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백조의 러브스토리-(5)

고은주 |2003.07.30 15:29
조회 372 |추천 0

문득 세일이가 생각났다.

지금 이순간에도 열심히 나를 설득할 방법을 고민중일 것이다.  아님 쓰린 가슴을 달랠 방법을 찾는 중이던지...

난 전화라도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 띠리링~~~~띠리링~~~~

 

연신 신호음만 울리고 전화를 받지는 않는다.

다시 전화를 해야하나 생각하려는데 창밖에서 빗소리가 들렸다.

이번 장마철에는 거의 하루걸러 한번 꼴로 비가 온다.

2시에는 병원에도 가야하는데 비까지 내리시다니...ㅜ_ㅜ

오늘 원이와의 외출은 험난할거 같다.

 

오후 1시.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

난 욕실에서 원이가 우유를 토해놓은 턱받이를 빨고 있는 중이었다.

서둘러 수건에 손을 닦고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 여보세요?"

" 나야..."

 

세일이었다.

 

" 그래... 무슨일이야?"

" 저기... 어제 일 사과 하려구... 내가 너무 무례하고 오버했던거 같다... 우린 좋은 친군데 말야.  미안하다 보원아."

 

나를 포기하려는 건가...아님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퇸가?

알수가 없다.

어찌되었건 어제일이 상당히 민망했던 모양이긴한가 보다.

목소리에 기운이 없다.

 

" 괜찮아... 우리가 정이 많이들어 착각할 수도 있는 거지 뭐..."

" 이해해 줘서 고맙다."

 

우린 그렇게 쉬운듯 하면서 뭔가 석연치 않게 화해를 했다.

그래도 일단은 기분이 개운하다.  난 마음이 꺼림칙 한것은 절대 그냥 넘기지 못한다.

때마침 세일이가 직접 연락을 해줘서 다행이었다.

아직도 밖에는 비가 왔다.

2시10분전.  서둘러 병원갈 채비를 했다.

원이옷을 갈아입히는데 현관자물쇠 여는 소리가 났다.

 

" 누구세요?'

" 저에요"

 

원이 아빠였다.

 

" 오전 수업 뿐이라서요..."

 

비를 잔뜩 맞았는지 온 몸이 흠뻑 젖어 있다.

 

" 병원 가려던 참인데..."

" 같이 갈까요?  얼른 씻고 나올게요"

" 네.  그러죠 뭐" ^-^!

 

얼떨결에 난 원이아빠와 병원길에 동행하게 되었다

기분이 묘하다.  난 당연히 보모로써 동행할 뿐인데도 이 순간 만큼은 그렇지가 않은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병원에 당도해 있었다.

원이를 안고 있는 사형수씨의 모습은 영낙없이 푸근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 그 자체다.

원이의 진료차례를 기다리는 중에 웬 아주머니 한분이 말을 걸어온다.

 

" 아이고, 두 내외가 참 잘 어울리네"

 

내외? 아마 원이아빠와 날 부부로 보신 모양이다.  당황한 원이아빠가 입을 연다.

 

" 네?  아니에요.  이쪽은 그냥..."

 

딱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나보다.  그도 그런것이 요즘에는 보모를 쓰는 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어색하게 생각할수도 있기 때문이리라...

 

" 전 이애 이모에요."

 

얼떨결에 난 이모라고 말해버렸다. -_-

그런데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보다 좋은 구실은 없어 보였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우산을 펼쳐 들었다.  아뿔사~~~~

내가 쓰고 왔던 우산이 망가져 있었다.ㅜ_ㅜ

멀쩡하던게 어째서 이렇게 된건지....

다행히 원이 아빠가 대형우산을 가지고 와서 우리는 나란히 한 우산을 쓰고 가기로 했다.  아니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형수씨 옆에 바짝 붙어 서 있으려니 긴장이 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럴때는 차라리 비가 오는게 고맙기까지 하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