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이제 딱 일주일 남았네요.
어제 신랑네 회사 사람들 집에 와서 집들이를 했습니다.
왠 결혼도 하기 전에 집들이냐고 하시겠지만, 이집에 산기 시작한지는 근 20일 가까이 되어 가네요.
한달 전에 집이 비어서 그날부터 퇴근하고 와서 집 수리 들어갔습니다.
장판 빼고는 다 저희들이 직접했네요. 그러느라 근 1달이나 걸려 버렸어요.
하여간, 내일 세탁기랑 책이랑 옷가지만 들여오면 이사 끝나는 상황이라 거의 사는 데는 아무 이상 없답니다.
신랑이 연구소에 있다보니, 신상품 발매가 얼마 안 남아서 결혼하고 나면 시간 더 없다고 조금 빨리 하자고 하게 되었네요.
솔직히 집들이란 것도 처음 해보는 데, 돌와줄 친구도 없는 상황이라 조금 암담했었죠.
그런데 시어머님께서 먼저 보쌈해줄테니 가져다가 하라십니다.
저희는 감사했죠. 거기에, 몇가지 음식 더 하고, 전이랑 조금 사서 집들이를 하기로 했답니다.
오전 중에 열심히 대청소하고 (그래봤자. 거의 새거고, 집도 작아서 2시간이면 충분하더라구요) 친정에 들려서 술(친정 엄마가 집들이 때 쓰라고, 매실주랑 포도주 담가 주셨거든요.) 술이랑 접시 얻어오고, 시댁에 올라갔습니다. (친정이랑 시댁 걸어서 15분, 신혼집은 양가에서 공히 차타고 10분쯤 걸리는 곳에 있어요)
명목은 일 도와 드린다고 갔는 데, 이미 보쌈을 다 삶아 두시고, 보쌈김치랑 어리굴젖이랑, 도라지 무침이랑 잔뜩 해 두셨더라구요. ㅜㅜ
솔직히... 저는 저 쬐금 편하자고, 신랑이 12시 까지 가서 도우라는 거, 친정도 들리고 해야 해서 2시까지 간다고 했거든요. (제가 나쁜 며눌이죠)
집에 가서도 뭐 도와 드려요? 했더니, 보쌈 삶아 놨으니, 그거 먹으면서 쉬고 있으라시더군요. ㅜㅜ씽크대가 좁아서 2명이서 북적대기 힘들다고....
그래도 넘 죄송해서 도와드릴께요. 했더니, 신랑 방청소나 해두라십니다. 필요한 것들을 그때 그때 빼오면서 집 구색을 맞춰 와서 방이 엉망 이었거든요.
청소 다하고 또 뭐 도와드려요? 했더니, 슈퍼 심부름 시키시더군요. 다녀왔습니다. 설거지도 하지 말라는 거 옆에서 나오는 족족 씻어 드리고, 그게 다 네요.
처음에는 보쌈만 해주신다고 하셨던 걸, 잡채도 해 주시고 (이건 제가 할라고 했었거든요), 국물 요리가 없어서 물김치도 살라고 한다고 했더니, 물김치도 직접 (즉석에서 담가주셨는 데도 맛있었어요), 담가주시고, 밑반찬도 잔뜩 챙겨주시고... ㅜㅜ.. 결국에는 짐 많다고 집에까지 같이 가져다 주셨답니다. ㅜㅜ.. 그러고는 집 구경 쬐금 하시더니 앉지도 않고 가시네요.
명절 때(추석)도 시댁에 가면 암 것도 안 시키세요. 언니(시누이)도 설거지 한다고 하면 절대 못하게 하세요. 자기가 한다고, 결국 잘 얻어 먹고 잘 놀고 애교도 좀 부리고 하다가만 왔네요.
여기에 글 올리시는 분들 보면, 다들 시집살이 힘들다 힘들다 하시는 데, 저는 오히려 시댁에서 너무 잘 해 주셔서 송구스러울 뿐이랍니다.
정말... 세상에는 좋은 시어머님들도 참 많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