 

 흑..........

 

흑....................

 

 

내 눈으로 보고 있는 너거들은 진정 나의 귀여운 닭들??

 

 

전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께 따졌습니다. 눈물이 많이 흘러

 

지금 제가 누구에게 대들고 있는지 조차... 아뿔사.. 할 겨를도 없이

 

터져버린 말문의 막장을 보여주고 말았던거지요...

 

 

" 왜왜왜 잡았어!!!!아아아아악 우히후다비ㅛㅔ 살려내 살려내

   살려내 살려내...아아아아앙악  어버버버버버"

 

 

눈하나 깜짝 안 하시는 어머니... 저의 전용매인 부엌 빗자루를

 

 들고 나오셔서 저의 엉덩이를 한대 치시고 말문을 닫게 한뒤에

 

터프하게 말하십니다

 

" 니 닭  아니다..."

 

 

니 닭 아니다..

 

니 닭 아니다...

 

.... 그렇게 전 어머니를 쳐다보았고, 어머니도 저를 쳐다보았고

 

뒷마당에서 놀다가 이게 뭔소리여 하며 뛰어나온 내 닭들도

 

꼬꼬댁 거리면서 날 바라보고 있고... 음머음머 소님들도

 

여물을 씹으며 뭐여 저거~~라고 보고있고..음매에 음매에..

 

염소들도... 빗자루가 찰싹하고 내 엉덩이에 달라붙는 소리에

 

저건 또 시작이네...라며 바라보고 있어요.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일어나서 도망칠 겨를도 없이...어머니는 다시 빗자루로

 

저의 소중한 엉덩이를 터프하게 두대 때리고서는

 

 다시 말씀하셨어요

 

 

" 니 닭 똥이나 치워라..."

 

 

"넹....."

 

 

그 날 저녁, 아버지는 그 닭백숙을 내 형제자매들과 오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금삼아 잘도 드셨어요..

 

 

그리고 나의 닭들은 그로부터 얼마뒤에 알을 한개 낳았습니다

 

전 그토록 바라던 "나는 에디슨이 될 수 있다 에디슨이 될 수 있다."

 

.저에게 주입식 최면을 걸면서 다시 병아리가 태어나게 한 여름에

 

전기장판까지 틀어가며 그 알을 보듬았어요. 그런데 병아리는 개뿔

 

잠자다가... 계란을 깔아 뭉개서..아작을 내버렸지요. 아침에

 

방으로 들어 온 쌍둥이 동생 가식이가..내게 니 똥쌌냐..라면서

 

소리를 지르게 했던 상해버린 계란 냄새와 함께 호기심 많은

 

어린소녀의 꿈은 그렇게 사라져갔습니다.

 

그리고...제가 머얼리..여름 수련회를 떠나던 날...

 

알을 낳았으니 이제 잡아버리자는 아버지의 합리적이고 독재적

 

의견에 끄덕끄덕 고개를 연신 흔들었을 저의 엄마..형제자매들에게

 

중복의 꿀맛같은 보양식의 희생이 되버린 나의 닭들...

 

 

얼굴도 못 보고 떠나 보낸 나의 닭들아..

 

이 어미는.... 아직 잘 살고 있다... 닭 먹을 때마다

 

너거들을 생각하고 있으니. 날 원망 마라..

 

 

 

 

 

 

 

 

 

 

 

추천수29
반대수0
베플니 닭...|2010.06.23 11:49
그래도 백숙은 맛있죠?
베플20女|2010.06.26 20:51
나도 ㅋㅋㅋㅋㅋ .... 한마리당 오백원주고 병아리 4마리 샀었는데 한마리는 중간에 중닭 비슷하게 되다가 하늘로 가버렸고 ㅜㅜ .... 나머지 3마리는 잘 커서 훌륭한 닭이 되었다. 두 놈은 누가 봐도 어엿한 수탉이었는데 한마리는 닭벼슬도 휘황찬란? 하게 나질 않고 그냥 전체적으로 얌전했다. 그래서 암컷인줄 알고 있었지. 항상 밤만되면 그 한마리를 차지하기 위해 두 마리가 신경전을 벌여 베란다는 난리가 나고, 닭 벼슬은 두마리 모두 피투성이. 그 암컷 한마리를 차지하기 위한 두 수컷때문에 정말 매일매일 우리집 주택 베란다가 닭 특유의 냄새와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알은 절대 생기지 않았고. 결국 아빠는 나 몰래 어디다가 팔아버리셨는데. 아빠 말씀, "야 걔네 셋 다 수컷이래" ........ 처음알았다. 닭도 게이가 있는 줄. .....
베플|2010.06.26 08:34
닭먹고싶다 치킨은 아무리 먹어도 안질리는데 ... 나만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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