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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 환불받다 사회의 따뜻함을 느끼게된게 자랑

공병수거 |2008.01.27 23:14
조회 264 |추천 0

우리집엔 병이 많다.

한달 소주 소비량 2짝인 우리집이다 보니

4~5달 동안 병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유리의 성이 지어져 K2가 놀러오곤 한다.

 

최근엔 공병이 너무 많이 쌓여서

진로에서 현장견학 올까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아버지께서 트럭을 빌려올테니

트럭에 싣고 농협에 가서

소주 2짝이랑 현금으로 바꿔서

나머지 너 가지라고 하더라.

 

일어나자마자 싯지도 않고,

1톤 트럭에 하나 가득 차도록 (대략 1600병)

채우고 나니 2시간이 넘게 걸렸다 ㅎㄷㄷ......

대충 모자눌러쓴뒤,

내가 가진 가장 패셔너블한 아이템인 일구 바지를 착용 하고

군부대 전용 레어아이템인 딸딸이를 끌었다

겉 옷은 마땅히 입을 패딩 없었기에

아버지 장비방에서 고어텍스 오버츄어를 줏어입었다.

 

저번주에 산행을 다녀오셔서 그런지

좀 꾀제제 하긴 했지만

고가의 등산 장비라 그런지

노스페이스 바람막이는 쨉도 안될정도의

방한성을 자랑했다.

여하튼 장장 3분만의 오랜 준비 끝에

오랜만에 바깥 세상으로 나섰다.

 

햇빛이 따사로왔다.

하지만 똘똘이가 움츠러들 정도로 추운건 사실이었다.

다만, 3일간의 무면도로

무성히 자란 내 자존심이자 정체성의 상징인

흑염소 수염과 Dog오일이 내 얼굴이나마 따뜻하게 감싸 주었다.

 

농협에 차를 파킹 시키고

병을 내렸다

직원이 도와줬다.

친철한 농협.......

나보고 가게하냐고 뭍더라,

그래서 우리집은 물대신 술을 마신다고 대답했다.

 

어쨋든 7만원에 달하는 거금(?)

으로 소주 2짝과 이것저것을 샀다.

차에 싣고 보니 화물칸에 소주 2병이 굴러다녔다.

산 물건들을 차에 싣고 남은 소주 2병까지 운반하려던 찰나,

농협 옆 작은 포장마차에서 붕어빵을 파는 것을 발견했다.

생각해 보니 아침부터 그 어떤 생물학적 섭취가 없었기에

당연스럽게도 몸에서 생물학적 반응이 일어났다.

 

꼬르륵.

 

공병 두병을 품에 안고 포장마차로 향했다.

 

"붕어빵 하나에 얼마에요?"

 

아줌마는 영업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심자 인지,

신속히 대답해야 할 소비자의 물음에 응대하지 않고

잠시 넋을 잃고 나를 빤히 쳐다 보았다.

왠지 귀찮은 듯 한심한 듯 ..

그리고는 평소에 미용실에서 여성동아 좀 구독하셨는지

트렌드를 따르듯 시크하게 대답했다.

 

 

 

 

".....병으로는 안되요 아저씨"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멍청하게 대답했다

 

"돈... 있는데요"

 

들려오는 애절한 대답

 

 

 

"휴.. 날도 추운데 2개 줄테니 그냥 먹어..."

 

아,

이런

.

젠장

 

 

다 먹지도 못했으면서

항의라도 하듯 3천원 어치나 산 내가

한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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