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두번째 톡이네요^^;
전엔 재미없는 글로 톡이 되서 폐만 끼쳤는데ㅋㅋ
이번엔 우중충한 내용이라 죄송해용
많은 분들이 힘내라고 글써주셨는데,
저 항상 너무 너무 힘내서 잘 살고 있어요!
아버지께 연락하라는 조언도 많으신데^^;
잘 생각해 볼께요.
집짓기 좀 쑥쓰러운 상황이지만ㅋㅋ
싸이 주소는 지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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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 부모님은 일기 쓰세요?
전 오늘 문득 엄마 일기장이 보고싶어서 꺼내봤어요.
제가 태어나던 날의 일기랍니다.
사진이 흔들려서 글씨가 잘 안보일수도 있는데, 대략..
많이 힘들게 낳았고; 신기하다는 내용입니다.
저희 엄마가 저를 가졌을때, 동네 할머니들이 엄마 배를 보면서
이건 분명 쌍둥이 배라고 하셨대요ㅋㅋ
엄마 말로도 10달동안 다른 산모들보다 배도 많이 부르고, 정말 무거웠는데
막상 낳아놓고 보니 쪼끄만게 나와 좀 실망하셨다구ㅋㅋ
제가 태어난 다음날의 일기인데,
우리엄만 내가 태어나자마자 변비일까봐 걱정하심;
읽을때마다 폭풍눈물 쏟는 부분이에요.
"ㅇㅇ아! 내 사랑 딸 동그라미.
아기는 잠잘때가 제일 이쁜 모습이라고 누가 말했지.
그렇게 울고 보채든 모습은 간곳이 없고 천사를(와) 흡사하단다.
언제나 건강하여라.
이것만은 엄마의 유일한 부탁이란다.
두들겨 맡고 안아주면 뚝 그치는 그 모습이란 엄마를 가슴 아프게 하지.
언제면 이 엄마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으려나.."
엄마가 저를, 다 클때까지ㅋ 자주 동그라미라고 부르셨어요.
제가 어릴때부터 집이 좀 많이 어려웠거든요.
엄마랑 아빠랑 반대하는 결혼을 한데다가
아빠가 딱히 직업을 갖고 있지 않으셔서;;
엄마가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시장에서 나물 다듬어 파는 일부터 시작해서
목걸이 꿰는 일도 하시고,
나중엔 식당일도 하시다가..
그렇게 돈모으셔서
식당도 차리시고, 집도 사시고, 차도 사시고
정말 정말 부지런하게 사셨어요.
사실 엄마가 제가 23살 되던 해에 돌아가셨거든요.
계속 몸이 안좋으셔서 하시던 식당도 접고,
막 사회 초년생이었던 제가 근 2년 가까이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땐 왜 그리 철이 없었는지,
왜 모든 짐을 내가 짊어져야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었어요.
회사 일도 물론 힘들었지만..
고등학교때도 엄마 식당일 돕고, 아르바이트 하면서 살았는데
사회에 나와서까지 집안의 가장노릇을 해야 한다는게 너무 힘겨웠던 것 같아요.
회사는 그만두고 싶은데, 엄마는 자꾸 참고 다니라고 하고
나중엔. 왜 나한테만 의지하냐고, 엄마랑 무지 싸우고 제 고집대로 그만둬버렸어요.
그렇게 당당하게 그만둬놓고, 딱 2주동안 집에 쳐박혀서 미친듯이 이력서를 넣고 있었는데
그날은 엄마가 아침부터 계속 누워서, 몸이 안좋다구.
평소 잘 드시지도 않던 콜라 좀 사다 달라구 하고, 이곳 저곳 주물러 달라고 계속 그러시더라구요.
엄마 주물러 드리면서도 빨리 방에 들어가서 이력서 마저 써야하는데.. 이 생각밖에 없었는데.
엄마는.. 고맙다구. 그래도 역시 내 딸 밖에 없네.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게 엄마한테 들은 마지막 말이에요.
저는.. 사람이 이렇게 쉽게 죽을 수 있는지 몰랐어요.
부모님은 언제가 제 곁을 떠나시겠지만,
그 시기라는게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줄.. 정말 몰랐어요.
엄마랑 사이가 너무 좋아서, 동네 사람들도 그렇고
친척들도, 엄마랑 딸이 친구같아서 보기 좋단 말.. 많이 하셨었는데.
막상 엄마 돌아가시기 전에는..왜그렇게 엄마랑 싸우기만 했는지.
너무 많이 후회됐어요.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 받는 엄마를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바보같이 울기만 했어요.
엄마가 심장병,혈압,당뇨.. 여러가지 지병이 있으셨는데
왜 돌아가셨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의사선생님께서, 더이상의 심폐소생술은 의미가 없다구.
이미 갈비뼈도 다 부러졌고, 약물로 생명을 유지할 순 있지만
그건 산게 아니라고 하시더라구요.
편히 보내드리는게 좋을꺼라구 하시고,
왜 돌아가셨는지 알고 싶으면 부검을 하면 된다는데..
아빠랑 상의해서 부검은 하지 않았어요.
영안실에서 엄마를 마지막으로 만났을때
아빠랑 이모는, 바보같이 왜 먼저 가냐고
엄마를 붙잡고 막 우는데..
전 엄마 가까이에도 못가겠는거에요.
손이 너무 잡아보고 싶은데
엄마 얼굴도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내 몸이 딱딱하게 굳어져버린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엄마 화장할때도...
다들 울고 있는데,
저만 가만히 있었어요.
그냥,
이렇게 헤어지는구나.. 싶었어요.
엄마 돌아가시고, 아버지랑 1년정도 살았는데
아버지가 장사한답시고 갖고 있던 집도 팔아 2번이나 이사가고, 차도 팔고,
저는 여전히 가장이라 새벽에는 신문돌리고, 오후에는 회사다니고 했었는데..
돈벌어오라고 윽박지르던 아버지랑 매일 같이 싸우다가 결국 집을 나왔거든요.
처음엔 고시원에서 지내다가, 고시원에서 이악물고 돈모아서
지금은.. 유학와있어요.
아버지랑 연락안한지도 1년이 넘었네요.
타국에서 혼자 지내다보면.. 어릴때 부모님과 지내던 생각이 많이 나요.
다른 친구들, 부모님이 택배로 이것저것 보내주시고, 전화하시고, 걱정하시는거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는 어쩌다 이렇게 외톨이가 되버렸지. 하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성인이 될때까지 잘 키워주신 어머니께 너무 감사드리구,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게 너무 죄송하구요.
비가 많이 내리네요..
언제부턴가 비가 오는 날이면 엄마가 창가에 앉아서 비내리는걸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던게 생각나요.
"엄만, 비오는게 좋아?"
"아니, 외로워..."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말이지만,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을 나와버리는 바람에 엄마 납골당에 못가본지도 꽤 됐어요.
매일 너무 너무 그립고, 보고싶은데.. 마음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