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때늦은 후회

잡초 |2007.11.22 13:51
조회 881 |추천 0

"김장"  시기가 시기인지라  "김장때문에" 여러 집안 몸살을 앓고 있네요

우리 집은 딸4에 아들이 하나 있기는 하나 많이 바쁜관계로 거들면 좋고 못와도 이러쿵 저러쿵 말 섞지는 않아요  쫀득쫀득한 우애는 아니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한 관계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걸고 넘어지는 경우는 없어요

결혼해서도 여러해 부모님께서 해주신 김장으로 무사히?  김치를 얻어다 먹지요 

기본적으로 부모님은 150포기 정도를 해서 각 가정으로 보내주시고 우리는 조금씩 성의를 표하는 정도로 그해 김장은 마무리를 짖지요

그런데 올해 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처음 얼마동안은 잘몰랐어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이 마음으로 와 닿지 않았고 잠깐 출타하신 정도로 밖에는 여겨지질 않았어요

홀로 계신 엄마 때문에 주말이면 매번 집으로 가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면서 그때 그때 씨를 뿌리고 밭을 메고 논둑에 풀을 베고 약을 뿌리고 제때 약을 주지 않아 병들어 있는 농산물을 보면서 새록새록 아버지께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메이고 그러면서 아버지께서 더이상  내곁에 계시지 않다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내가 뭔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을까

그래요 김장  그 김장이 다시금 가슴을 쥐어 짜게 하고 있네요

내 아버지께서 그 많은 김장을 절이고 씻고  버무려 각자의 통들에 넣어 택배로 아니면 각자의 승용차에 실어 주실때 습관적으로 받았어요 한번도 감사의 말을 전한적이 없네요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그 김치를 받아 먹은 아주 몹쓸년이였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앞을 가려요

12/1일 드디어 김장날을 받았어요 올해는 아버지의 3딸과 사위들이 김장을 하러 갑니다.

아버지 대신.   조금만 일찍 철이 들었어도 좋았을 것을

아버지께서 살아계셨을 때는 정말 몰랐어요 아버지의 스치듯 지나가는 작은 웃음 손짓 발짓 눈빛  훈훈함 보이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돌아가시고 나니 그런 모습들이 사진을 찍은 듯 마음속에 각인되어 고통으로 돌아오네요  별거 아니었는데 더 웃게 해들릴 수 있었는데 더 같이 있어 드릴 수 있었는데

김장이 아물리 힘들고 고생스럽다 해도 먼훗날 내남편 내아내가 짊어져야 하는 그 후회의 아픔보다는 약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후회는 희미해질수는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때로는 가장 큰 무기가 되어 서로의 가슴을 후벼팔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