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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고3때 기차안에서 벌어졌던 황당한 이야기.

불꽃남자 |2010.08.23 10:37
조회 752 |추천 1

벌써 6년전이네요.

제 친구 설군과 저의 이야기에요.

제가 고3때 일이었어요.

대전에 살던 저와 설군은 함께 모대학입시설명회를 듣기위해

황금같은 시간을 쪼개서 같이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어요.

사실 K대학입시설명회는 핑계였고 서울가고싶어서 그랬어요.

그리하여 둘이 토요일에 기차표를 예약하였어요.

그때 저희동네에 있던 역에는 KTX가 정차하지않아서 무궁화호를 탔지요.

 

토요일에 학교가 끝나고 상콤한 기분으로 기차에 올라타서

이런저런얘기를 하면서 갔어요.

토요일이라 그런지 얼마안가 자리가 꽉 찼어요.

그러다 문득 설군이 저한테 이런 얘기를 꺼내더군요.

"너 만약에 이렇게 기차타고 가다가 니가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할머니나 할아버지께서 니 자리에 앉으셨어.그럼 돌아와서 넌 어떡할거야?"

"글쎄..지하철이나 버스같은경우엔 얼마 안가니까 괜찮은데..기차에선 좀 오래걸리니까 얼마 안있다가 비켜달라고 말씀드릴 것 같은데.."

 

 

 

 

 

 

 

 

 

 

 

 

"ㄱㅅㄲ"

"읭?"

"ㄱㅅㄲ"

"읭?"

"니가 사람이냐 그래도 노인을 공경할 줄 알아야지.할머니 할아버지가 힘드셔서 니 자리에 앉았다고 그걸 다시 비켜달라 해?와..너 진짜 싸가지없다"

"아니 말이 그렇지. 많이 힘들어하시면 막상 나도 그 상황에서 비켜달라고 말씀 못 드릴 것 같은데..근데 잘 모르겠어"

"와 이 나쁜새끼.넌 사람도 아녀.교육 다시 받아야 돼"

"읭.."

혼자 곰곰히 생각해보니 친구 말이 맞더군요.

저야 젊은 나이라 잠깐 힘들면 되지만 노인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만약 그런 상황이오면 기차건 어디건 기분 좋게 비켜드려야겠다..생각했어요.

그러다 기차안에서 둘이 조금씩 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설군이 일어나는 느낌이 났어요.

그래서 잠깐보고 "어디가냐?"라니까 "똥매료"라고하고 나가더군요.

전 다시 잤죠.

그리고 몇분 후 돌아와서 앉더군요.

그래서 설군을 향해 돌아보니..아뿔싸..

어느 할머니께서 앉아 계신거였어요.

"제 친구자리에요.."라고 하려다가

아까 설군이 했던 말이 생각나서 그냥 당연히 양보하겠거니..하고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화장실을 다녀온 설군이 갑자기 자리를 보더니 멈칫..

어쩔 줄 몰라하다가 갑자기 조용히..말을 꺼내는거에요.

"ㅈ..저..할머니.ㅈ..제 ..."라고 까지 말을 꺼내니

"아이고 학생 미안해.."라고하시면서 일어나시더군요.

그러더니 다른자리쪽으로 가셔서 서계시는 겁니다.

설군을 보고 제가 말했어요.

 

 

 

 

 

 

 

 

 

 

 

 

 

 

 

 

"ㄱㅅㄲ"

"..."

"넌 사람새끼도 아니여"

"..."

"니가 사람이냐?"

"..."

"왜 임마 아까 말 잘했자네.양보안해드리냐?"

".....아...내가 왜 내 자리라고 말했지.."

"ㄱㅅㄲ"

갑자기 설군이 번떡 일어나서 "할머니 여기앉!.."하는 순간

다른 아저씨분께서 "할머니 여기에 앉으세요"하고 자리를 비켜주시더라구요.

설군은 갑자기 쌔빨게진 얼굴을 하고 죄인마냥 고개를 푹 숙인채 탄식을 토해내더군요.

 

"아....이게 아닌데"

 

 

 

 

 

 

 

 

 

 

 

 

 

 

 

 

 

 

 

 

 

 

 

"ㄱㅅㄲ"

 

"..."

 

"말만 번지르르한 놈"

 

"..."

 

"넌 이거 10년감이여"

 

"아 왜 그랬지.야 난 양보해드리려고했어.

아 근데 내가 처음에 그 말을 해버리니까.타이밍을 놓쳤어"

 

"핑계대지마"

 

"..."

그렇게 서울까지가서 도착했습니다.

 

덕분에 아직도 술자리에서 그 사건때문에 친구들사이에서 가끔 욕을 먹곤 합니다.

지금은 제가 부산으로이사와서 대전에 있는 친구들을 자주 못보지만

제가 대전에 놀러가면 술자리에서 이 얘기를 꺼내곤 하거든요.

"서울로 달리는 기차속의 토종ㄱㅅㄲ라고.."

 

지금은 벌써 6년이나 지나 군대도 다녀오고

각자 대학을 다니며 각자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오늘은 갑자기 설군이 보고싶어지네요.

설군.

휴학하고 회계 CPA공부한다고 서울가있던데.

서울가는 길에 또 너의 자리를 탐하는 어르신이 계시진않았니?

만약 또 그런경우가 있다면 옛 기억을 더듬어 다시는 그런일이 없길 바래.

알겠지?

 

 

 

 

 

 

 

 

 

 

 

 

 

 

 

 

 

 

 

 

 

화이팅 시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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