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경기도 동아리

시라노 조작단 |2010.11.12 09:40
조회 86 |추천 0

연하라면 질색팔색하던 내가 연하 애인이 생길지는 꿈에도 상상을 못했어.

 

 

나도 한노안 하는데, 얜 나보다 더한 노안인거.

생긴것도, 행동거지도 어른스럽길래 연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싶었어.

 

주변사람들한테 나 좋은거 못감추고 티내는거 보고 애가 노안이래도 애는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른스러운데 애같은 모습이 끌리더라구.

 

 

 

솔직히, 좋아해도 주변사람들한테 쉽게 말 못하잖아?

자기 친한 주변 지인들에게는 말해도, 나도 알고 상대도 아는 덜친한 지인들한테도

말하고 조언구하고 그러는걸 보니까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고백하게끔 분위기만들고 대화 몰아가서 고백받고 그날부로 사귀게 됐는데

 

나는 그때 가족 친구랑 떨어져서 타지에 혼자있는 상태였고

시기상 한창 외로움 타고, 슬럼프 비스무리한걸 겪었던 때여서 그런지

 

한번 마음 여니까 단기간에 진짜 무서우리만큼 확 좋아지더라..

 

 

 

 

 

그래도 좋았어.

자신감 급하락 하던 슬럼프시기에, 나 좋다고 이쁘다 귀엽다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하루하루 행복하고 즐겁더라. 생활에 활력도 생기고.

 

 

주변지인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사귀는거라

빈강의실에서 둘이서 밥먹고, 아무도 없는 부실에서 잠깐 보고,

같은 수업 들을땐, 다른사람이랑 얘기하면서 책상 밑으로는 서로 손잡고있고

요리도 못하는데, 먹고싶다길래 요리도 해주고.

 

진짜 소소하게 행복했는데,

앞으로도 같이 하고싶은 것들이 아주 많았는데.

 

그 행복도 오래 못가더라구.

 

 

 

 

 

 

같이 있을땐 사랑한다, 좋아한다 하며 둘도 없이 행복하게 해주더니

떨어져 있을때 연락은 죽어라 안되는 사람이라

그걸로 몇번이나 울고 불고 싸우고 화내고 했었는데 안고쳐지는거야.

 

같이 있을땐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고, 내가 너무 좋대.

그치만 따로 떨어져있을땐 각자의 삶이 있는거라나?

 

 

그러다 어느날 그사람 핸드폰봤어.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니, 일찍 봐서 그나마 다행인걸지도.

 

 

다른 사람이 있더라구. My lover라고 저장된.

알고보니 나 만나기 훨씬 전부터 만나온 사람.

 

날 만나면서 바람을 핀게 아니라, 내가 바람녀가 된거야. 졸지에.

 

 

근데 있잖아.

내가 그순간 정말 슬펐던건, 그사람한테 나말고 다른여자가 있다는

그 사실이 아니라, 핸드폰에 저장된 내 저장명이 내이름 딱 그 세글자.

그게 다였다는거야.

My lover 한참 밑에, 친구 폴더에 저장되어있는 내이름 세글자가 그렇게 초라할수가 없었어.

 

 

 

 

나는 진짜 티비나 영화같은데서,

바람펴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앓는 여자들 보고 바보같다고 생각했는데

당장 헤어져야지 등신같이 저게 뭐하는 짓이냐고.

화내고 한대 때리고 헤어져도 모자랄판에 더 잘해주면 퍽이나 돌아오겠다고.

온갖욕이란 욕은 다했는데, 나도 별수없는 등신이더라.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날 보는 그사람 따귀를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

아주 잠깐 들다가, 마음이 저릿하게 아파오면서 나도모르게 그사람 보고 웃고있더라.

 

 

결국 아무말도 못하고 등신같이 혼자 술마시고 아파하고 연락때문에 싸우고 그랬는데

진짜 병신같이 나도, 내가 잘해주면 언젠간 나만 바라봐주겠지

이생각을 하고 있더라구.

 

 

 

사귀기 전인가, 갓 사귀고 나선가

자기는 여자랑 사귀어본 경험이 셀수 없이 많다고.

세다리까지 걸친적이 있었는데,

한여자랑 데이트하고 데려다주고 다른여자만났는데 셋이 마주친적도 있다고

근데 바람펴도 좋으니까 자기랑 계속 사귀자는 여자도 있었다고.

자기 무용담을 펼칠땐 그냥 어려서 자기 인기많은거 자랑하는거라고 웃어넘겼는데

날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저런말을 내면전에 했을까 싶어.

그것도 모르고 좋다고 웃던 내가 제일 병신이지 뭐.

 

그리고 그때 또 이런말도 했었어.

3년동안 사귄 여자가 있었는데 나보고 반해서 헤어지고 나한테 고백한거라고.

 

한참후에 결국 참다못해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헤어지고 나서 지인한테 전해들으니까 그 3년 사귄여자가 핸드폰속에 My lover 더라구.

 

그냥 난 잠깐 썸씽있었던 바람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거야 끝까지.

 

 

 

 

들은 얘기로는 나말고, 그 3년 사귄 여자 말고 몰라도 두세명은 더 있을꺼라나 뭐라나.

더 기가 막히고 코가막히는 얘긴 뭔지알아?

그 3년사귄 여자는, 그사람이 그렇게 여자 만나고 다니는거 다 알고있대.

잠깐 만나도 되니까, 결국 자기한테 돌아오면 된다고 그랬다나.

더더더더 기가막힌 얘기는 그여자 마음 완전히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거야.

그냥 끝까지 병신이지 나는.

 

근데 얘기가 또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사람은...그애는...그개자식은... 진짜 끝까지 개자식인게 뭐냐면.

 

나랑 사귄 이유가, 전시용이었던거야. 전시해놓고 자랑하려고.

그애가 속한 동아리에 날 좋아하는 사람이 2명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나에대한 평이 좋으니까, 나랑 사귀고 자기 가치를 과시하려는 그런거.

넌 고백도 못하는애랑 나는 사귄다? 거기다 내가 좋아 죽겠대. 뭐 이런식으로 지껄였겠지.

 

자기 입으로 비밀연애 하자 했으면서 다 떠벌린거야.

둘이서 있었던 에피소드. 둘만의 이야기. 내 개인적인 얘기까지.

하다못해 스킨쉽 얘기까지. 오만정 싹떨어지지.

 

그래놓고 자기는 동아리 쏙 탈퇴해 버리니까,

바로 옆 부실에서 동아리 활동하는 나는 그쪽 사람들 얼굴 볼때마다.. 후우...

 

 

 

이 개자식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헤어지고 나서도

나랑 마주칠때마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를 하고, 말을 거는거야.

 

과시용 엔조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넌 헤어져도 가볍게 날 대할수 있겠지만

널, 날 이해해주고 생활에 활력을 준 고마운 사랑이라고 생각한 난 그럴수가 없었다.

 

 

니가 말걸어도, 이름 불러도 개무시하고 쌩하고 지나가버렸지.

한 서너번 무시당하니까 너도 더 이상 말 안걸더라.

 

넌 끝까지 모르겠지만, 난 그때도 너 계속 좋아하고 있었다.

한번만 더 내이름 불러줬으면. 잘있는지 안부묻고싶어 미치겠다.

니 눈 한번 더 보고 싶고, 니 손 한번 더 잡고싶다.. 미친듯이 생각했던거.

평생 마신 술의 반은 너랑 헤어지고 마셨어.

다시 연락올꺼라고 믿고 기다렸어. 한순간도 핸드폰 손에 안놨어.

 

 

 

결국 넌 그 뒤로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 않았고, 전화도 하지 않았어.

헤어지고 나서 1년 반을 계속 너만 보면 뛰던 심장이 이젠 이렇게 널 추억해도 담담하다.

 

 

나, 이제 여기 있을 시간 한달도 안남았다. 졸업식날 안올지도 몰라.

이렇게 돌아가면, 평생 너를 만날일도 없겠지.

 

 

그냥 이제 곧 여기 생활도 끝난다니까 오랫만에 니 생각이 나더라.

너땜에 많이 아팠는데, 다 낫고 보니까 너와의 행복한 기억이 더 선명해.

좋은 기억만 마음속에 묻어둘게.

 

이제 나도 취직준비하고 바빠지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만나면

지금의 니가 그런것 처럼, 널 떠올릴 새도 없이 행복하게 살고있을꺼야.

 

 

 

너라는 사람을 사랑한건 후회하지만

사랑한건 후회하지 않을게.

 

 

 

잘살아. 안녕.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