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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운좋은놈 |2010.08.06 13:47
조회 689 |추천 0
안녕하세요많은분들하고 비슷하게 눈팅만 하다 답답해서 글 한번 써봐요
저는 미국에 살고있는 한 졸업생입니다.중학교때 미국 이민 와서 미국에서 중/고/대학교를 마치고 나름 성실하게 살고있는 23살 대한의 남아 입니다.
정말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공부 열심히 하고 나쁜짓 안하고 등등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전 굉장히 곱게 큰거 같아요. 타락의 길이란 별로 걸어본적이 없어요. 뭐 좋은옷/좋은것 만 누리면서 커오진 않았지만 대체적으론 참 순탄하게 커온거 같아요.
gae소리 집어치우고 본론으로 슬슬 들어가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집은 중산층의 밑쪽에 속하는, 소위말하는 평범한 집안입니다. 부모님이 정말 성실하게 일하시지만 무슨일이든 그렇듯이 운이 잘 안따라줬죠. 지금 가게를 하고계시는데 불경기라그런지 매상이 정말 안나옵니다. 그래서 미국에오면서 빚안지겠다는 다짐을 했음에도 여의치 않은 사정땜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됬고요.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커뮤니티에서 나름 존경받으시는 분들이십니다. 저와 제동생 모두 미국에 번번한 대학 보내셨고 소위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셨으니깐요. 모두들 부러워하고 몇몇은 질투하기도 하지만 저희는 말할수 없는 금전의 고충을 앓고 살았어요. 솔직히 저만 대학다닐때는 등록금이 그닥 부담이 많이 안됫지만 (그땐 가게가 어느정도 성행했었을때였습니다), 연년생인 동생마저 학교에 들어가게되니까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다 가족회의 끝에 월세비를 그냥 갖다 바치느니 그돈 좀만모아서 집을 사자는 의견이 나왔죠.이게 화근이었습니다.
저희집 사정에 사기 힘든 집을 사게된거죠. 결국 1-2년을 버티다 못해 집세를 감당할수가 없어서 저희는 파산직전에 이르르고 말았죠. 뭐 부모님 부도나시고 파산하시고 완전 바닥부터 다시시작해야되는 분들보다는 덜 심각했지만 나름대로 충격이 좀 컸습니다. 저와 동생 둘다 대학다니는 처지에 아직 이민 수속도 덜 끝나서 한국시민이라 장학금 신청하기도 힘든 상황에 집이 부도라니... 그래도 어떻게 된게 저는 일이 술술 잘 풀렸습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곳에서 장학금을 주고, 고임금 일자리도 쉽게쉽게 잡히고 (공대생이라 그런지..;;)  어찌어찌 저는 잘 풀렸지만 동생및 가족은 허덕였습니다. 부모님은 피곤한 몸을 이끄시고 집에 오실때마다 쉴시간도 없이 집에서 돈얘길 하셨고 금슬이 그렇게 좋으셨던 두분이 싸우시곤 했습니다. 동생은 (한살차이밖에 안나지만) 철딱서니 없이 별 걱정 없이 잘 사는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래도 전 맏아들이라서 그런지 점점 제가 가장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철딱서니없는 연년생 동생과 힘드시지만 내색못하시고 안하시는 부모님과... 같은 가족이지만 운이 말도안되게 좋은 저였습니다.
제운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졸업을 하고 인턴쉽을 하고있습니다. 근데 말이 인턴이지 너무 운좋게도 대기업에서 인턴을 잡아서 월급이 꽤나 쌘편입니다.  처음에 잡혔을땐 나름 어깨에 힘도들어가고 (남들 못잡는다는 직장 잡았기도 하고 돈번다는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 정말 제자신이 자랑스러웠죠.  차도 한대 새로 뽑고, 그동안 사고싶었던 아이템들도 사고...참 좋았죠. 게다가 저번학기에는 유럽에서 교환학생도 하고 놀러다닐곳 다 놀러다니고 와서 정말 여행도 원없이 했고요. 그런데다가 직장도 잘잡히니 얼마나 날아갈거 같은 기분이겠습니까. (그런상황에 어떻게 유럽을 갔냐고요?부모님 돈은 한푼도 안받았습니다 정부에서 다 대줬습니다. 대학교 1학년 끝나고 다행이도 이민 수속이 진행 됬거든요)
제운이 계속되는것처럼 가족들의 운도 계속됬습니다. 부모님은 저희 학비는 고사하고 가게 유지하기도 힘드시고 동생은 의대준비를 할거라며 나름 공부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비췄습니다. 그런 가족들에게 전 일을 하며 종종 금전적으로 기여를 하곤 했죠.
그런데 오늘 밤에 아버지께서 전화가 오셨습니다. 저는 여느때와 같이 피곤하고 귀찮해 하는 말투로 전화를 받았고요 (나쁜놈이죠...전화 먼저 하지는 못할망정...). 근데 어쩐지 아버지가 조곤조곤 말씀하시는데 돈을 빌려달라고 간접적으로 말하시는거 같더군요. 참.. 생각해보면 어이없는 일이죠. 아버지가 아들한테 돈좀 달라는데 저렇게 미안해 하시면서 얘길 하셔야 한다는 자체가. 근데 저는 그 느낌을 감지하고서는 기분이 급 다운됬습니다. 아버지도 눈치채시고는 "왠만하면 이런말 안하겠는데..." "미안해.." 등등의 말을 반복하셨죠. 그렇지않아도 3-4일전에 동생이 월세내야되는데 돈이 없다고 부모님한테 돈을 달라고 했던걸 부모님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셔서 제가 대신 내줬습니다. 물론 그때도 씁쓸했죠. 참 저 나쁜놈이죠...ㅠㅠ
휴...한숨밖에 안나오네요. 이 머나먼 미국땅까지와서 자식둘만 바라보고 우리 성공만을 기원하셨던 두분한테 제가 몇푼 드린다고 이렇게나 아쉬워하다니. 근데 그것보다 절 더 미치게했던건 그동안 살아왔던 저의 삶의 무료함과 밋밋함을 그동안 제가 맏아들 노릇을 하느라 즐길만큼 못즐겼다 라는 생각에 너무 억울한 느낌이 든다는겁니다. 부모님께선 저한테 전화하시면서 얼마나 민망하셨겠어요, 갓 20살 넘은 아들놈한테 돈이나 빌려달라고하고, 도와주시진 못할망정. 심지어 예전엔 한번 말로 까지 하셨었어요...
저는 지금 이 두 감정에 너무 휩싸여서 제가 너무너무 밉습니다. 뭐 이런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오늘처럼 씁슬하고 내자신이 미워본적은 처음이라 이렇게 글을 써요. 톡커님들, 어떻게하면 제가 효자노릇을 계속 하면서 제 자신의 감정을 한발짝 무를수 있을까요?전 오늘도 이씁슬한 감정을 담배로만 달래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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