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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겪었던 퐝당한 일

곧미남 |2010.08.02 00:28
조회 514 |추천 0

안녕하세요.
 
종종 네이트에 놀러와 클릭클릭하며 눈알만 또르르륵 굴려가면서 즐기다가는 1인입니다

 

우선 제 소개부터 좀 하자면
02년도에 상큼한 02 산소학번 새내기로 대학에 입학해서 대학생활 10년차를 눈앞에..ㅋ

 

이제..  술마시면서 2002 월드컵 볼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꼬꼬마 친구들과 나란히 학교를 같이 다닐

 

대학생 무늬를 띈 백수이자 슬슬.. 아저씨이며 ㅠ 무적 솔로부대 베테랑 병사입니다


-_- 훗;

 

맨날 잼있게 다른 분들이 글 올려놓으신거 보다가 저도 한번 써볼까?
해서 적어보내요 재미있으려나 ㅋㅋ...;;;;


군대에서 겪었던 일 하나 생각나서 적어보려구요

 

참. 닉네임 곧미남..은 군대에서 짬 안될 때 고참들이 절 부르던 별명입니다

곧 미남이 될거라며. ㅋㅋ

 

전역도 곧 이랬으니.. 그 당시 짬 안되는 저에게 전역이 곧 이라니..

절대 오지 않을 일이란 거죠 뭐... ㅋㅋㅋ


어찌되었든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음슴체로 가야하나요? ㅋㅋㅋ
그럼 move move~~

 

----------------------------------05 년 여름 초?---------------------------------


내가 아마도 막 일병이 된지 얼마 안되었던 때임 ..


이등병의 찌질함은 사라졌으나 긴장의 끈은 풀리지 않았으며

 

고맙게도 후임 복이 약간 꼬여 일병달때 쯤 후임 겨우 하나 들어와

밥 먹을때 숟가락 통을 들고 가도 되지 않는 짬에 도달한 때임


울 부대는 밥 먹으러 갈때 막둥이가 항상 숟가락통을 챙김


후임을 동기중에 젤 늦게 받았기에
밥먹으러 갈때마다 빈손으로 가는 내 동기들을 보며 부러워 죽는 거임..


동기지만 나보다 군번이 느려서 같이 있을 때면

'어디 군번도 느린 색히가 고참하고 맞담배를~?'

'고참에게 반말을 사용하게 되어있나?'

이라고 도토리들끼리 키재기함서 놀리던 친한 동기놈이.....
 
'야 이 찌글이는 아직도 수저통 들고 다니네?'라며

되려 놀려도 할 말 없어 우울했던 나에게도 후임이 생겼던 그 때쯤임


그렇게 막둥이를 갓 벗어난 일병에게

슬슬 밤에도 열기가 찾아오던 여름날 한 밤 중에 일어난 일임

 

불침번이 뭐하는 건지는 여자인간님들도 다 알거라 믿음.


밤에 돌아가면서 막사내에서 경계를 서면서

다음번 막사내의 근무자나 외곽으로 나가는 근무자를 깨우는 일도 해야함


뭐 밤에 졸린것도 힘든 일이지만

 

아무래도 짬이 찌글찌글 할때 불침번서면서 가장 힘든 점 중에 하나는

 

하루종일 간부들 눈을 피해 농땡이 피는 중노동으로 지치셔서

딥 슬립중이신 하늘 같은 고참님의 단잠을

감히 미천한 계급의 몸으로 깨우는 일이라 할 수 있겠음


근무자 깨울 때 짬이 안되는 부사수를 먼저 깨운 뒤

부사수가 근무 나갈 준비를 할 동안 사수는 천천히 늦게 깨우는 게 정석임


그날은 사수 계급은 부대 왕 고참인 날이었음.


그래도 그 왕고님은 그런대로 온화한(비교적?) 왕고님이셨기에

약간 부담이 덜하긴 했지만

 

찌글찌글 갓 일병인 나에겐 역시 부담이 되지 않는 상대는 아니었음.

이런 강력한 상대는 근무자 명령서로 확인 순간부터 긴장이 되기 마련임.

 


밤이 깊고 불침번 근무를 위해 기상하여 당직사령에게 근무 신고를 하자마자
 
당시 나의 사수였었던

 

듬직하고 성실하며

잘못했을땐 엄하게 다스릴줄 알고

평소엔 온순하면서도

근면하고 A급이었던

마치 친형같이 친절...하기는 ...얼어죽을 개코가.. 그냥 아주 싸가지 없지 않던 정도인....

자기 한몸 챙기기 바빳던 나의 사수는


당직사령이 근무신고 받고 졸려서 꿈나라로 떠나자마자

자기가 혹 당직사령보다 늦게 꿈나라에 도착할까봐

자기도 서둘러 꿈나라로 떠났고 나 혼자 외로이 남아있었음.


사수가 취침모드로 들어가면 그래도 편하기도 함

 

몰래~ 구름과자도 뽀끔뽀끔해두 되구

어디 살짝 기대 앉아서 졸기도 하고

책을 봐도 되고

짱 박아논 간식 먹어도 되고..등등 나름 내세상 ㅋㅋ;


그러고 보면 차라리 사수따위 잠이나 자는게 나을 수도 ..ㅋㅋㅋ '- 'a


어쨋든 밤에도 슬슬 더위가 시작되었던 때라

내무실을 돌며 바닥에 물도 뿌리고


고양이 걸음으로 살금살금 내무실마다 한번씩 들어가서

취침들은 잘 허고 있는지

 

혹시 잠꼬대 잼있게 하는 사람있나 구경도 다니면서

근무자 깨울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음

 

그러다 경계 근무 나갈 왕고를 깨울 시간이 됨


그 왕고의 부사수를 깨워 먼저 내보내고

왕고를 깨우려고 기다림


근무자가 교대시간에 늦게 도착하면 불침번이 혼나게 마련이나

그 상대가 왕고라면 조금 늦어도 왕고가 꼼지락 거리다가 늦었거니 하면서

그냥 넘어가므로 오히려 이점에선 조금 여유가 있음

 

사실 앞 근무자도 왕고가 뒷 근무면 아예 교대가 좀 늦을 거란 마음의 준비를 해놓음 ㅋㅋ


암튼 이제 이래저래 왕고를 깨울 시간이 됨

 

왕고는 머리쪽으로 오는 선풍기 바람이 거슬리셨는지

포단(모포보다 더 얇은 여름용 이불정도?)을

머리 꼭대기까지 덮고 역시 아주 딥 슬립하고 계신듯 보였음


난 살며시 머리맡으로 다가가

그의 귓가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인식이 될 만한 적정량의 성량을 구사하여

근무 시간임을 속삭였음


"뾰로롱 병장님, 근무 시간이십니다"

 

.....

 

"뾰로롱 병장님, 근무 나가실 시간이십니다"

 

......

 
역시 예상대로 반응 없음

 

이때 바로 연달아 부르면 '귀안먹었어 이 색히야' 하며 짜증내는 고참도 있고

보채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므로 이초 정도의 간격으로 2회 정도 부르고

 

1, 2분 정도 텀을 두고 다시 부르는게 정석이었음


그래서 약 이분뒤

 

"뾰로롱 병장님, 근무 시간이십니다"

 

.....

 

어차피 난 깨운게 확실하나 병장님이 일어나시지 않는 거고 
왕고 전용 늦장교대 허용시간에서 아직 안정권이므로 여유가 있었음.


딥슬립에 빠지신 병장님이 벌떡 일어나길 기대한다는건

길거리에서 이쁜 여자가 나에게 대뜸

'저랑 사귀실래요?' 할거랑 비슷한 확률이므로 제기랄.. -_ -;


암튼. 그런데 저렇게 몇번 귀찮게 하다보면 짬이 있는지라

 

'이런 개삐리리.. 졸라 귀찮게 하네 어쩌네' 하며

뜬금없이 강아지..를 찾을때도 있으면서도

 

그럭저럭 제 시간안에 일어나주시던 병장님이

오늘따라 도저히 일어날 낌새가 보이지 않는거임


아무리 왕고라도 이대로 조금만 더 늦으면 위험해 짐

왕고의 권위로 커버되던 비난의 화살이 나에게 돌아 올 위험이 있음.


허나 왕고의 성스러운 몸에 천한 손을 대어
고참을 흔들어 깨운다는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난 나름 말귀 잘 알아듣고 에이급축에 끼며
못해도 밥값은 했기에 평화롭게 안착해가던 나의 군생활에도

먹구름이 끼는구나.. 하며

 

심박수 증가와 함께 이마에 식은땀이 하나 둘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함.


일단 볼륨을 살짝 높여서 다시 한번 불러 봄

 

"뾰로롱 병장님 근무나가실 시간입니다!"

 

'.....'

 

허...... 미동없음


왕고 옆의 고참이 깰수도 있을 만한 좀 큰 볼륨으로
염원을 담아 한번 더 불러봄 ...

 

"뾰로롱 병장님! 근무나가실 시간이십니다!!!"

 

'.....'

 

허...... 미치겠음


답답한 마음에 용기를 내어 왕고의 얼굴을 덮고있던 얇은 포단을 살포시 들췄음


그리고 난 ..... 숫자를 셈.

 


'아이... 18.......................'


그랬음.

 

고참의 머리가 위치해야 할 그 자리엔 고참의 발이 위치해 있었음.

고참은 아예 처음부터 거꾸로 누워 자고 있었던 거임

 

난 십분넘게 고참님의 발에게 기상을 요구했던 거임.

당연히 고참님의 발이 내 기상요구를 들어줄 생각 따위를 할리가 없음.

 

맨 정신에 남의 발과 이야기를 십분 넘게 하는 신세계를 만난 거임.

...

......

 

 


마무리는 별거 없이 이정도 써놓고 후다닥 이렇게 막 끝내도 됨?

아는 사람들에게 얘기해주면 잼있다 그러길래 써봤는데

글재주는 그리 신통치 않아서.. 재미있었나 모르겠음

 

첨이니까 이해해주면 좋겠음 ^ㅡ ^


그나저나 ...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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